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자율통합 청주, 초대 시장 당선무효 불운

기사등록 2017/11/09 14:36:36

【청주=뉴시스】이병찬 기자 = 사상 처음으로 주민 투표를 통한 자율통합을 이뤄내면서 축포 속에 첫걸음을 내디딘 통합 청주시가 초대 시장을 잃는 불운을 맞았다.

 청주시와 청주시를 도넛 형태로 에워싸고 있던 청원군은 1994년부터 2009년까지 세 차례 걸쳐 행정구역 통합을 모색했으나 번번이 실패하다가 2012년 6월 통합에 성공했다.

 9일 대법원 확정판결로 직위를 상실한 자유한국당 소속 이승훈 전 시장은 2014년 6월 지방선거를 통해 선출된 통합 청주시의 초대 시장이다.

 충북도 행정부지사 출신인 이 전 시장은 당시 전·현직 청주시장 등 막강한 선거 주자들을 모두 제치고 당선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시군 통합 지역의 첫 시장은 통합 전 시 또는 군의 지자체장이 당선한다는 불문율도 깼다. 그는 당시 청주시장이었던 더불어민주당 소속 한범덕 전 시장을 접전 끝에 눌렀다.

 "물리적 통합에 이어 임기 내에 화학적 통합도 완성하겠다"고 선언한 이 전 시장은 옛 청주와 옛 청원 지역 민간 사회단체 통합 등 지역적 이질감 해소를 위해 고군분투했다.

 통합 청주시는 출범 직후부터 말 그대로 바람 잘 날이 없었다. 상대적 불이익을 우려하는 옛 청주·청원 지역 단체와 주민의 시위와 민원이 끊이질 않았고, 공직 사회 내부 구성원 간 불협화음과 일탈 행위도 이어졌다.

 사법처리되는 공무원들이 꼬리를 물면서 청주시의 청렴도는 급락했다. 2015년 하반기 검찰의 이 전 시장에 대한 수사 착수 소식이 전해진 이후 혼란은 더 심해졌다.

 한여름에 상수도 관이 터져 청주 시내 일부 지역에 한동안 물 공급이 중단되는 인재가 발생한 데 이어 지난 여름에는 사상 최악의 폭우로 수많은 이재민이 발생하는 등 천재지변과 사고도 잇따랐다.  

 그러나 이 전 시장은 지속되는 내우외환 속에서도 굳건한 리더십을 발휘하면서 행정구역 통합 후유증을 조기에 봉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통합 청주시의 대외 위상 강화에도 크게 기여했다.

 4년 임기를 꽉 채우지는 못하고 중도하차했으나 3년 4개월여의 임기 동안 새로 태어난 통합 청주시의 연착륙을 사실상 완성한 시장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국민적 축복 속에 출발한 통합 청주시의 첫 시장이 선거법 위반 확정 판결로 임기를 다 하지 못했다는 '주홍글씨'는 역사적 오점으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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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첫 자율통합 청주, 초대 시장 당선무효 불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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