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레 피살로 예멘 내전 새 국면…사우디·이란 경쟁 기름 붓나

기사등록 2017/12/05 10:12:08

【사나=AP/뉴시스】알리 압둘라 살레 전 예멘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지난 8월24일 사나에 열린 국민의회당 창당 35주년 기념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2017.12.04
【사나=AP/뉴시스】알리 압둘라 살레 전 예멘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지난 8월24일 사나에 열린 국민의회당 창당 35주년 기념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2017.12.04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예멘의 알리 압둘라 살레 전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후틴 반군에 전격 피살되면서 3년 넘게 계속되고 있는 예멘 내전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살레 전 대통령 사망으로 예멘 내전을 둘러싼 사우디 아라비아와 이란의 역내 패권 다툼이 더욱 격화될 우려가 높지만 한편으로는 예멘 정부가 갈등 해소를 시도할 기회가 생겼다는 전망도 나온다.

 후티 반군은 앞서 알마시라 TV를 통해 살레 전 대통령을 사살했다고 주장했다. 후티 반군과 한편이었던 살레는 입장을 뒤집어 정부군을 지원하는 사우디 주도 연합군에 회담을 제안한 지 이틀 만에 피살됐다.

 이슬람 시아파인 후티 반군은 2011년 '아랍의 봄' 반정부 시위 이후 혼란한 가운데 반란을 꾀했다. 이들은 2014년 9월 같은 종파인 이란 지원 아래 예멘 수도 사나를 공략하며 내전의 시작을 알렸다.

 압드라부 만수리 하디 현 예멘 대통령은 이에 남부로 피신했고 같은 수니파인 사우디에 도움을 청했다. 사우디는 이에 2015년 3월부터 수니파 아랍 연합군을 구성해 후티 반군을 공습 중이다.

 30년간 예멘을 통치하다 2011년 물러난 물러난 살레 전 대통령은 이 과정에서 전략적으로 후티 반군 편을 들며 권력 재탈환을 노렸다. 그랬던 그가 돌연 사우디와의 대화를 추진하면서 후티와의 갈등 심화가 감지된 바 있다.

 아랍에미티르(UAE) 국방대학의 스털링 젠슨 부교수는 USA투데이에 "살레가 피살되지 않고 후티와 거리두기를 계속했다면 사우디 연합군에 좋은 기회가 됐을 것"이라며 앞으로 더욱 복잡한 내전 전개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젠슨 부교수는 "살레가 없어지면서 이란의 예멘 내전 영향력이 확대될 수도 있다"며 "(사우디와 적대적 관계인) 이란은 후티 반군에 군사력을 최대한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살레의 영향력이 사라진 틈을 타 미국과 사우디 연합군이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는 하디 정권 지원을 한층 강화해 예멘 내 서로 다른 정파 간 단합을 꾀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다.

 젠슨 부교수는 "한줄기 희망은 살레의 죽음으로 유엔 인정을 받는 하디 정부의 재조직화가 이뤄지고 결과적으로 여러 세력을 통합시킬 수 있는 새로운 지도자가 나타날 수도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디 대통령은 살레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국민들에게 후티 반군과의 싸움을 본격화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그는 "테러리스트 반군들을 제거하기 위해 단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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