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비방 댓글 무더기 공감' 민주당원 3명 구속…정체 의문

기사등록 2018/04/13 12:27:08

같은 직장, 경제민주화 인터넷카페 운영진 활동

보수가 위장 가입? 문빠의 조작?…동기 불분명

【서울=뉴시스】안채원 기자 = 문재인 정부를 비방하는 인터넷 댓글을 무더기 추천하는 방식으로 여론 조작에 기담한 민주당원들이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포털사이트 등에서 정부에 비판적인 성격의 댓글을 추천해 여론을 조작하려 한 혐의(업무방해)로 김모(48)씨와 우모(32)씨, 양모(35)씨 등 민주당원 3명을 검찰에 구속 상태로 송치했다고 1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 등은 지난 1월 평창 동계올림픽 남북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과 관련된 기사에 정부 비판 댓글이 게재되면 '공감' 혹은 '비공감'을 대량 클릭, 특정 댓글이 네티즌들의 관심을 받도록 유도했다. 이는 전체 댓글 중 공감비율에 따라 추천순이 많은 댓글이 상위권에 노출되는 포털 시스템을 염두에 둔 것이다.

 이들은 직접 정부 비판 댓글을 올리진 않았지만, 여러 댓글이나 추천 등을 한꺼번에 자동적으로 올릴 수 있는 '매크로' 프로그램을 동원해 인터넷 여론을 조작하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경찰 수사에서는 '문체부, 청와대, 여당 다 실수 하는 거다. 국민들 뿔났다', '땀흘린 선수들이 무슨 죄냐' 등 2개 댓글만 이용된 것으로 밝혀졌다. 공감 클릭수는 각각 4만2391회, 4만693회다.

 경찰 조사결과 김씨 등은 614개의 아이디(ID)를 동원했으며, 각 댓글마다 한 아이디당 한 번씩 총 600여차례 '공감'을 클릭한 것으로 드러났다.

 아이디는 이들이 모두 운영진으로 활동중인 한 포털사이트의 경제민주화 관련 카페 회원들이 대부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 등은 대부분 사전 동의를 구한 카페 회원들로부터 메신저, 이메일 등을 통해 아이디를 전달받았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경찰은 무단 도용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이들 3명은 같은 직장에서 근무하며 주로 심야 시간에 회사에서 공감 클릭 작업을 했다. 모두 IT 계열 업체에서 근무하는 건 아니지만 매크로 프로그램이 고도의 기술을 요구하지 않아 프로그램을 쉽게 구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김씨 등은 민주당원이지만 대선 당시 특정 후보의 선거캠프에서 활동한 전력이나 당내 직책을 맡고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이들 중 한 명은 공직선거법 위반 관련 전과 전력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경찰조사에서 매크로 프로그램을 테스트 하기 위해 보수진영에서 정부 비판 댓글에 '공감'을 클릭한 것처럼 보이도록 한 의도가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문재인 정부를 비방할 의도는 없었으며, 특정 배후세력의 조직적인 지시를 받거나 후원을 받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단 김씨, 우씨, 양씨 등 3명 모두 민주당 권리당원(당비 납부)으로 확인됐지만 정확한 당내 직책이나 과거 선거 출마여부, 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나 특정 후보캠프에서 활동했는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평소 보수쪽에서 활동하다가 민주당원으로 위장 가입했을 가능성과, 보수진영이 여론 조작을 한 것처럼 꾸미기 위해 소위 '문빠'가 작업했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경찰은 압수수색 과정에서 증거인멸을 시도한 3명을 현장에서 긴급체포한 뒤 지난달 25일 구속한 데 이어 30일 검찰오 기소의견으로 사건을 송치했다.
 
 경찰은 추가 공범이나 정치적 배후 여부, 금전적인 대가나 지원이 오갔는지 등을 보강수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매크로를 이용해서 공감 클릭을 한 건 맞고, 매크로 이용하는 행위 자체가 범죄"라며 "민주당원이라고 하는데 정부 비방댓글에 공감을 클릭한 게 납득이 안 된다. 계좌 추적과 압수물 분석을 더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네티즌들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네이버에 대한 수사를 촉구하는 청원글을 올렸고, 지난 1월말 민주당은 댓글 조작 의혹을 서울찰청에 고발했다.

 서울경찰청은 경기 분당경찰서에서 비슷한 내용을 수사중인 사건을 병합해 처리했다. 이 사건은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로 송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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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비방 댓글 무더기 공감' 민주당원 3명 구속…정체 의문

기사등록 2018/04/13 12:27:08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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