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교황, 칠레서 썰렁한 환영…사제 성추문 대응 불만 표출

기사등록 2018/01/16 10:50:51

【산티아고=AP/뉴시스】프란치스코 교황이 15일(현지시간) 칠레에 도착해 환영인파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부터 일주일 간 칠레, 페루 등 남미 순방에 나선다. 2018.01.16
【산티아고=AP/뉴시스】프란치스코 교황이 15일(현지시간) 칠레에 도착해 환영인파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부터 일주일 간 칠레, 페루 등 남미 순방에 나선다. 2018.01.16
【서울=뉴시스】박상주 기자 = 15~21일 남미 순방길에 나선 프란치스코 교황이 15일(현지시간) 첫 방문지인 칠레 수도 산티아고에 도착해 시민 수천 명의 환영을 받았다. 산티아고 시민들은 교황의 차량이 지나는 동안 “교황님, 만수무강하세요(Long live the pope!)”를 외치며 환호했다.

 ABC뉴스는 그러나 교황을 환영하는 칠레 시민들의 분위기는 다른 국가를 방문했을 때에 비해서는 훨씬 썰렁했다고 보도했다. 연도에 늘어선 시민들의 줄이 많아야 한 줄 정도에 그쳤다는 것이다.

 교황에 대한 칠레 시민들의 반응이 다른 나라에 비해 썰렁한 이유는 지난 수년 간 칠레에서 발생한 사제들의 성추문에 대한 교황청의 부적절한 대응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칠레에서는 지난 2000년 이후 80여 명의 성직자들이 미성년자 성폭력 혐의로 기소됐지만 바티칸은 절반 정도에만 유죄판결을 내렸다.

 특히 지난 2015년 교황은 수십 명의 아동들을 성추행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페르난도 카라디마 신부의 측근인 후안 바로스 주교를 남부 오소르노 교구장에 임명하면서 칠레 국민들의 반감을 샀다. 

 이날 앞서 교황은 칠레로 향하는 바티칸 전용기 안에서 “우리는 지금 핵 전쟁 직전까지 와 있다(We're at 'the Very Limit' of Nuclear War)”라면서 “나는 핵 전쟁이 두렵다. 우리는 바로 그 경계까지 와 있다”라고 말했다

 교황은 기자들에게 지난 1945년 일본 나가사키 원자폭탄 투하로 숨진 동생을 업은 채 화장터 앞에 줄을 서서 기다리는 어린 소년의 모습을 담은 사진을 건네면서 “(이 사진 한 장이) 천 마디 말보다 더 마음을 움직인다”라고 말했다. 사진 뒷면에는 "전쟁의 결과(The fruit of war)"라는 교황의 친필이 적혀 있었다.

 교황은 “이 사진을 우연하게 얻었다. 지난 1945년 찍은 사진이다. 그는 어린 소년이다. 그의 등에는 죽은 동생이 업혀 있다. 나가사키 화장장에서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라고 말했다.

 교황은 이어 “이 장면을 보고는 매우 속상했다. 그래서 ‘전쟁의 결과’라는 글귀를 써 넣었다”라고 설명했다.

 교황은 핵전쟁이 두려우냐는 한 기자의 질문에 “그렇다. 매우 두렵다. 우리는 핵전쟁 직전까지 와 있다. 까딱하면 벌어질 수 있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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