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시진핑, 김정은 '돌아온 탕자' 대하듯 해"FT

기사등록 2018/03/29 14:32:02

【서울=뉴시스】 북한 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5일부터 28일까지 중국을 비공식 방문했다고 28일 보도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번 중국 방문에 부인인 리설주와 함께 동행했으며, 시진핑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한 뒤 환영식, 연회, 오찬 등을 함께했다. 2018.03.28. (출처=노동신문)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북한 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5일부터 28일까지 중국을 비공식 방문했다고 28일 보도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번 중국 방문에 부인인 리설주와 함께 동행했으며, 시진핑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한 뒤 환영식, 연회, 오찬 등을 함께했다. 2018.03.28. (출처=노동신문)  [email protected]
"시진핑, 잘못된 길 빠진 아들 나무라는 모습"
양국 갈등, 여전히 남아있어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중국이 방중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돌아온 탕자'처럼 묘사했지만 북한의 어디로 튈 지 모르는 행보 때문에 양국 관계는 여전히 갈등 상태에 남아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8일(현지시간) '시진핑이 아버지 같은 분위기로 말 안 듣는 김정은을 대했다'는 기사에서 시 주석과 김 위원장이 함께 한 장면은 아버지가 잘못된 길로 빠진 아들을 나무라는 모습 같았다고 지적했다.

 이 매체는 이전까지 북한 지도자의 중국 방문은 2010년 김정일 국방위원장 방중 때가 마지막이었다며, 중국이 '돌아온 탕자'로 묘사한 김정은의 방중은 중국으로선 대단한 성취라고 평가했다.

 FT는 북중은 공식적인 동맹이지만 양국 관계는 지난 수십 년간 불신과 적대감으로 얼룩져 있었다며, 김 위원장은 부친보다 중국 말을 듣지 않는 경향이 강해 이 같은 상황이 악화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이 유엔을 통한 미국의 북한 제재를 지원하며 양국 관계는 더욱 악화됐다며, 김정은 역시 고모부 장성책 전 국방위 부위원장 등 중국과 가까운 관료들을 숙청하고 중국의 주요 회담과 연휴에 맞춰 무기 실험을 하며 중국을 자극했다고 설명했다.

 FT는 김정은 방중은 고분고분해진 김 위원장과 근엄하지만 자애로운 시 주석 사이에 새로운 관계가 형성됐음을 보여준다며, 시 주석이 이전 세대의 친선을 자주 언급하며 은근히 김 위원장을 나무랐다고 분석했다.
 
 FT는 하지만 김 위원장이 군비 축소 약속을 과연 지킬지 의문이 남아 있다며, 북한이 영변 핵시설에서 새로운 원자로를 시험 가동하고 있을 수도 있다는 뉴욕타임스(NYT)의 27일자 기사를 첨부했다.

 FT는 북중 정상회담이 북미 정상회담 개최가 합의된 뒤에야 이뤄진 점을 고려할 때, 김 위원장의 첫 해외 방문이기도 한 이번 방중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중국에 대한 충성심 보다는 단기적인 정치를 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전직 미 국방부 관료 린지 포드는 "이번 방문은 최근 수년간 명백히 냉각돼 있던 양국 관계의 놀라운 급전환"이라며 북중이 남북,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전략적 계획을 세우고 패를 짜야함을 느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에반 메데이로스 전 백악관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은 북중 정상회담은 미국에도 유용하다며, 김 위원장이 정말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의 만남을 준비하고 있음을 보여주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일은 누가 회담을 계획했느냐에 관계 없이 김이 진짜로 북미 정상회담을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으며 북미 간에 일종의 프로세스가 있기를 바란다는 점을 나타낸다"며 "분명 중국도 게임에 뛰어들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FT는 중국이 북중 정상회담을 개최한 핵심 동기는 북미 대화 국면에 끼기 위해서라며, 북한 역시 중국이 미국과 대항하게 만들려는 보다 권모술수적 이유에서 중국을 이용하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 싱크탱크 스팀슨센터의 윤 선 중국 전문가는 김 위원장이 미국을 먼저 접촉해 중국이 소외감을 느끼게 하더니, 이번에는 중국으로 고개를 돌려 중국에서 무엇이 의논됐는지 미국이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신들을 핵심적 플레이어로 받아들여지게 하려는 북한의 전형적인 교묘한 조작"이라며 "미국과 중국이 서로를 배제해 전략적 이점을 취하려고 하는 한 북한은 성공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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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18/03/29 14:32:02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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