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고용 쇼크'…文정부 1기 경제팀 경질론 확산

기사등록 2018/06/15 15:23:32

개각 가능성에 '경제 정책 실패론' 고조…경제팀 사면초가 형국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고용 관련 긴급 경제현안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8.06.15.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고용 관련 긴급 경제현안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8.06.15.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변해정 기자 = 5월 고용 쇼크에 문재인 정부의 1기 경제팀에 대한 경질론이 고개들고 있다.

김영록 전 장관이 전남지사에 당선돼 후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인선해야 하는 가운데 경제팀 1년차의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함에 따라 교체 가능성이 급부상하고 있는 상황이다.

통계청이 15일 내놓은 고용동향에 따르면 5월 취업자 수는 2706만4000명으로 1년 전보다 7만2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 1월(1만명 감소) 이후 8년 4개월만에 가장 낮은 증가 폭이다.

실업률(4.0%)과 15~29세 청년층 실업률(10.5%)은 5월 기준으로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00년 5월 이후 18년 만에 가장 높다.

고용 위기를 타개하겠다며 혈세까지 퍼붓고도 고용 상황이 날로 악화하고 있는 데 대해 정부도 적잖이 당황한 기색이다. 최악의 고용 성적표를 받아 든 정부는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이날 오전 10시부터 두 시간동안 정부서울청사에서 '고용 관련 긴급 경제현안간담회'를 가졌다.

김 부총리는 "5월 고용동향은 충격적"이라며 "저를 포함한 경제팀 모두가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고 했다.

그는 이어 "일자리 상황이 단기간 내 호전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정부가 많은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며 "기저효과와 같은 기술적 얘기는 일반 국민이 보시기에 이해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변명조로 들린다. 고용의 심각성을 정부가 인정하고, 국민이 우려하는 바에 대해서 정부가 함께 공감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언급했다.

일자리 정부를 내건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 정책이 실패했음을 사실상 시인하고 반성한 셈이다.

하지만 두 시간에 걸친 회의에서도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된 논의는 없었다. 최저임금 인상 영향에 대한 데이터가 불분명해 실무적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판단해서다.

현재 경제 상황에 대처하는 경제팀의 능력에 대한 의구심과 함께 실망감이 터져나오는 대목이다.

5월 고용동향만 봐도 숙박·음식점업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4만3000명 감소하면서 지난해 6월 이후 12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최저임금 상승으로 고용 위축이 가장 우려돼온 대표적 업종이다. 이찬우 기재보 차관보는 "업종별·계층별로 일자리가 덜 늘어나거나 더 늘어나는 부분이 있다. 실무적으로 좀 더 짚어본 다음에 저소득층 1분위 분배대책과 연결해 대책을 만들겠다"고만 밝힌 상태다.

허점 많은 물가 관리도 아킬레스건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8개월 연속 1%대를 유지하고 있어 지표상으론 '안정세'라지만 서민들은 전혀 체감하지 못한다.

통계청이 내놓은 5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농·축·수산물이 1년 전보다 2.7% 올랐다. 이중 채소류가 지난해 8월(22.5%) 이후 최대폭인 13.5% 오르면서 농산물 가격이 9.0%나 뛰었다. 지난해 8월 16.2% 이후 최대 상승폭이며, 5월 기준으로는 2012년의 17.1% 이후 최고치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석유류마저 6.0% 올랐다. 지난해 12월 7.5% 이후 최대폭 상승이다. 외식비 역시 2.7% 올랐다. 

사나운 '물가 민심'은 일자리 만큼이나 한국 경제의 '폭탄'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명박 정부 시절 윤증현 전 기재부 장관은 물가 관리의 고충을 토로하며 사의한 바도 있다.

여기에 노동계와 중소기업의 반대를 무릅쓰고 강행한 근로시간 단축도 어떤 파장을 낳을지 모른다.

현 경제상황을 감안하면 당장 경제팀을 교체하더라도 근본적 문제가 해결되리라는 보장은 없지만 개각 카드를 통해 집권 2년차의 분위기 쇄신을 노릴 수 있다는 주장이 힘을 받고 있다. 

다만 내각의 '김동연 경제팀'과 함께 청와대 경제 참모진도 새로 짜야한다는 게 설득력이 더 높은 분위기다.

지난 1년 여간 경제정책 방향에 대한 불협화음을 내며 힘겨루기 양상 또는 컨트롤타워 혼선 논란으로 비화한 이면에는 소득주도 성장과 혁신성장 모두 별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경제팀 내부 갈등이 외부로 표출된 것으로 해석하는 기류다.

경제팀은 주류 관료 출신인 김 부총리가 혁신성장을, 소장파 학자 출신인 장하성 정책실장이 소득주도 성장을 관장하는 구도로 짜여 있다. 소득주도 성장론을 밀어붙이는 청와대에 속도 조절을 강조하는 내각의 경제팀이 사사건건 맞붙은 양상이었던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수는 "지난해 3%대 성장 회복은 세계 경제 회복과 반도체 호황 등의 영향이 크기 때문에 1기 경제팀이 리더십을 가지고 이끈 결과라고 보기는 힘들다"며 "정책당국자 간 시각 차이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엇박자로 경제정책의 신뢰도만 갉아먹는다면 달리 생각해볼 문제다. 새 리더십으로 동력을 받는 것도 대안일 수 있다"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경제적 원칙에 맞게 추진돼야 할 경제 정책의 많은 부분이 그간 경제 외적인 요인에 의해 결정되는 과정에서 내각의 경제팀이 어려움을 겪은 것 같다"며 "기회를 줘 일을 제대로 하도록 하되 갈등을 조장하고 키우는 부분은 해소하는 게 맞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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