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베제강, 제품 최종관문 '품질보증담당자'도 조작 가담

10년전부터 품질 데이터 조작한 듯

【서울=뉴시스】 김혜경 기자 = 일본 고베(神戸)제강의 품질데이터 조작 파문과 관련, 제품 품질을 최종 확인하는 품질보증 담당자도 조작에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아사히신문이 16일 보도했다.

 품질보증 담당자는 제품 품질을 최종 확인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출하를 허용하지 않는 권한을 갖는다. 그러나 오히려 품질데이터 조작에 관여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고베제강의 품질조작이 조직적으로 이뤄졌다는 의혹이 더욱 강해지게 됐다.

 지금까지 고베제강 제품 중 품질조작이 드러난 것은 알루미늄 부품, 구리관, 강철 등 16개 제품으로, 문제의 제품은 국내외 고베제강 그룹사 총 15개 공장에서 출하됐다.

 가와사키 히로야(川崎博也) 회장 겸 사장은 지난 13일 기자회견에서 품질조작에는 각 공장의 제조담당자 및 품질보증 담당자 등 직원 십수명이 포함됐다고 밝혔지만, 관여 방법은 언급하지 않았다.

 고베제강 관계자에 따르면 일본 내 공장의 품질보증 담당자는 단말기에 입력을 끝낸 데이터를 가공해 다시 쓰거나 날조하기도 했다. 품질데이터 조작에 직접 관여한 담당자는 여러 명으로, 약 10년 전부터 조작을 계속해 왔다는 증언도 있다. 제조 부문의 조작을 묵인해온 담당자도 있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품질보증 담당자는 출하 전에 실시한 품질검사 데이터가 검사증명서에 올바로 기재돼 있는지, 제품 품질이 고객과의 계약을 충족하는지 여부 등을 최종적으로 체크한다. 품질이 충족되지 않는 제품이라고 판단되면 출하를 미룰 수 있다.

 품질보증 담당자에게 이같이 강력한 권한을 주는 것은 납기 기한에 쫓기는 제조 및 영업 담당자가 품질을 등한시 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고베제강 조직 체계상 강력한 권한을 부여받은 품질보증 담당자도 공장장 지휘 아래에 있으며, 제조 담당자가 이동해 품질보증 담당이 되는 경우도 있어 품질보증 담당자의 독립성을 유지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아사히는 지적했다.

 고베제강의 한 간부는 "안면이 있는 사람에게 엄격하게 말하기도 어렵고, (품질보증 담당의) 독립성을 유지하기 어려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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