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수능 때 또 지진 오면"…시민들 불안 고조

기사등록 2017/11/15 16:32:48

【포항=뉴시스】박준 기자 = 15일 오후 2시29분께 경북 포항시 북구 북쪽 6㎞ 지역에서 규모 5.5의 지진이 발생해 도로가 갈라지고 건물 외벽이 무너지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2017.11.15june@newsis.com
【포항=뉴시스】박준 기자 = 15일 오후 2시29분께 경북 포항시 북구 북쪽 6㎞ 지역에서 규모 5.5의 지진이 발생해 도로가 갈라지고 건물 외벽이 무너지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email protected]

 부산, 대구, 전북, 서울 등 전국서 "흔들림 느껴"
 지진 관련 119신고 5973건…여진 계속돼 불안
 "수능 전날 지진, 수험생 안전 우려"…연기 주장도

 【서울=뉴시스】 유자비 기자 = 15일 경북 포항서 발생한 지진에 전국적으로 시민들이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수능 전날 지진이 일어나면서 수험생들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소방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전국적으로 지진 관련 119신고는 5973건이 접수됐다. 지진이 발생한 경북에서는 1130건이 발생했다.

 피해 접수는 모두 경북에서 발생했다.  인명 피해는 경상 4명이 발생했고 인명 구조는 승강기 9건, 건축물 6건, 기타 2건 등 총 17건이다.

 포항지역 곳곳에서는 도로가 갈라지고 건물 외벽이 무너지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일부 아파트 주민은 긴급 대피했다.  또 포항지역 일부 회사들는 지진으로 인해 직원들을 조기 퇴근시켰다.

 포항 북구에 거주하는 박모(28·여)씨는 "서랍 위에 올려놓은 휴지, 상자가 떨어지고 어항 물도 넘쳤다. 여진도 계속됐다"라며 "아파트에 사니 더욱 무섭다. 인근 시장에는 유리가 깨진 가게도 보인다"고 우려했다.

 포항 시민 김모(41·여)씨는 "지진이 발생하자 아파트 주민 대부분이 밖으로 대피했다"며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모두 두려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지진으로 경주, 대구, 부산 등 지역은 물론 서울 시민들도 진동을 느끼는 등 공포감을 호소하고 있다.

【포항=뉴시스】우종록 기자 = 15일 오후 2시 49분께 경북 포항시 북구 북쪽 6km 지점에서 규모 5.5의 지진이 발생한 가운데 한 상가의 외벽이 무너져 있다. 2017.11.15. (사진=독자 제공) photo@newsis.com
【포항=뉴시스】우종록 기자 = 15일 오후 2시 49분께 경북 포항시 북구 북쪽 6km 지점에서 규모 5.5의 지진이 발생한 가운데 한 상가의 외벽이 무너져 있다. 2017.11.15. (사진=독자 제공) [email protected]

 경주에 사는 김모(37)씨는 "지난 경주 지진 이후 이처럼 진동이 강한 지진은 처음이다"며 "아파트 주민 대부분이 밖으로 대피한 상태"라고 말했다.

 규모 4의 지진이 발생한 대구에서는 관공서와 커피숍, 식당 등에 있던 시민들이 강한 진동을 느낀 뒤 모두 놀라 대피하는 소동을 빚었다. 

 대구 달서구 등 일부 지역에서는 전화가 먹통이 돼 고객들이 큰 불편을 겪기도 했다.

 대구에 사는 공무원 홍모(43)씨는 "사무실 책상이 갑자기 흔들리더니 서류 등이 떨어졌다"며 "놀라 밖으로 나가보니 타 부서 직원들이 전부 계단으로 내려가고 있었다"고 말했다. 

 대구 달서구 고층 아파트에 사는 이명순(56·여)씨는 "지진으로 바닥이 크게 떨려 집에서 키우는 강아지를 앉고 무작정 대피했다"면서 "무서워서 다시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겠다"고 불안감을 보였다.

 부산에서도 지진 영향으로 해운대구 일대 고층 아파트와 남구 부산국제금융센터 등 부산 곳곳의 고층건물은 물론, 광안대교도 흔들린 것으로 전해졌다.

 양산시 북부에서 근무하는 유모(57)씨는 "물건이 떨어질 정도는 아니지만 흔들리는 정도의 지진이 10초간 느껴졌다"고 불안감을 드러냈다.

 전북 전역에서도 진동을 감지한 시민들의 신고가 빗발쳤다. 이들은 SNS 등을 통해 '정수기와 집안 물건이 흔들렸다. 이거 지진 아니냐', '사무실 집기가 흔들려 깜짝 놀랐다', '우리나라도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더니 불안하다' 같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서울에서도 시민들이 흔들림을 느끼고 신고하는 사례들이 잇따르고 있다.

【서울=뉴시스】15일 오후 2시 29분께 경북 포항시 북구 북쪽 6km 지역에서 규모 5.5 지진이 발생한 가운데 한동대학교 건물 벽돌이 떨어져있다. 2017.11.15. (사진=독자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15일 오후 2시 29분께 경북 포항시 북구 북쪽 6km 지역에서 규모 5.5 지진이 발생한 가운데 한동대학교 건물 벽돌이 떨어져있다. 2017.11.15. (사진=독자 제공) [email protected]

 강남구 삼성동 사무실에서 일하던 남모(28)씨는 "의자에 앉아있는데 갑자기 몸이 서너 번 정도 흔들려서 놀랐다"며 "사람들이 모두 느껴서 겁을 먹은 채 정적이 흘렀다. 고층 빌딩이라 더 무서웠고, 지난번 경주 지진이 생각나 머리가 하얘졌다"고 말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에서는 수능을 앞둔 수험생들의 우려와 이들을 걱정하는 시민들의 글도 속속 올라오는 상황이다.
 
 트위터 아이디 'Jooi****'는 "울산에 사는데 피곤해서 자다 지진 때문에 일어났다. 내일 수능인데 하필이면 지진이..."라고 전했고, 아이디 '04**'는 "내일 수능칠 때 지진이 오면 안된다. 평소에도 오지말라"고 걱정했다.

 아이디 'lld***'는 "수능날을 좀 미뤄야 하는 것 아닌가. 내일 지진이 일어나든 안 일어나든 불안한 마음이 있다"라며 "나중에 또 여진이 올 수도 있는데 그렇게 수능이 중요한가"라고 의견을 냈다.

 네이버 아이디 'cirt****'도 "수능 당장 취소해라. 사람 생명이 중요하지 그깟 시험이 더 중요한가"라며 "최소한 안전해질 때까지 무기한 연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이디 'wkff****'는 "내일도 만약 이렇게 (지진이) 오면 부디 감독관들이 대피 잘 시켜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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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17/11/15 16:32:48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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