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지도에서 로힝야 사라져" 아라칸 프로젝트

기사등록 2017/09/19 12:50:00

【테크낙(방글라데시)=AP/뉴시스】미얀마를 탈출한 무슬림 로힝야족들이 지난달 31일 방글라데시 테크낙에서 도보로 로힝야족 수용소로 향하고 있다. 방글라데시로 탈출한 로힝야족 수가 41만7000명(유엔 추계)에 달한 가운데 미얀마 지도에서 로힝야족이 '문자 그대로' 사라졌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017.9.19
【테크낙(방글라데시)=AP/뉴시스】미얀마를 탈출한 무슬림 로힝야족들이 지난달 31일 방글라데시 테크낙에서 도보로 로힝야족 수용소로 향하고 있다. 방글라데시로 탈출한 로힝야족 수가 41만7000명(유엔 추계)에 달한 가운데 미얀마 지도에서 로힝야족이 '문자 그대로' 사라졌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017.9.19
【양곤(미얀마)=AP/뉴시스】유세진 기자 = 수 세대에 걸쳐 미얀마를 고향으로 여기고 살아왔던 무슬림 로힝야족이 미얀마 지도에서 '문자 그대로' 사라졌다.

 미얀마 군은 지난달 로힝야족 무슬림 반군들의 공격이 잇따르자 로힝야족들이 거주하는 로힝야족 가옥들에 대한 조직적인 방화로 보복에 나섰고 수십만명의 로힝야족이 폭력을 피해 방글라데시로 탈출했다. 유엔에 따르면 방글라데시로 탈출한 로힝야족은 41만7000명에 달한다. 이들 외에도 이미 지난해 국민 대부분이 불교도인 미얀마를 탈출한 로힝야족도 수만명에 이른다.

 미얀마를 탈출하려는 로힝야족의 행렬은 지금도 끊이지 않고 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미얀마 라카인주에서 벌어지고 있는 로힝야족을 겨냥한 폭력을 인종청소라며 강력히 비난했지만 미얀마를 탈출한 로힝야족들 가운데 자신들이 다시 미얀마로 돌아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로힝야족의 삶 개선을 위해 노력하는 '아라칸 프로젝트'의 크리스 르와 설립자는 기록적인 로힝야족 탈출 규모와 그 속도에 비춰볼 때 "이는 로힝야족 역사에 있어 최악의 위기"라고 말했다. 그는 "미얀마 군이 로힝야족 마을을 조직적으로 하나씩 하나씩 불태 없애고 있다. 방화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로힝야 인권단체인 아라칸 프로젝트는 한때 110만명의 로힝야족이 거주하던 라카인주 북부에 대한 자료들을 조심스럽게 수집하고 있다. 하지만 미얀마군이 라카인주에 대한 접근 자체를 차단하고 있어 매우 힘든 작업이 되고 있다. 국제사면위원회나 휴먼 라이츠 워치(HRW) 같은 인권단체의 위성사진 촬영도 짙은 구름 등으로 제한된 정보밖에 얻기 힘들다.

 아라칸 프로젝트에 따르면 마웅다우의 모든 로힝야족 마을들이 불타 폐허가 됐으며 로힝야족 전원이 마을을 포기하고 탈출했다. 또 마웅다우보다 좀더 북쪽인 라데다우 지역에서는 21개의 로힝야족 마을 가운데 16개 마을이 불에 탔다. 5년 전 폭동으로 세워졌던 로힝야족 대피소 3개도 모두 불탔다. 제한적이나마 아직 치안이 유지되는 부티다웅 지역에서만 아직 소수의 로힝야족 마을들이 남아 있을 뿐이다.

 로힝야족은 미얀마에서 오랜 동안 경멸의 대상으로 힘겨운 삶을 살아왔다. 그들은 지난 1982년 시민권을 박탈당했으며 사실상 거의 모든 권리를 상실, 국가 없는 국민이나 다름 없었다. 그들은 자유로운 여행을 할 수 없는 것은 물론 자신들의 종교를 드러낼 수도 없었고 의료보험이나 교육 등에의 접근도 차단당했다.

 유엔은 로힝야족에 대해 세계에서 가장 탄압받는 종교적 소수자들이라고 말했다.

 로힝야족의 대규모 미얀마 탈출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있었다. 1978년에 수십만명의 로힝야족이 미얀마를 탈출한 바 있으며 1990년대 초반에도 군과 정부의 탄압을 피해 많은 로힝야족이 미얀마를 떠났었다. 그러나 이들은 다시 미얀마로 되돌아왔다. 그러나 과거와 비교해도 이번 로힝야족들의 미얀마 탈출은 그 규모나 속도 면에서 비교가 불가능할 정도로 더 크고 더 빠르다.

 미얀마 군의 로힝양족에 대한 탄압은 아타울라 아부 아마르 주누니가 이끄는 로힝야 반군의 공격에 대한 보복의 성격을 띄고 있다.

 미얀마 정부는 라카인주의 로힝야족 마을 471개 가운데 로힝야족이 완전히 포기한 마을은 176개라고 말했지만 구체적인 정보는 밝히지 않고 있다.

 양곤의 정치평론가 리처드 호세이는 그러나 "미얀마의 로힝야족 사태가 어떤 결말에 도달할 것인지는 좀더 두고 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얀마와 방글라데시가 앞으로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지 불확실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면서 얼마나 많은 로힝야족 마을들이 파괴돼 로힝야족들이 마을을 떠났는지는 좀더 두고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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