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금융센터, 터키 금융시장 패닉 및 관련 영향 점검
"터기 정부 위기 타개능력 제한..단시일내 금융불안 해소 어려워"
유럽계 은행 익스포저 축소시 韓도 부정적 여파 소지"
【서울=뉴시스】이국현 기자 = 리라화 가치 폭락 등 터키발 금융불안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국제금융센터는 14일 '터키 금융시장 패닉 및 관련 영향 점검' 보고서를 통해 "터키의 금융 및 투자, 무역의존도는 대부분 유럽에 집중돼 있으며, 한국의 직접적 익스포져는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용준 연구원은 "국내 금융권의 대터키 익스포져는 지난 3월 말을 기준으로 12억2000만 달러, 0.5%에 불과해 직접적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되며 무역거래 영향도 주요 수출품목인 철강, 합성수지, 자동차부품에 한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터키 기업 및 은행들의 대외차입은 주로 스페인, 프랑스 등 유럽계 은행들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채무불이행 확대 시 해당 은행들의 타격이 커질 소지가 있다.
특히 터키의 주요 무역대상은 유럽연합(EU)이 41%로 가장 높고, 이어 독일(9.3%), 중국(6.8%), 러시아(5.8%), 미국(5.4%), 이탈리아(5.2%) 순이다.
앞서 미국의 대터키 제재 부과 후 터키 경제의 구조적 취약성이 부각되며 지난 10일 터키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등 패닉 양상을 보였다. 환율은 사상 최고, 국채금리 및 신용부도스왑(CDS)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수준으로 상승했고, 리라화 가치는 장중 한때 전일 대비 -11.9% 기록했다. CDS 호가도 400bp(1bp=0.01%)를 상회했다.
김 연구원은 "터키 정부의 외교적 노력이나 위기 타개 능력이 제한적인 것으로 보여 단시일 내 금융불안 해소가 어려울 것으로 평가된다"며 "현 단계에서 추가 위기로 확산되지 않기 위해서는 미국, 유럽연합과의 관계 개선이나 IMF 구제금융 요청 대폭 금리인상 등의 정책적 노력이 긴요하나 정책 의지가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특히 그는 "터키 금융위기 확산으로 유럽계 은행들이 한국을 비롯한 여타 지역에서 익스포져를 축소할 경우 국내 금융시장까지 부정적 여파가 미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며 "터키의 경제규모를 감안할 때 아르헨티나 금융위기 등에 비해 부정적 여파가 클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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