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무 회장 별세]정도경영·대기업 최초 지주사...재계 이정표 제시

기사등록 2018/05/20 12:17:56

'한평생 정도경영' 경영체제와 기업 문화도 혁신 추진

2003년 대기업 최초 지주사 전환…순환출자 고리 끊어

잡음 없이 계열 분리…57년 동업 체제 마무리

구본무 LG 회장은 직원들과 똑같이 행사로고가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함께 어울렸다.지난 2002년 5월 구 회장(가운데)이 한 행사장에서 직원들과 대화를 나는 모습. 사진=LG 제공
구본무 LG 회장은 직원들과 똑같이 행사로고가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함께 어울렸다.지난 2002년 5월 구 회장(가운데)이 한 행사장에서 직원들과 대화를 나는 모습. 사진=LG 제공
【서울=뉴시스】김지은 기자 = 구 회장은 경영체제와 기업문화 측면에서도 선제적인 혁신을 추진했다. 어떠한 환경에서도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업 체질과 기반 마련에 집중하기 위함이었다.

구본무 회장은 1995년 취임 당시 ‘정도(正道)경영’을 약속했다. 그는 ‘정정당당한 경쟁’을 주문하며 오늘의 LG의 기업문화인 ‘LG Way’를 정착시켰다.

2002년에는 “LG가 추구하는 일등은 결코 단기성과에 만족하는 근시안적 일등이 아니라 50년, 100년 동안 지속하는 일등이 돼야 하며 이는 정도경영을 통해서만 완성되는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특히 2003년 국내 대기업 최초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하고, 계열분리를 단행해 지배구조의 모범사례로 꼽힌다.

외환위기와 같은 위기 상황을 효과적으로 극복하기 위해서는 계열사간 거미줄처럼 얽힌 순환출자로 인해 한 기업의 어려움이 다른 기업으로 확산되는 지배구조를 바꾸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판단에서였다.

외자유치와 기업공개를 통한 재무구조개선에 이어 단계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기초체력을 다진 LG는 1999년 말부터 본격적으로 지주회사체제로의 전환작업에 들어갔다.

국내 대기업집단이 적은 자본으로도 소위 문어발식 확장을 할 수 있었던 순환 및 상호출자 구조의 고리를 끊고, 지분을 출자했다는 이유로 사업적으로 무관한 계열사에 자금을 지원하는 부담을 없애겠다는 것이다.

지주회사체제 전환 작업으로 LG는 지배구조를 지주회사와 자회사간 수직적 출자구조로 단순화함으로써, 자회사는 사업에 전념하고 지주회사는 사업포트폴리오 등을 관리하는 선진적 지배구조 시스템을 구축했다.

구 회장은 지주회사체제로의 전환을 마무리한 후 CEO들과의 릴레이 미팅에서 "앞으로는 이전보다 더 적극적인 책임경영으로 자기 사업에만 매진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구 회장의 이 같은 미래 경영환경에 대한 선견지명은 중장기적으로 LG가 공고한 지주회사 체제를 바탕으로 안정적으로 경영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또 지주회사 전환 과정에서 허씨 집안의 GS그룹, 그리고 친족인 LS그룹과의 계열분리를 잡음 없이 무난하게 이뤄내면서 57년간의 아름다운 동업 체제를 마무리했다. 2015년에는 LG의인상을 제정해 국가와 사회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의인들을 기리는 데 앞장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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