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 4주기' 스크린으로 불러낸 세월호

기사등록 2018/03/16 10:43:12

영화 '눈꺼풀'의 한 장면.
영화 '눈꺼풀'의 한 장면.

【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2014년 4월16일의 기억은 여전히 상처다. 4년이 지났지만, 그때만 떠올리면 또 한번 가슴이 미어진다. 아픔을 달래는 방식은 제각각이다. 누군가는 안타깝게 떠나간 이들의 넋을 기리는 시도에 나서고, 누군가는 사건의 실체를 더 명징하게 드러내려 애쓴다. 영화 '눈꺼풀'이 전자의 방식을 택했다면, 다큐멘터리 영화 '그날, 바다'는 후자의 길을 간다. 세월호 참사 4주기를 앞두고 이날의 비극을 상기할 영화 두 편이 개봉을 앞뒀다.

 '눈꺼풀'은 오멸 감독의 작품이다. 오 감독은 일반 관객에게 익숙한 이름은 아니지만, 제주 4·3사건을 다룬 '지슬-끝나지 않은 세월2'(2012) 등으로 실화를 다루는 특출난 재능을 선보였던 독립영화계 스타다.

영화 '눈꺼풀'의 한 장면.
영화 '눈꺼풀'의 한 장면.

 이 작품은 세월호 참사를 직접적으로 다루지 않는다. 망망대해 위 외딴 섬 미륵도에서 직접 쌀을 찧어 떡을 만들며 저승으로 긴 여정을 떠나는 사람들의 주린 배를 채워주는 노인의 이야기를 통해 그날의 사건을 은유하는 식이다.


어느 날 바다에 큰 폭풍이 몰아치고, 학생들과 선생님이 섬을 찾는다. 그러니까 '눈꺼풀'은 일종의 만가(輓歌)다. 갑작스럽게 먼 길을 떠나야 하는 아이들을 든든하게 한 끼라도 먹여 보내고 싶은 감독의 마음이 담겼다.


제주 출신인 오 감독은 "그 날 세월호가 제주로 향했기에 더 큰 무게감으로 시나리오를 쓰며 어른으로서 책임을 통감했다"고 했다. 드라마 '20세기 소년 소녀'(2017), 영화 '누에치던 방'(2018) '아이 캔 스피크'(2017) 등에서 활약한 배우 이상희가 선생님 역할을 맡았다. 4월 중 개봉할 예정이다.

영화 '그날, 바다'의 한 장면.
영화 '그날, 바다'의 한 장면.

 '그날, 바다'는 세월호 침몰 원인을 과학적으로 들여다보는 다큐멘터리다. 연출을 맡은 김지영 감독은 세월호 사건 이후 4년간 취재를 거쳐 이 작품을 탄생시켰다.

참사 당일 세월호 항로를 기록한 AIS(Autoamtic Identification System·선박자동식별장치)를 추적하고, 생존자와 목격자, 유가족 증언, 세월호에 실려있던 블랙박스 등을 통해 그날의 사고를 재구성했다.

물리학 전문가의 자문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컴퓨터 그래픽으로 세월호가 침몰하는 과정을 구체적으로 재현했다.

이 작품 배급을 맡은 엣나인필름은 "단순한 의혹 제기가 아닌, 어떤 정치적 의도도 없이 팩트로 승부하는 영화"라고 강조한다. 배우 정우성이 이 작품의 취지에 동감해 내레이션으로 참여했다. 4월 중 개봉한다.

영화 '그날, 바다'의 한 장면.
영화 '그날, 바다'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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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 4주기' 스크린으로 불러낸 세월호

기사등록 2018/03/16 10:43:12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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