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여사 "가족 모두가 금메달감…여성 인권 고민 중 영화 관람해 큰 의미"
영화 실제 주인공 기타 포갓 "인도 여성 인권 안 좋지만 바꿔나갈 수 있어"
김 여사는 이날 오후 뉴델리 시내 한 호텔에서 2010년 뉴델리 영연방 여자 레슬링 55kg 금메달리스트 기타 포갓과 같은 대회 51kg 은메달리스트 바비타 쿠마리 푸갓 자매를 만났다. 딸들을 레슬러로 성장시킨 아버지 마하비르 싱 포갓, 어머니 다야 카우르도 자리했다.
김 여사가 접견실에 들어서자 가족들은 양손을 모아 인사하는 인도 전통 예를 표했고, 김 여사도 같은 방식으로 인사했다.
김 여사는 "영화를 보면서 기타와 바비타를 굉장히 응원했다. 기타가 금메달 따는 모습을 볼 때 정말 대단하다고 느꼈다. 그 시대에 레슬링을 하느라 힘들었을 텐데 따님이 대견하겠다"고 부모에게 덕담을 건넸다.
마하비르 싱 포갓은 "감사하다. 아주 어린 나이인 7살 때부터 훈련을 시켰다. 여성들이 운동을 하는 데 사회적 제약이 많았다"며 "주변 사람들이 뭐라 하든 간에 꿋꿋하게 노력해서 정직하게 세계적 선수들로 키워냈다. 딸 네 명과 조카 두 명 모두 레슬러로 키웠다"고 화답했다. 포갓 집안은 인도 내에서도 조혼과 여아 낙태 등 여성차별이 극심한 하리와나 비와니주(州) 출신이다.
큰딸 기타 포갓은 "어머니도 고생을 많이 하셨다. 저희가 새벽 4시에 일어나 열심히 훈련해야 했는데, 어머니도 그 시간대에 같이 일어나서 밥을 해 주시고, 학교 숙제를 도와주면서 많이 지원해 주셨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두 딸뿐 아니라 아버지, 어머니까지 모두가 정말 금메달 가족이다"고 말했고, 참석자들이 다같이 웃었다.
이에 기타 포갓은 "인도의 여성 인권은 지금도 좋지 않다. 특히 저의 고향은 더욱 심했다. 하지만 문화를 통해 제도와 풍습들을 바꿔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실제로 제 고향에선 여성훈련체육관이 100개나 생겼다. 영화를 계기로 작게나마 여성인권이 신장됐다"고 말했다.
둘째인 바비타 포갓은 지금도 레슬링 선수로 활동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아버지의 소원이 아직 하나 더 남아있다. 그건 올림픽 메달을 따는 것인데 아직 저희 가족들 중 아무도 따지 못했다. 올림픽 무대에서 꼭 메달을 따고 싶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아버지께서 이렇게 자랑스러워 하시니 꼭 메달을 따기 바란다. 다음 올림픽에서도 응원하겠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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