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한은 "무역분쟁으로 인한 교역악화, 올해 경상수지 흑자 축소 전망"

기사등록 2018/07/12 16:39:34

"규제가격 빼고 보면 소비자물가 상승률 상승추세"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정규일(왼쪽 세번째) 부총재보가 1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기자실에서 2018년 하반기 경제전망 기자설명회를 하고 있다.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2.9%로 2019년은 2.8%로 전망했다. 2018.07.12.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정규일(왼쪽 세번째) 부총재보가 1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기자실에서 2018년 하반기 경제전망 기자설명회를 하고 있다.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2.9%로 2019년은 2.8%로 전망했다. 2018.07.1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위용성 기자 =한국은행은 올해 경상수지 흑자규모를 지난 전망 때보다 축소한 배경에 미·중간 무역분쟁으로 인한 악영향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정규일 한은 부총재보는 12일 서울 세종대로 한은 본부에서 열린 '2018년 하반기 경제전망'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한은은 이날 올해 경상수지 흑자규모를 650억 달러로 전망했다. 지난 4월 전망 당시에는 705억 달러를 제시했었다. 정 부총재보는"현재까지 발표된 (관세부과) 조치들은 우리 수출에 당연히 부정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상품수출 증가율에 반영이 됐다"고 했다.

또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해 수입금액이 오르면서 수출입차가 축소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한은은 공공서비스 요금 등 규제가격을 제외하고 본다면 근원물가는 상승 추세에 있다고 밝혔다. 한은은 올해 근원인플레이션율을 1.4%로 지난 전망 때보다 낮췄지만 하반기 들어서는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 근접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환석 조사국장은 "규제가격을 제외하고 보면 1·2분기에 나온 (소비자물가 상승률) 숫자보다 0.2~0.3%p 정도는 더 높다고 봐야 한다"며 "그 외에도 유가나 환율이 올랐기 때문에 하반기 갈수록 물가상승압력을 높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음은 정규일 부총재보, 이 조사국장과의 일문일답.

-고용전망이 지난 4월 26만명에서 18만명으로 크게 줄었다. 반면 민간소비는 증가율은 2.7%로 그대로다. 고용이 줄어들면 소비에 영향을 미칠텐데, 임금상승률이 충분히 이를 상쇄한다고 보는 건가.

"(이 국장) 고용감소는 당연히 하반기 소비에 미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임금상승률이 예년에 비해 높은 수준이고 정부도 재정지출 확대로 가계소비가 늘어나는 등 소비에 플러스가 될 것 같다. 그래서 하반기 전망은 지난 4월 전망치를 유지할 수 있을 정도라고 봤다."

-설비투자를 보면 상반기가 1.8%로 전망됐는데, 지난 4월이 5.0%였다. 이렇게 편차가 큰 이유가 뭐냐.

"(이 국장) 1분기 설비투자가 굉장히 높았는데, 계획보다 앞당겨서 실행된 투자들이 있어서 4월 전망을 높였었다. 그 이후에 일부 IT 업종쪽에서 파악됐던 투자 계획이 지연 또는 이연된 게 있었다. 그걸 반영해서 이번엔 낮췄다. 이렇게 이연된 투자들은 내년 설비투자 전망에 영향을 줬다고 보면 된다."

-근원물가가 떨어지고 하반기에도 하향조정했다. 한은 물가 목표치에 근접한다라고 말할 수 있는 수준이냐. 물가에 대한 한은의 기준이 왔다갔다 하는건 아닌가.

"(이 국장) 기본적으로 물가 목표는 소비자물가가 기준이다. 근원물가는 추세적인 흐름을 보기 위한 지표다. 근원물가가 최근 높지 않은 수준이었는데 그 이유는 공공서비스와 경기 외적인 요인에 의해서 결정되는 물가가 상당부분 있는데 이것이 올해들어서 물가를 많이 낮추는 작용을 했다. 기조적으로 보려면 근원물가를 봐야 하는데 그걸 왜곡시키는 요소가 최근들어 커졌다는 뜻이다. 규제가격을 제외하고 보면 1·2분기에 나온 숫자보다 0.2~0.3%p 정도는 더 높다고 봐야 한다. 이미 상승 추세로 돌아섰다고 보면 된다. 그 외에도 유가나 환율이 올랐기 때문에 하반기 갈수록 물가상승압력을 높일 것으로 본다."

