外人, 나흘간 2조 매도…美 국채금리 '쇼크'에 비틀대는 코스피

기사등록 2018/04/25 18:33:32

20~25일 외국인, 유가증권시장에서 약 2조원 순매도

"전기·전자 중심 차익실현…당분간 매도세 지속될 것"

"제한적 조정 예상…2분기엔 2600까지도 오를 수 있어"

"금리 민감한 IT·헬스케어 비중 줄여야…시클리컬·금융 수혜"

【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코스피가 전 거래일 대비 15.33포인트(0.62%) 내린 2,448.81에 마감한 25일 오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닥은 전 거래일 대비 3.68포인트(0.42%) 내린 869.93으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3.8원 오른 1,080.6원에 거래를 마쳤다. 2018.04.25.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코스피가 전 거래일 대비 15.33포인트(0.62%) 내린 2,448.81에 마감한 25일 오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닥은 전 거래일 대비 3.68포인트(0.42%) 내린 869.93으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3.8원 오른 1,080.6원에 거래를 마쳤다. 2018.04.2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장서우 기자 =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에 투자자들의 채권 매도가 이어지면서 미국 국채금리가 연일 고점을 경신하고 있다. 이로 인해 국내 주식시장에선 약 2조원 가량의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 연초 나타났던 조정 장세가 재연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지난 24일(현지시간) 10년물 미 국채 수익률은 오전 9시48분 3.003%까지 오르며 지난 2014년 1월 이후 4년 4개월 만에 3%를 넘어섰다. 이후 국채 수익률은 3% 선에서 등락을 거듭하다 전 거래일보다 2.4bp(1bp=0.01%포인트) 오른 2.992%에 거래를 마쳤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7669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1% 가까이 주저앉혔다. 이에 따라 코스피는 전거래일(2464.14)보다 15.33포인트(0.62%) 내린 2448.81에 거래를 마치며 나흘째 하락 마감했다. 외국인은 나흘 연속 '팔자' 기조를 유지했으며이 기간 총 순매도액은 1조9903억원에 이른다.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도 외국인은 926억원을 팔아치우며 사흘째 매도세를 유지했다. 코스닥 지수 역시 이날 869.93(-0.42%)에 마감하며 870선을 내줬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 모두에서 지수는 외국인 매도세와 방향을 같이 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당분간 외국인 매도세가 지속될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채권 금리가 상승하면 기업들의 자금 조달 비용이 증가해 실적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란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남북 경협주 등이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음에도 외국인은 전기·전자 중심의 차익실현에 집중하고 있다"며 "대북 이슈보다 글로벌 위험 선호도에 민감한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진 나흘 동안 외국인은 삼성전자(005930)를 1조원 가량 팔았다. SK하이닉스(000660) 역시 약 2500억원을 순매도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도 "경기 펀더멘탈 개선에 근거한 미 금리 상승은 신흥국 자산에 호재이나 속도가 빠르다"며 "빅 피겨(Big Figure)인3% 심리적 저항선을 돌파했다는 상징적 의미를 고려했을 때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매도세는 지속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이번 조정이 미 금리 상승에 의한 것만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채금리 상승이 성장률 둔화와 맞물려 반도체(IT) 등 상대적으로 주가수익비율(PER)이 높은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의 주가 하락을 야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박기현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성장률이 상반기를 고점으로 하반기엔 둔화될 것으로 예상돼 적정 밸류에이션이 하락할 수 있다"며 "미국 증시의 밸류에이션이 IT 버블 이후 고점에 놓여있기에 상대적으로 영향을 많이 받을 것이며 이는 국내 증시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이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미 금리 상승으로 인한 증시 조정이 장기화될 가능성은 작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반적인 관측이다.

박 센터장은 "미국 증시가 급락해도 제한적인 조정이 예상된다"며 "올해 2분기 국내 증시 상단은 전고점 수준인 2600~2650포인트로 예상하고 있다"고 했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국내 증시가 9년간 호황이었기에 미 국채금리가 3%를 넘는다 해서 갑자기 무너지진 않을 것"이라며 "시장은 장기적으로 상승하던 기억 때문에 미 금리 상승에 따른 영향은 아주 단기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이 센터장은 "금리는 한 단계 레벨업이 됐다고 봐야 한다"며 "9년 동안 증시 호황을 이끌었던 가장 큰 요인이 저금리와 큰 유동성이라는 것이 입증됐다. 그 부분들이 하나둘 약해지기 시작하면 시장 전체를 근본적으로 하락시킬 가능성도 굉장히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외국인들도 이러한 이유로 겁을 내고 국내 주식을 내다팔고 있는 것"이라며 "미국의 경우도 2000년 IT 버블 이래로 PER이 가장 높은 수준이기에 그동안 주가 상승을 끌고 왔던 요인이 한꺼번에 약해지면 시장엔 위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금리 민감도에 따라 업종 비중을 조정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시클리컬 업종의 비중을 확대하되 금리 상승의 영향을 많이 받는 IT, 헬스케어 등 성장주의 비중은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 모멘텀이 강하고 금리도 오르는 구간에선 에너지, 소재, 산업재로 대변되는 시클리컬 업종의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되며 금리 상승에 따른 직접 수혜를 받는 금융업도 유망 투자 대상"이라며 "금리가 올라가는 최근 약세를 기록 중인 IT와 헬스케어에 대해선 보수적인 관점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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