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무 회장 별세]'LG 의인상' 등 꾸준한 사회공헌...재계 귀감으로

기사등록 2018/05/20 12:07:56

최종수정 2018/05/21 10:14:45

"국가·사회 정의 위해 자신을 희생한 사람들에게 기업이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하자" 취지

자연환경 생태계 보전위한 LG상록 재단 설립 통해 '화담숲' 조성...조류보호사업 추진도

인재양성위해 대학교수들 선발 1년 해외연구 지원 '연암해외연구교수 지원사업' 지속

【서울=뉴시스】김종민 기자 =“기업은 국민과 사회로부터 인정과 신뢰를 얻지 못하면 영속할 수 없습니다. 우리가 하는 활동 하나하나가 더 나은 고객의 삶을 만든다는 사명감으로 임해야 하겠습니다”(2017년 신년사에서)

구본무 LG 회장이 20일 향년 73세로 별세하면서 평소 남다른 사회공헌 철학을 몸소 실천한 그의 생전 경영철학이 주목받고 있다.

구 회장은 2015년 LG복지재단을 통해 ‘LG의인상’을 제정하여 우리 사회에 큰 울림을 줬다. 구 회장은 우리 사회가 점점 더 각박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국가와 사회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평범한 사람들에게 기업이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하자”는 뜻으로 우리 사회의 의인들을 지원하는 ‘LG의인상’을 만든 것이다.

현재까지 국가와 사회를 위해 헌신한 소방관, 경찰, 군인 등 ‘제복 의인’부터 얼굴도 모르는 이웃 위해 위험을 무릅쓴 크레인/굴착기 기사, 최근의 '투스카니 의인' 등과 같은 ‘시민 의인’ 등 70명이 넘는 ‘LG 의인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구 회장은 ‘의인상’ 외에도 의로운 행동과 투철한 책임감으로 우리 사회의 귀감이 된 이들을 꾸준히 지원해왔다.

2017년 강원도 철원에서 발생한 총기사고로 목숨을 잃은 유가족에게는 사재로 위로금 1억원을 전달해 많은 이들이 감동을 받았다. 당시 숨진 사병의 아버지가 자식을 잃은 비통함 속에서도 “빗나간 탄환을 어느 병사가 쐈는지 밝히거나 처벌하는 것을 절대 원하지 않는다”라는 입장을 밝혔는데, 이 소식을 접한 구 회장은 “자신의 자식을 잃은 큰 슬픔 속에서도 사격훈련 중 빗나간 탄환을 쏜 병사가 지니게 될 심적 타격과 그 부모의 마음까지를 헤아린 사려 깊은 뜻에 매우 감동받았다”며 “그분의 깊은 배려심과 의로운 마음을 우리 사회가 함께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히며 사재를 전달한 것이었다.

앞서 2015년 LG는 구 회장을 비롯한 최고경영진의 뜻에 따라 경기도 파주 비무장지대(DMZ)에서 북한군이 매설한 지뢰폭발로 다리를 잃는 중상을 입은 2명의 젊은 우리 군 장병에게 치료와 재활 등에 쓰이길 바라며 각각 5억 원씩의 위로금을 전달해 큰 화제가 되었다.

한편, 구 회장은 1997년 자연환경 및 생태계 보존을 위한 공익재단인 LG상록재단을 설립한 것을 비롯해 문화, 교육, 복지 분야의 LG 공익재단 대표로서 사회공헌 활동을 펼쳤다.

특히 구 회장은 “우리 후대에게 의미 있는 자연유산을 남기고 싶다”는 평소 의지에 따라 LG상록재단을 통해 경기도 곤지암 일대에 생태수목원 ‘화담(和談)숲’을 조성하며 현대인들의 자연 속 휴식공간을 제공한 것은 물론 자연환경 보존에 대한 인식을 뿌리내리는 데 앞장서기도 했다.

‘정답게 이야기를 나눈다’는 뜻의 화담(和談)은 구본무 회장의 아호이기도 하다. 그만큼 화담숲에 담긴 구 회장의 관심이 각별하다는 의미다. 구 회장은 실제로 화담숲을 조성하면서 직접 여러 차례 현장을 찾아 세심히 살펴보기도 했고, 화담숲을 거닐며 생각을 정리하고 사업을 구상하는 것으로도 알려졌었다.

화담숲에는 우수 품종의 무궁화 500주를 식재한 ‘무궁화 동산’도 있어 눈길을 끄는데 이는 무관심 속 사라져가는 나라꽃 ‘무궁화’의 소중함을 알리려는 구 회장의 뜻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구 회장의 자연 생태보호 의지는 LG상록재단의 조류 보호 사업으로도 이어졌다. 환경이 훼손되어 새가 줄면 인간도 살기 어려운 삭막한 곳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 세계적 멸종위기종인 황새 복원사업 등 다양한 사업을 지원해왔다. 구 회장은 외국에서 발간된 조류 도감을 보고 “우리나라에도 일반인들이 쉽게 볼 수 있는 조류도감이 있었으면”하는 소망이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2000년 LG상록재단을 통해 한반도에서 관찰된 조류 450여종을 망라한 조류도감 ‘한국의 새’를 발간하기도 했다.

한편, 구 회장은 “대학의 경쟁력이 국가경쟁력과 직결된다”는 지론을 바탕으로 대학교수들을 선발해 1년간 해외연구를 지원하는 ‘연암해외연구교수 지원사업’을 지속하며 후원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90년대 후반 외환위기 당시 환율 상승으로 해외 연구 지원이 중단될 위기에 처했지만, 구 회장은 국가의 미래를 위한 인재 양성을 소홀히 할 수 없다는 신념 하에 어려운 여건 하에서도 지원을 계속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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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무 회장 별세]'LG 의인상' 등 꾸준한 사회공헌...재계 귀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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