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로판 라라랜드 '로드씨어터 대학로 2'

기사등록 2017/10/22 10:05:34

【서울=뉴시스】 '로드씨어터 대학로2'. 2017.10.22. (사진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로드씨어터 대학로2'. 2017.10.22. (사진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길거리 활용 관객참여형 공연인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로드씨어터 대학로2'(작 조정일, 총연출 이곤)는 '대학로판 라라랜드'라고 부를 만하다. 

영화 '라라랜드'(2016)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라는 도시 곳곳에 가진 것은 열정뿐이던 젊은 연인의 사랑과 꿈 그리고 추억을 녹여냈다.

배우 지망생이던 빨간머리와 함께 누볐던 대학로에 남다른 추억을 가진 배우가 주인공인 '로드씨어터 대학로2'는 대학로 곳곳에 사랑, 꿈, 추억을 투영한다.

 대학로 자체가 무대다. 관객이 특정 공연장 안에서 가만히 앉아 관람하는 형태의 공연이 아니다.

빨간머리와 지금은 배우가 된 주인공의 목소리를 맡은 박진주와 이희준은 실제 등장하지 않는다.관객은 헤드폰에서 들려오는 두 배우의 목소리를 따라 다양한 사람이 혼재된 마로니에 공원, 삶과 죽음이 공존한 곳이자 사도세자의 사당이 남아 있는 서울대병원과 서울대 의대 캠퍼스, 복잡한 대명거리 등 대학로 곳곳을 돌아다니며, 해당 공간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경험하게 된다.

주목해야 하는 건 공간마다 자연스럽게 지나가는 사람들이다. 웨딩 사진을 찍는 예비부부와 이들의 사진을 촬영하는 사진사를 비롯해 합창단, 상복을 입은 초췌한 중년, 자전거를 타는 여인, 휠체어에 탄 아이와 휠체어를 끄는 노인 등이다. 이 중에는 배우도 있지만, 보통 사람도 있다. 극에는 이들의 실제 사연도 포함됐다.

관객 참여를 뜻하는 '이머시브 연극(Immersive Theater)'을 표방하는데 관객이 주체가 되는 '커뮤니티 예술'이라는 표현이 더 적합할 듯하다. 대학로라는 커뮤니티, 즉 지연사회의 역사성이 강하게 배어 있기 때문이다.

【서울=뉴시스】 '로드씨어터 대학로2'. 2017.10.22. (사진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로드씨어터 대학로2'. 2017.10.22. (사진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email protected]
마로니에 공원을 중심으로 1970년대까지 이곳에 있었던 서울대 캠퍼스, 지금은 지하철 4호선의 철로가 놓여 있던 곳에 본래 흐르던 개천 등에 관해 언급한다.

지난해 시즌 1은 대학로를 업으로 삼는 연극인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보통 사람과 지역에 더 밀착된 시즌2는 대학로가 다양한 사람들이 공존하는 지역임을 상기시킨다. 익숙한 풍경이었던 대학로를 새롭게 보게 만든다.

마로니에 공원에 붙어 있는 아르코예술극장 앞 막대에 새겨져 있는 '예술은 삶을 예술보다 더 흥미롭게 하는 것'이라는 문구가 더할 나위 없이 어울리는 공연이다. 헤드폰이 민트색이라 돌아다니다보면 행인의 시선을 자연스럽게 끌어 스스로 배우가 된 듯한 느낌도 든다.

헤드폰에서 배우의 내레이션과 함께 울려 퍼지는 곡들의 선곡도 흥미롭다. 대학로 자체를 떠올리게 하는 포크그룹 '동물원'의 '혜화동'을 메인 테마로 삼고, 양희은 '걸어요', 유희열 '공원에서', 바우터 하멜 '브리지' 그리고 비치보이스의 희대 명반 '펫 사운즈'에 실린 '우든트 잇 비 나이스(Wouldn’t It Be Nice)'와 '갓 온리 노스(God Only Knows)' 등을 삽입했다. 대학로 산책 BGM으로 더할 나위 없다. 어느 뮤지컬 못지않게 음악만으로도 서사가 만들어진다. 음악감독·작곡은 피정훈이 맡았다.

20일 개막했다. 22일까지 공연한 뒤, 잠시 쉬다 27일부터 29일까지 다시 공연한다.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이 기점이다.

대학로 전역을 돌아다녀야 하는 만큼 편안한 복장과 신발은 필수. 자세한 사항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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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로판 라라랜드 '로드씨어터 대학로 2'

기사등록 2017/10/22 10:05:34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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