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답답했던 90분, 유일한 위안은 '윙백 이청용'

기사등록 2017/10/08 01:36:07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1차전 대한민국과 중국의 경기, 한국 이청용이 추가골을 넣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2016.09.01.   photothink@newsis.com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1차전 대한민국과 중국의 경기, 한국 이청용이 추가골을 넣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2016.09.0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권혁진 기자 = 어쩔 수 없이 어색한 옷을 입었지만 의외로 잘 맞는 느낌이다. 이청용(크리스탈 팰리스)이 오른쪽 수비수 변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7일 오후 11시(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의 VEB아레나에서 열린 러시아와의 평가전에서 2-4로 패했다.

  유럽에서도 그리 강하지 않은 러시아에 4골이나 헌납한 경기에서 위안을 찾기란 쉽지 않다. 특히나 마지막 2골은 승부가 완전히 기운 후반 막판에 나왔다.

 굳이 잘 된 점을 꼽자면 윙백 이청용 정도다. 한국은 변칙 스리백 전술로 러시아를 상대했다. 권경원(텐진 취안젠)-장현수(FC도쿄)-김주영(허베이 화샤)이 최후방을 책임진 가운데 이청용이 오른쪽 윙백에 이름을 올렸다.
  
  프로 이력을 시작한 이후 줄곧 공격수로 뛰던 이청용의 변신은 궁여지책에 가까웠다. 윤석영(가시와)의 이탈로 전문 윙백 자원이 사라지면서 그 빈자리를 채우는 성격이 강했다.

  자리가 바뀌었지만 이청용은 이청용이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 시절 스쳐 지나갔던 여느 선수들보다 인상적이었다. 소속팀에서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지만, 베테랑인 만큼 컨디션 관리가 잘 된 느낌이었다.

 오른쪽 측면은 그의 주무대였다. 공격시에는 몸에 익은 적극적인 측면 돌파로 수적 우위를 점하게 했고, 수비 전환도 빨랐다. 수비수들이 몰리기 전에 압박에서 빠져나오는 영리한 움직임은 은퇴 전 이영표의 플레이를 떠올리게 했다.

  날카로운 패스들로 러시아 수비진을 괴롭히던 이청용은 후반 막판 2골을 모두 도왔다. 권경원(텐진 취안젠)에게 정확한 크로스를 배달해 A매치 데뷔골을 이끌어냈고,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에게는 골과 다름없는 침투 패스를 내줬다.

  2010년대 들어 한국 축구는 윙백 기근 현상에 시달리고 있다. 간간히 자원이 등장하는 왼쪽과는 달리 오른쪽은 차두리 현 국가대표팀 코치가 떠난 이후 마땅한 대체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러시아전에서 보여준 이청용의 활약은 8개월 뒤 진짜 승부를 준비하고 있는 신태용호에 또 하나의 선택지를 안겨줬다.

  이청용 개인적으로도 터닝 포인트가 될 수 있는 한 판이었다. 소속팀 주전 경쟁에서 밀려나면서 대표팀에서의 입지까지 흔들렸던 이청용은 러시아전을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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