-최저임금이 물가와 고용에 미치는 영향을 어떻게 보나. 내년 최저임금은 어떻게 전제해서 전망에 반영했나.

"(이 국장) 최저임금이 물가와 고용에 미치는 영향은 한은 기존 입장과 다를게 없다. 단정적으로 말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내년 최저임금은 특정 수준을 염두해두고는 한 것은 아니고 예년 평균정도 올라가는 걸로 잡았다."

-건설투자 증가율 연간전망치가 -0.2%에서 -0.5%로 하향조정됐다. 최근 부동산 보유세 개편 요인을 반영했나.

"(이 국장) 세제 관련된 건 그것이 주택가격에 얼마나 영향 미칠 것인가와 연결된다. 지금 나온 개편안으로는 크게 부담이 늘어나지 않는 걸로 봤다. 주택가격이나 건설투자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다."

-한은은 특히 올해부터 규제가격을 얘기하면서 이를 제외하면 물가 트렌드 자체는 상승할거란 이야기를 많이 한다. 공공서비스 가격에 대한 정부의 직간접 영향이 특별히 올해 들어서 강해진건가.

"(이 국장) 올해들어서 갑자기 그런건 아니다. 지금 물가 상승세가 작년 경기 등을 감안했을 때 미진하다는 지적이 있고 원인을 물어보기 때문에 그걸 설명하는 과정에서 거론하는 것이다. 또 과거 물가 상승세가 낮아질 때는 규제가격도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기 때문에 굳이 거론할 필요가 없었는데, 최근처럼 물가추세와 규제가격 흐름이 반대방향으로 가는 시기에는 규제가격의 영향력이 커졌기 때문에 자세히 설명하기 위해서 언급한 것이다."

-원유 도입단가가 71달러로 지난 4월에 비해 굉장히 높아졌다. 그럼에도 물가 전망치를 유지한 배경이 뭔가.

"(이 국장) 원유도입단가 전제치를 수정했음에도 소비자물가 전망치를 그대로 유지한 이유는 근원인플레이션율을 하향 조절했는데 이것이 원유도입단가와 상쇄됐기 때문이다. 또 하반기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치를 소폭 상향조정했는데, 전체적으로 평균을 내니 상반기 숫자가 낮아서 최종적으로 연간 숫자는 동일한 수준으로 유지한 측면이 있다.

-경상수지도 650억 달러로 4월 전망(705억 달러) 때보다 줄었는데, 원유도입단가 외에 통상압박 변수가 반영됐나.

"(정 부총재보) 유가가 상승했는데, 우리는 많은 양의 원유를 수입하기 때문에 그만큼 수입금액이 늘어나게 된 것이 반영됐다. 무역분쟁의 경우 현재까지 발표된 조치들은 우리 수출에 당연히 부정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상품수출 증가율에 반영이 됐다. 유가 부분과 무역분쟁이 미치는 영향이 골고루 반영됐다.

-중국의 사드관련 조치가 풀리면서 여행수지가 개선되고 서비스수지 적자폭도 줄어들거란 예상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반기 전망과 다르게 적자 예상폭이 커진 이유는.

"(정 부총재보) 사드 관련 긴장감이 완화되면서 중국인 관광객도 많이 늘거란 기대감이 있었지만 생각만큼 늘지가 않았다. 그렇지만 중국 외 다른 국가 쪽에서 관광객이 늘면서 여행수지 적자폭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서비스수지에서 약간의 긍정적 효과가 있었다."

-규제가격이라는 정의가 한은 조사국 외에 다른 통계기관에서 정확한 정의를 갖고 사용되는 경우가 없는걸로 안다. 한은 내부에서도 규제가격이 대체 뭐냐는 이들이 꽤 있다. 규제가격의 정확한 정의가 있는 건가.

"(이 국장) 정확한 정의는 없다. 그렇지만 유럽중앙은행(ECB) 등에서는 공식적으로 통계를 내고는 있다. 그걸 차용해서 한은이 쓰는 것이고 물가 전망 등에 보조지표로 활용한다. 조만간 정리해서 공개하도록 하겠다."

"(정 부총재보) 행정가격, 규제가격이라는 건 외생적으로 수요압력과 무관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이를 제외하고 순수한 수요측 물가상승압력이 어느 정도인지 보자는 것이고 유로 등에서는 공식통계는 아니지만 발표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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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한은 "무역분쟁으로 인한 교역악화, 올해 경상수지 흑자 축소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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