에르도안, 미국산 전자제품 보이콧 시사…국면 전환 기대에 찬물

기사등록 2018/08/14 18:53:04

최종수정 2018/08/14 19:03:01

"미국의 아이폰 구매 안 해, 대신 한국 삼성이나 터키제 살 것"

【앙카라=AP/뉴시스】 터키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13일 대통령궁에서 해외주재 터키 대사들을 불러모은 공관장 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터키가 경제 본질 가치와는 상관없는 경제적 '포위' 상태에 빠져 작금의 통화 위기가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2018. 8. 13.
【앙카라=AP/뉴시스】 터키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13일 대통령궁에서 해외주재 터키 대사들을 불러모은 공관장 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터키가 경제 본질 가치와는 상관없는 경제적 '포위' 상태에 빠져 작금의 통화 위기가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2018. 8. 13.
【앙카라(터키)=AP/뉴시스】 김재영 기자 = 터키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14일 정오(현지시간) 께 미국의 전자 제품을 보이콧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미국과 타협책을 강구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와는 달리 에르도안 대통령은 "터키는 미국산 아이폰 구매를 중지하고 대신 한국의 삼성 제품이나 터키제 베스텔를 살 것"이라는 의미의 말을 했다.

대통령은 "그들이 아이폰을 보유하고 있다면, 다른 곳에 삼성이 있다. 우리에게는 베스텔이 있다"고 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아이폰이란 이름을 빌려 미국산 전자제품에 대한 보이콧을 시사한 셈이나 이것을 어떻게 현실화할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에르도안은 또 터키 국민들에게 보유한 미 달러를 터키 리라화로 바꿔 자국 통화 가치를 강하게 만들어줄 것을 거듭 촉구했다. 지난 10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터키산 철강 및 알루미늄에 대한 추가관세를 배로 올리기 직전부터 리라화의 폭락세가 심해지자 에르도안은 금붙이와 달러를 리라로 바꿀 것을 국민들에게 촉구했다.

그래도 리라화는 금요일인 10일과 월요일 13일 이틀 동안 18%가 빠졌다. 에르도안은 강력한 대통령제 첫 대통령에 당선돼 5월 취임한 뒤 경제 상식에 어긋나는 경제 정책을 강행하고 특히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무시했다. 7월 초순부터 월요일인 13일까지 리라화는 대달러 교환가치가 33% 하락했다. 연초와 대비하면 45%에 가깝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13일 오후에도 공관장 회의에서 미국을 겨냥해 터키 경제의 펀더멘틀은 좋은데 외부 세력의 '포위' 공작으로 리라화 등 여러 경제 지표가 나쁘게 나오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12시간 전 터키의 미국 주재 대사가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난 사실이 알려지고 터키 경제 당국이 정책 기조의 변경을 시사하면서 리라화는 이날 에르도안의 '보이콧' 발언 1시간 전 장세에서 6% 반등했었다.

지난주 에르도안과 트럼프는 2년 동안 터키에 억류된 미국인 목사 앤드루 브런슨의 석방에 관해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막판에 에르도안이 2년 전 쿠테타의 실제 주도자라고 주장해온 미국 체류의 페흘라르 귈렌의 인도를 요구하면서 합의가 깨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트럼프가 분노해 추가관세 증액의 보복을 내렸다는 것이다.

미국은 트럼프의 추가관세 배액 며칠 전에 브런슨 목사 억류와 관련된 터키 각료 2명에 제재 조치를 내려 터키 국내 요인에 추가해 리라화 폭락을 촉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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