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스는 누구 것? "MB 것"…10년 전과 확 달라진 진술들

기사등록 2018/01/18 10:45:25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안진걸 참여연대 공동사무처장 등 참여연대, 민변 관계자들이 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주)다스 대표이사, 실소유주(성명불상)의 횡령·조세포탈, 정호영 특검의 특수직무유기 등 혐의 고발에 앞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7.12.07.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안진걸 참여연대 공동사무처장 등 참여연대, 민변 관계자들이 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주)다스 대표이사, 실소유주(성명불상)의 횡령·조세포탈, 정호영 특검의 특수직무유기 등 혐의 고발에 앞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7.12.07. [email protected]

"몰랐다" "아니다" "황당하다" "직원 횡령" 이러더니
채동영·김종백 등 정권 압박서 벗어난 고발자들 속출
'키맨'인 다스 경영진도 과거와 딴판으로 진술 내놔

 【서울=뉴시스】김지은 기자 = 이명박 전 대통령이 실소유주라는 의심을 받고 있는 자동차부품제조업체 '다스'(DAS)의 비자금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핵심 인물들의 입장 변화가 주목받고 있다.

 다스 비자금 조성 의혹 수사는 이미 과거에 특검을 통해 한 차례 진행됐다. 당시 다스 핵심 인물들은 조사 과정에서 실소유주와 비자금 의혹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했다.

 하지만 10년만에 재개된 수사에서는 대체로 이 전 대통령을 겨냥하고 있다. 당초 '재수사'를 하더라도 새로운 증거를 확보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높았던 상황에서 특검 수사 때와 뒤바뀐 다스 관계자들의 진술은 의미가 상당하다. 

【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채동영 전 다스 경리팀장이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28일 오전 서울 송파구 동부지방검찰청으로 출석하며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7.12.28.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채동영 전 다스 경리팀장이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28일 오전 서울 송파구 동부지방검찰청으로 출석하며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7.12.28. [email protected]

 ◇10년 전 모르쇠로 일관…"개인 횡령이고 전혀 몰랐다"

 2008년 다스 실소유주 의혹을 수사했던 정호영 특검팀은 120억원의 실체 규명이 수사의 '본류'는 아니었지만 비자금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추적했다고 밝혔었다. 자금 조성 과정에 이 전 대통령이 관여한 정황이 드러날 경우 자연스레 실소유주도 이 전 대통령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스 경영진들은 특검팀에 터무니 없다는 반응으로 일관했다.

 뉴시스가 확인한 특검팀 수사기록에 의하면 김성우 전 다스 사장은 비자금 의혹에 대해 "관리 책임을 통감한다"면서도 경리직원 조모씨가 개인횡령을 한 것이며 윗선의 지시나 가담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권모 전 다스 전무 역시 "횡령에 대해 전혀 몰랐으며 듣고 깜짝 놀랐다. 황당하고 믿기 어렵다"면서 비자금 사건이 조씨의 개인 횡령이었다고 진술했다.

 정 전 특검팀이 수사에 들어간 것은 이 전 대통령이 당선인 위치에 있었던 시점이다. BBK 특검이 여론을 뒤흔들고 대통령 취임을 코 앞에 둔 이 전 대통령이 의혹을 강력 부인하는 상황은 특검팀에 압박이 됐을 수 있다. 참고인들은 국면을 뒤엎을 만한 진술을 하지 않았다.

 다른 참고인들도 수사 과정에서 소극적인 태도로 답변을 회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01년부터 2008년까지 다스에 근무한 채동영 전 다스 경리팀장은 당시 "이명박이 다스 소유주냐"는 수사팀 질문에 대답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채 전 팀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를 통해 "BBK 소유자가 MB가 맞냐"는 정 전 특검팀 질문에 아니라고 답변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18년간 다스에서 이상은 회장의 운전기사로 일한 김종백씨도 10년 전 수사 때는 이 전 대통령이 다스 소유주가 아니라는 내용의 증언을 했다. 다스의 주인을 추정할 수 있는 도곡동 땅 매각 대금에 대한 질문에 "이 회장의 자금 관리인이 매달 인출해 현금으로 차에 보관하고 이 회장이 꺼내 썼다"고 진술한 것이다.

 이에 따라 특검팀은 이명박 당시 당선인을 무혐의 처분하며 다스 경리팀 여직원 조모씨가 개인적으로 횡령을 저질렀다고 최종 결론을 냈다.



 ◇뒤바뀐 상황…10년이 지난 지금은

 하지만 시간이 흘러도 의혹은 계속 제기됐고 정권도 바뀌었다. 10년 전 입을 열지 못했던 이들이 하나둘씩 과거와 다른 발언을 하고 있다.

 가장 먼저 입을 연 것은 다스에서 경영진 지시를 받아 일했던 인물들이다.

 채 전 팀장은 자신이 과거에 정호영 특검 조사 당시 거짓 진술을 했다고 인정했다. 그는 "당시 수사팀으로부터 다스 소유주에 대한 질문을 받았지만 이 전 대통령이 당선인 신분이라서 대답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말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다스가 이 전 대통령의 소유가 확실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달 28일 검찰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해 "당시 당선인 신분자가 한 말이 있다. 실제 소유주가 아니면 그런 얘기 못한다"고 확고한 입장을 내비쳤다.
 
 운전기사 김씨도 마찬가지다. 언론 인터뷰를 통해 정 전 특검이 지휘하던 BBK 수사에서 거짓으로 진술했음을 털어놨다. 그는 당시 다스 관계자들의 압박으로 허위 증언을 했다고 밝혔다.

 최근 그는 이 회장이 명목상 다스 소유주였음에도 불구하고 회삿돈을 원하는 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다스를 경영하는 데에 있어서도 큰 권한이 없었다는 사실을 증언했다. 다스에서 실질적으로 이 회장보다 이 전 대통령을 더욱 윗사람으로 대접했던 정황도 설명했다.

 검찰 조사에 응한 그는 출석 때 묵직한 보따리를 들고 있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김씨는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다스 관련 자료를 검찰에 제출했으며 후에 추가 자료까지 제출하는 적극성을 보였다.

 이 전 대통령과 '한 배'를 탔던 경영진들도 연이어 말을 바꿨다.

 김 전 사장은 최근 서울중앙지검에 과거 진술을 뒤엎는 자수서를 제출했다. 지난 2007년 검찰과 2008년 정호영 특별검사팀 수사에서 거짓 진술을 한 부분이 있으며 이번 조사에서는 제대로 답변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검찰 조사에서 다스 설립 과정에 이 전 대통령의 관여가 있었다는 진술을 내놓은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 전 대통령이 다스의 인사, 회계 등과 관련된 사안을 보고받았다는 것이다.

 다스 경영에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권모 전 전무도 검찰 조사에서 같은 취지의 자수서를 제출했다.

 다스 경영 상황을 세부적으로 알고 있는 이들의 뒤바뀐 진술은 수사를 정점으로 이끌 결정적 견인차가 될 전망이다. 참고인들이 구체적 자료를 제출하거나 증언에 나서면 '심증' 뿐만이 아닌 '물증' 확보가 가능해지며 수사는 급진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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