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미 시인 "'괴물'의 제대로 된 사과 원한다"

기사등록 2018/02/19 18:26:19

【서울=뉴시스】 최영미 시인. 2018.02.19. (사진= JTBC '뉴스룸' 캡처 화면)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최영미 시인. 2018.02.19. (사진= JTBC '뉴스룸' 캡처 화면)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신효령 기자 = 최근 문단 내 성폭력 문제를 고발한 최영미(57) 시인이 성추행 가해자로 지목한 원로 시인에게 공식 사과를 요청했다.

최 시인은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언젠가 때가 되면 '괴물'의 모델이 된 원로시인의 실명을 확인해주고, 그가 인사동의 어느 술집에서 저를 성추행했을 때의 실제상황, 그리고 1993년~ 1995년 사이의 어느날 창작과비평사의 망년회에서 제가 목격한 괴물의 (유부녀 편집자를 괴롭히던) 성폭력에 대해 말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1993년경 종로의 술집에서 제가 목격한 괴물선생의 최악의 추태는 따로 있는데, 제 입이 더러워질까봐 차마 말하지 못하겠네요. 저뿐 아니라 그로 인해 괴롭힘을 당한 수많은 여성들에게 괴물의 제대로된 사과, 공식적인 사과와 반성을 원합니다."

앞서 지난 6일 최 시인이 '황해문화' 2017년 겨울호에 게재한 시 '괴물'은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뜨겁게 달궜다.

'괴물'은 작가 'En'이 후배 작가를 성추행한 사실을 담고 있다. 작가 'En'의 실명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노털상 후보로 En의 이름이 거론될 때마다/ En이 노털상을 받는 일이 정말 일어난다면,/ 이 나라를 떠나야지/ 이런 더러운 세상에서 살고 싶지 않아"라는 암시적 표현이 있었다.

최 시인은 지난 6일 방송된 JTBC '뉴스룸'에서 문단에 만연한 성폭력 문제를 폭로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이날 일부 매체의 기사 수정을 요청했다.

"지난주 JTBC 뉴스룸에 나간 뒤 일부 매체에서 제 인터뷰 내용을 왜곡 보도했기에 이를 바로잡습니다. 최영미는 수십명에게 성추행 당한 적이 없습니다. 저를 성희롱하거나 성추행을 시도한 남자문인들이 수십명이라고 말했는데, '최영미시인 문단에서 수십명 성추행'이라고 크게 제목을 뽑은 기사가 인터넷에 뜨네요. 제 명예를 훼손하는 잘못된 기사 제목을 수정해주시기 바랍니다."

【서울=뉴시스】 법조계에서 촉발된 '미투'(Me Too·성폭력 피해고발) 운동이 문학계로 번졌다. 지난해 12월 최영미 시인은 계간 문예지 '황해문화' 겨울호에 '괴물'이라는 제목의 시를 올렸다. 2018.02.06.(사진='문단 내 성폭력 아카이브' 트위터)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법조계에서 촉발된 '미투'(Me Too·성폭력 피해고발) 운동이 문학계로 번졌다. 지난해 12월 최영미 시인은 계간 문예지 '황해문화' 겨울호에 '괴물'이라는 제목의 시를 올렸다. 2018.02.06.(사진='문단 내 성폭력 아카이브' 트위터) [email protected]
아울러 최 시인은 ""문단 내 성폭력을 조사하는 공식적인 기구가, 작가회의만 아니라 문화부 여성단체 법조계가 참여하는 문화예술계 성폭력 조사 및 재발방지위원회가 출범하기를 요청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여러분의 격려와 응원 덕분에, 이제 제게 괴물과 괴물을 비호하는 세력들과 싸울 약간의 힘이 생겼다"며 "문단 내 성폭력이 구시대의 유물로 남기를 바라며, 저도 뒤로 물러서지 않고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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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미 시인 "'괴물'의 제대로 된 사과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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