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D-9] 靑, 서훈·정의용 '평양 行' 가능성 언급···사전 예비회담 열리나

기사등록 2018/04/18 05:36:00

DJ, 1차 회담 때 임동원 국정원장 '예비회담' 지시 사례

靑 "협의 필요부분 많아···의제 잘 정리안될 경우 평양행 불가피"

【서울=뉴시스】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왼쪽)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오른쪽)의 모습. (사진=뉴시스DB). 2018.03.21.
【서울=뉴시스】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왼쪽)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오른쪽)의 모습. (사진=뉴시스DB). 2018.03.21.

【서울=뉴시스】김태규 장윤희 기자 = 청와대가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남북 정상회담 직전 평양 방문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정상회담 의제 확정을 위한 예비회담 성사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남북 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을 맡고 있는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17일 브리핑에서 "정상회담을 준비하면서 필요하다면 서 원장과 정 실장이 평양을 방문할 가능성은 언제든지 열려있다"고 말했다.

 남북 정상회담의 의제를 논의하기 위한 남북 고위급 회담에서 남북 간 의제 조율이 원만하게 이뤄지지 않을 경우 서 원장과 정 실장이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예비회담을 할 수 있다는 게 청와대의 입장이다.

 의제 조율을 위해 국정원과 통일전선부간의 소통 채널도 가동할 예정이지만 이 마저도 여의치 않을 경우 대북특사 '투 톱' 활동 경험이 있는 서 원장과 정 실장을 투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실제로 민감한 (의제) 문제와 관련해 마지막까지 실무적 단위에서의 협의가 쉽지 않을 수도 있다"면서 "꽤 책임있는 사람이 와도 그 자리에서 결론내기 어려울 수 있다. 그럴 경우 언제든지 (평양행은) 열려있다고 저희는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2000년, 2007년 열렸던 두 차례 남북 정상회담의 경우 합의문 도출을 위한 정상회담 의제가 사전에 모두 세팅이 됐고, 실제 정상회담에서는 이를 바탕으로 남북 정상간에 모든 의제에 대해 폭넓게 다루는 수준으로 진행됐다.
 
 2000년 6월 첫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당시 김대중 대통령은 임동원 국정원장에게 평양을 방문해 김정일과 예비회담을 갖고 오라는 지시를 내린 바 있다. 이같은 내용은 임 전 원장의 회고록 '피스 메이커'에 등장한다.

 회고록에 따르면 김 대통령은 "아무래도 임 원장께서 대통령 특사로 평양에 다녀와야겠어요. 평양에 가서 직접 김정일 위원장을 만나 세 가지 임무를 수행해야겠습니다"고 평양행을 지시했다.

 김 대통령은 "첫째 김정일 위원장이 과연 어떤 인물인지 알아오시오, 둘째 정상회담에서 협의할 사안들을 사전에 충분히 설명하고 북측 입장을 파악해 오시오. 셋째 정상회담 후 발표할 공동선언 초안을 사전에 합의해 오시오"라며 "임 원장의 임무는 말하자면 '정상회담을 위한 예비회담'을 하는 것이오"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담판 성격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같은 예비회담을 지시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정상회담 의제 논의를 위한 남북 고위급 회담이 예정돼 있기는 하지만 무게감 있는 인사가 문 대통령의 진정성 있는 뜻을 전달해야 쉽게 의제 조율이 이뤄질 수 있다는 측면에서다.

 더구나 서 원장과 정 실장은 지난 3월 평양을 방문해 김 위원장과의 면담에서 남북 정상회담 성사를 이끌어 낸 바 있다. 이들은 당시 방북을 통해 ▲정상회담 개최 ▲정상간 핫라인 설치 ▲비핵화 의지 표명 등 6개 항목에 대한 합의를 도출해 냈다.

 정상회담을 직전에 두고 서로가 생각하는 의제에 대해서 구체적인 합의를 위해 서 원장과 정 실장의 평양행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특히 우리 정부가 구상하는 '포괄적 합의, 단계적 이행' 방식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고 김 위원장을 설득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미국측이 요구하는 비핵화 방식인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에 대한 북한의 입장을 듣고 남북 정상회담 합의문에 어떻게 반영시킬 수 있을지도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의제가) 원만하게 잘 정리되면 두 분이 가실 필요는 없지만 만일 잘 안된다면 그럴(평양 방문)도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다"면서 "정상회담 당일 첫 만남부터 공동기자회견 가능성까지 하나하나 전부 협의가 필요한 문제라 조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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