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톡홀름=AP/뉴시스】김혜경 기자 = 스웨덴을 방문하고 있는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16일(현지시간) 스톡홀름에서 스테판 뢰벤 스웨덴 총리를 예방하고 짧게 면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 외무상의 이번 스웨덴 방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결정한 직후에 이뤄진 만큼, 북미정상회담을 위한 사전 준비를 위한 것인지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그러나 스웨덴 정부는 리 외무상과 뢰벤 총리의 면담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뢰벤 총리는 최근 스웨덴의 TT 뉴스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만약 주요 당사국들이 스웨덴이 어떤 역할을 해 주기 원한다면, 우리는 할 준비가 돼 있다"라고 밝혀 북미회담에서 일정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앞서 지난 15일 오후 스웨덴에 도착한 리 외무상은 그날 저녁 마르고트 발스트롬 스웨덴 외교장관과 회담을 가졌다.
회담 후 발스트롬 장관은 "스웨덴은 (한반도 문제와 관련) 우리 역할과 연락책을 할 수 있다"면서도 어떤 길을 갈지 결정하는 것은 관련국들에게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북미정상)회담을 조정할 수 있는 이 기회를 소중히 여기고 있다"고도 했다. 그러나 발스트롬 장관은 '이 기회'가 무엇인지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스웨덴도 스위스, 중국 등과 함께 북미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는 제3국 중 하나로 꼽히고 있는 점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AP통신은 판문점이 회담 개최지가 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분석했다.
리 외무상은 16일에도 발스트롬 장관과 회담을 이어간다. 회담에서는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3명의 석방문제를 포함해 북미간 신뢰 형성 방법 등이 논의될 전망이다.
이날 회담에서 두 사람은 미국과 캐나다, 호주 국민의 보호권한을 가진 스웨덴의 영사 책임 문제를 집중 논의하고 한반도 안보 상황에 대해서도 협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에 대사관을 두고 있는 스웨덴은 북한과 국교를 맺지 않은 미국 및 서방국가의 이익을 대표하고 있어,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의 영사 면회 업무 등을 담당하는 등 북한과 미국간 중재자 역할을 한다.
한편 현지 언론에 따르면 리 외무상은 일정을 이틀 연장해 오는 18일까지 스웨덴에 머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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