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호 MBC 사장 "제작비 135억 증액...일일 드라마 폐지"

기사등록 2018/01/17 16:30:25


【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앞으로 MBC가 절대 실수하지 않을 거라고 약속드릴 수는 없지만, 언제나 국민 신뢰 되찾기 위해 노력할 거라는 약속은 꼭 드린다"

최승호(57) MBC 사장은 17일  MBC 사옥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민 신뢰 되찾겠다는 초심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최 사장은 "저희가 오랜만에 제대로 된 방송을 하려다보니 부족한 게 많다. 2012년 파업 이후 현장을 떠났던 인력들이 이제 막 돌아왔다. 현장 감각을 되찾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고도 부연했다.
 
그는 "올해 MBC는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고, 국민 신뢰를 되찾는 최후의 해결책은 각종 프로그램에 대한 과감한 투자라는 판단 하에 제작비를 135억원 증액했다"고 했다. 총 제작비의 7%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필요하다면 적자를 감수하고서라도 추가로 더 투자하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최 사장은 이날 자리에서 올해 MBC 개편 방향도 밝혔다.

  예능의 경우 대부분 프로그램을 시즌제로 전환하며, 다가오는 설 연휴를 시작으로 각종 파일럿 프로그램을 대거 내놓을 예정이다.

 드라마의 경우 자체 제작 비율을 높이고 질적 향상을 도모하기 위해 오후 일일드라마 폐지를 결정했다. 주진우 기자와 배우 김의성이 진행하고, 기자 7명을 투입한 탐사보도 프로그램 '스트레이트'도 조만간 선보일 계획이다.

 -예능 시즌제, 일일 드라마 폐지 계획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새로운 예능 프로그램은 당연히 시즌제를 전제로 만들 거다. 기존 프로그램도 휴지기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시즌오프 할 수 있다. 파일럿 예능을 다양하게 선보이겠다는 건 예능PD들에게 실패할 자유를 주겠다는 거다. 다양한 시도를 해봐야 좋은 프로그램이 나올 수 있다. 드라마의 경우 현재 MBC가 방송하는 드라마가 너무 많기도 하다. 인력·제작비 문제가 있다. 일일보다는 16부작 미니시리즈로 제대로 된 드라마 만들어야 PD들 실력을 기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오후 일일드라마 폐지는 '전생에 웬수들'이 종영하는 5월부터 진행될 거다."

 -'무한도전'은 이전부터 시즌제 운영에 관한 언급이 있어왔던 프로그램이다.

 "김태호 PD가 새로운 걸 준비 중이다. 예능본부장이 이 부분은 꼭 비밀로 해달라고 했다. 말할 수 없는 것 이해해달라. 다만 '무한도전'이 시즌제로 운영된다는 건 아니다."


 -최 사장 취임 이후 일부 보도가 문제가 됐고, '뉴스데스크'가 사과하는 일까지 생겼다. 어떻게 생각하나.

 "잘못된 취재 관행을 바로잡는 계기로 삼겠다. 저희 내부에서 용인하기 힘든 취재 관행들이 무엇이 있는지 체크하고 고쳐나가야 한다. 특히 인터뷰 논란에 대해서는 현재 방송학회에서 조사 중이고, 중간 조사 결과를 보고받았다. 2010년 이전에는 우리 조직 내에서 용인되지 않았던 것들이 그 이후에 많이 무뎌진 경향이 있다. 회사 내에 저널리즘 아카데미를 만들어 내부 교육을 해나갈 예정이다."

 -뉴스 부문 언제 정상화될 거라고 보나.

 "마음은 정상까지 왔는데…. 문제는 2010년 이후 지금까지 많은 기자들이 제 역할 못했다. 선배들은 현장을 떠나있었고, 이제는 나이도 들었다. 후배 기수들은 보도국 변두리를 떠돌았다. 지금은 여러가지 요소들이 합쳐지고 융합하면서 새로운 뉴스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다. 저희는 어차피 바닥에서 시작하고 있다. 배워나갈 것이고, 겸허하게 나아갈 것이다. 우리 주변 모든 문제를 천천히 검토하면서 나아갈 것이다. 이렇게 열심히 노력하다보면 1년 이내에는 국민의 신뢰를 되찾을 수 있을 거라고 본다."

 -'뉴스데스크'가 오후 9시로 다시 돌아간다는 이야기가 있다.

 "검토 중인 내용일 뿐 정해진 건 없다."

 -경력 기자들과 공채 기자들 간 내부 갈등이 여전하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이 문제 어떻게 해결해갈 건가.

 "짧은 시간 내에 없어질 수 없는 성격의 갈등이다. 단순히 잠깐의 해프닝이 아니지 않나. 8년 동안 벌어진 일이다. 권력에 굴종하고 부역하면서 권력의 입맛대로 뉴스를 만든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온갖 부당 징계를 감수하며서 싸워온 사람들의 자리를 차지했다. 외부에서 말하는 것처럼 단순히 화합하고 포용하라고 할 수 없는 문제라는 거다. 어떤 분들은 공영방송 구성원에 걸맞는 모습을 다시 보여줄 수도 있다. 그러나 많은 분들이 그때 했던 행동들이 여전히 옳다고 생각하고 있다. 차근차근 해결해 가야 할 문제다. 솔직히 말해서 이건 MBC의 본질적인 문제이고, 회사라는 유기체로서 큰 부담이기도 하다. 어떻게든 해결해야 한다. 지켜봐주셨으면 좋겠다."


 -평창동계올림픽 앞두고 있다. 그간 MBC는 김성주 전 아나운서를 활용해 스포츠 이벤트 치러왔다. 이번에는 어떻게 되나.

 "김 전 아나운서는 MBC에 큰 기여를 한 분이다. 과거 경영진이 의도를 가지고 자사 아나운서들을 배제하고 김 전 아나운서를 과도하게 활용한 측면은 있다. 김 전 아나운서도 불편해 하고 있다. 김 전 아나운서는 굉장히 훌륭한 분이다. 다만 이번 평창에서는 MBC 내부 캐스터의 역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자리가 될 거다."

 -오는 6월 지방선거 방송 준비는 어떻게 되고 있나.

 "열심히 해보려고 한다. MBC가 원래 선거 때 강하지 않았나. 지방선거 방송에서 완전히 돌아온 MBC, 정상화된 MBC, 강한 MBC 모습 보여줄 거다."

 -6년 만에 신입 공개 채용을 한다고 들었다. 어떻게 진행되나.

 "2월 중에 공고 나가고, 5월 초까지 채용 관련 모든 프로세스 마치고 MBC 새싹들이 들어올 거다. 우리 조직이 새로운 인재들을 너무나 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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