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직립연습 지켜본 가족들 "안전하게 세워지길"

기사등록 2018/05/09 14:12:18

1486일만에 선체 좌현 첫 공개…부식·훼손 심해

"미수습자 수습과 침몰 원인 다각도 규명 희망"

【목포=뉴시스】신대희 기자 = 9일 오전 전남 목포신항만에서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와 현대삼호중공업 관계자들이 세월호 직립 예행 연습 작업을 벌이고 있다. 2018.05.09.  sdhdream@newsis.com
【목포=뉴시스】신대희 기자 = 9일 오전 전남 목포신항만에서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와 현대삼호중공업 관계자들이 세월호 직립 예행 연습 작업을 벌이고 있다. 2018.05.09.  [email protected]

【목포=뉴시스】신대희 변재훈 기자 = "4년이 지나서야 세월호가 바로 서네요. 안전하게 직립돼 미수습자 5명을 찾고 침몰 원인 조사로 이어져야죠."

 9일 오전 전남 목포신항만에서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이 선체조사위와 현대삼호중공업이 진행한 '선체 직립 예행 연습' 공정을 지켜봤다.
 
 작업 3시간 여만인 이날 오전 10시45분께 부두 안벽의 해상크레인 와이어 128개가 팽팽하게 당겨지며 왼쪽으로 누운 세월호를 서서히 들어올렸다.
 
 손을 가지런히 모은 채 애타는 눈빛으로 선체를 바라보던 가족들은 "많이 들려졌다"며 웅성였다.

 선체가 15도 이상 들어올려지자 선체 안에 있던 잔해물과 빗물이 밖으로 쏟아졌고, 곳곳에서 탄식이 들렸다.

 이날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선체 좌현의 훼손 상태를 보던 일부 가족은 "세월호가 진도 앞바다에 가라앉은 순간이 떠올랐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살려고 발버둥쳤을텐데, 저런 곳에 우리 아이가…" 말을 잇지 못하며 오열했다.

 오전 11시25분께 선체가 35도 각도로 들어올려지자 좌현이 더욱 선명히 보였다.

【목포=뉴시스】신대희 기자 = 9일 오전 전남 목포신항만에서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와 현대삼호중공업 관계자들이 세월호 직립 예행 연습 작업을 벌이고 있다. 2018.05.09.  sdhdream@newsis.com
【목포=뉴시스】신대희 기자 = 9일 오전 전남 목포신항만에서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와 현대삼호중공업 관계자들이 세월호 직립 예행 연습 작업을 벌이고 있다. 2018.05.09.  [email protected]

 물때·기름때·부유물 등이 낀 것으로 추정되는 검은 얼룩과 함께 곳곳이 뒤틀리고 깨져 있었다.

 선체가 높이 들릴수록 주저앉아 몸을 가누지 못하는 가족들이 많아졌다. 가족들은 서로를 꼭 안아주며 격려했다.

 세월호가 침몰한 순간부터 숨진 채 발견된 피붙이를 마주했을 때, 지지부진했던 인양·육상 거치 과정까지 1486일의 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가는 듯 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직립 연습 공정을 생중계하는 가족, 안전펜스 앞에서 초초한 발걸음을 옮기는 가족, 애끓는 심정을 억누르며 공정을 담담하게 지켜보던 가족들도 눈에 띄었다.

 목표로 했던 40도 각도로 선체가 세워지자 직립 예행 연습이 끝났고, 가족들은 오는 10일 직립 작업이 안전하게 마무리되길 바랐다.

 또 '미수습자 수습과 침몰원인 다각도 조사'로 이어지길 희망했다.

 정성욱 4·16가족협의회 선체인양분과장은 "와이어가 걸리는 문제로 차질이 있었지만 이후 공정은 아무 탈 없이 진행됐다"며 "직립 뒤에는 미수습자 수색, 기관실 등지에 대한 조사, 유품 회수가 가장 중요하다"고 전했다.

 유경근 4·16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직립 뒤에도 좌현에 설치된 수평빔 제거, 선내 이물질 제거와 유류품 수습 등의 공정이 아직 남아있다"며 "내부 정리를 마치는대로 미수습자 수색도 빨리 재개돼 미수습자 가족의 한을 풀어드리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의 침몰 원인 발표와는 상반된 정황들이 인양 이후에 드러나고 있다"며 "직립이 끝나면 정밀 조사를 통해 침몰 원인에 대한 다양한 가능성을 검토하게 될 것이다. 검찰도 침몰 원인에 대한 재수사 의지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고(故) 이재욱(참사 당시 단원고 2학년8반)군의 어머니 홍영미(48·여)씨는 "세월호 직립은 누워있는 아이들을 바로 세우고 침몰한 대한민국의 양심이 영점으로 회복된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세월호 바로 세우기 본작업은 10일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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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뉴시스】신대희 기자 = 9일 오전 전남 목포신항만에서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와 현대삼호중공업 관계자들이 세월호 직립 예행 연습 작업을 벌이고 있다. 2018.05.09.  sdhdrea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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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18/05/09 14:12:18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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