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초부터 인사검증 미흡 논란에 낙마자 속출
최흥식 이어 김기식까지…금감원 한달새 수장 줄사퇴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김 원장의 사표를 수리하기로 했다. 김 원장은 자신의 의혹 관련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법 판단이 내려진 16일 저녁 사의를 표명했다.
이로써 지난해 5월 새 정부가 출범한 이후 중도 낙마한 차관급 이상 공직자는 총 8명으로 늘어났다. 지난해에는 ▲6월 5일 김기정 국가안보실 제2차장(교수 시절 품행) ▲6월 16일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허위 혼인신고와 아들 입시 논란) ▲7월 13일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음주운전과 사외이사 겸직 논란) ▲8월 11일 박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황우석 박사 사건 연루) ▲9월 1일 이유정 헌법재판관 후보자(비상장 주식 시세차익 논란) ▲9월 15일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역사관과 종교관 논란) 등이 낙마했다.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는 자진사퇴는 아니었지만 후보자 지명 111일만인 지난해 9월 11일 국회에서 인준이 부결됐다. 김 후보자는 지난해 5월 19일 문 대통령이 춘추관 브리핑에서 직접 인선을 발표할 정도로 공을 들였던 인사였다.
새 정부에서 임명됐던 최흥식 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12일 취임 6개월만에 채용 비리 문제로 사의를 표명했다. 최 원장은 2013년 하나금융지주 사장 재직 당시 하나은행에 친구 아들의 채용을 청탁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문 대통령은 이튿날 사표를 수리했다.
최 전 원장 후임이었던 김기식 원장은 금융개혁 기대감을 모으며 임명됐다. 그러나 의원 시절 피감기관의 돈으로 떠난 출장의 외유성 논란, '셀프 후원금' 적절성 문제로 사퇴하게 됐다. 금감원은 한달 새 수장이 두명이 사퇴하는 공백 사태를 맞았다.
이와함께 현 정부는 역대 정권 1기 최장 조각이란 불명예 기록도 갖고 있다. 기존의 조각 최장 기간은 김대중 정부 때의 175일이었다. 당시 여소야대 정국에서 야권이 김종필 전 국무총리 인준을 거부하면서 김 대통령은 1998년 2월 25일 대통령 취임 후 근 반년만인 그해 8월 18일에야 내각 구성을 정식으로 마쳤다.
박근혜 정부는 출범 52일째, 이명박 정부는 출범 18일째에 내각 구성이 완료됐다. 국무총리 인사청문회만 거치면 됐던 노무현 정부 시절에는 정권 출범 사흘만에 조각을 마무리했다. 국회 인사청문회 대상이 장관을 비롯한 국무위원 후보자로 확대된 것은 참여정부 3년차인 2005년 7월부터였다.
문재인 정부 늑장 조각에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없이 출범해야했던 상황 탓이란 시선도 있다. 조기대선에서 출범한 정부임을 감안하더라도 문 대통령 대선 공약이었던 '고위 공직자 5대 원칙(논문표절·부동산투기·병역면탈·세금탈루·위장전입)' 파기 논란은 정권 초부터 불거졌고, 신원검증 단계에서 충분히 파악할 수 있던 공직 후보자 흠결을 간과했다는 비판은 들끓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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