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철 통일로 문학상의 의미는?

기사등록 2017/09/06 13:41:49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23일 오후 서울 은평구 은평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소설가 이호철 토크콘서트'에서 이호철 선생이 강연을 하고 있다. 1932년 원산에서 태어난 이호철 선생은 소설가협회 공동대표를 지냈으며 대표 작품으로는 '탈향', '판문점' 등이 있다. 2016.04.23.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23일 오후 서울 은평구 은평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소설가 이호철 토크콘서트'에서 이호철 선생이 강연을 하고 있다. 1932년 원산에서 태어난 이호철 선생은 소설가협회 공동대표를 지냈으며 대표 작품으로는 '탈향', '판문점' 등이 있다. 2016.04.2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손대선 기자 = 6일 서울 은평구가 제정을 알린 '이호철 통일로 문학상'은 지난해 타계한 이호철 작가의 문학정신을 창조적으로 계승·유지·발전시키는 데 목적이 있다.
 
 고인이 거둔 문학적 성취는 '분단문학'이라는 키워드로 요약된다. 북한 함경남도 원산 태생의 이호철 작가는 첫 작품 '탈향' 이래 지속적으로 실향민의 아픔을 그려내면서 분단을 넘어 평화의 세계를 희구했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그 작품성을 인정받아 현재 10여 개국의 언어로 번역돼 읽히고 있다.
 
 이 세계성은 이호철 통일로 문학상의 첫번째 수상자로 제주 4.3사태의 비극을 작품 속에 녹여낸 재일동포 김석범(92) 소설가가 선정된 것과 무관치 않다.
 
 이호철 통일로 문학상은 작가가 남긴 업적을 기리는 동시에 '미완'으로 끝난 작가의 문학세계관을 완성시키는데 목적이 있다.
 
 작가는 고향으로 향하는 길목인 은평구 불광동 통일로에서 50여년을 머물며 귀향을 꿈꿔왔고, 은평구를 통일을 위한 문학의 전초기지로 삼고 싶어했다. 실제로 작가는 지병을 앓고 있는 몸임에도 불구하고 국립한국문학관 은평구 유치를 위해 힘을 쏟았다. 유치위원장까지 맡았다.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이호철 통일로 문학상 제정 선포 및 수상작가 발표 기자설명회가 열린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김우영 은평구청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초대 본상 수상작가로 김석범 작가를 특별상 수상작가는 김 숨 작가를 선정했다. 시상식은 오는 17일 오후 2시 파주 DMZ에서 개최된다. 2017.09.06. amin2@newsis.com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이호철 통일로 문학상 제정 선포 및 수상작가 발표 기자설명회가 열린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김우영 은평구청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초대 본상 수상작가로 김석범 작가를 특별상 수상작가는 김 숨 작가를 선정했다. 시상식은 오는 17일 오후 2시 파주 DMZ에서 개최된다. 2017.09.06. [email protected]

 작가는 생전에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문학은 삶의 실적이다. 사는 것 자체를 보여주는 것이다. 이곳에 국립한국문학관이 자리 잡으면 문학사적으로도 의미가 커진다. 통일로, 판문점이 가깝지 않은가. 남북 간 문학교류에도 큰 몫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작가는 마지막 작품으로 통일된 고국으로의 '귀향'을 낙점했지만 끝을 보지 못한 채 타계했다.
 
 은평구는 이호철 통일로 문학상 제정을 통해 이호철 작가의 못다이룬 통일의 꿈을 이어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호철 통일로 문학상이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중 하나는 국내에서는 처음 제정된 국제규모의 통일문학상이라는 점이다. 그동안 국내에서 통일을 주제로 한 상은 더러 있었지만 통일이라는 이름에 합당한 권위를 갖고 있지는 않았다.
 
 상금규모도 만만치 않다 본상만 5000만원, 특별상은 2000만원에 달한다. 어지간한 권위의 문학상 상금규모를 훌쩍 뛰어넘었다.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이호철 통일로 문학상 제정 선포 및 수상작가 발표 기자설명회가 열린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염무웅 심사위원장이 본상 수상작가를 발표하고 있다.  초대 본상 수상작가로 김석범 작가를 특별상 수상작가는 김 숨 작가를 선정했다. 시상식은 오는 17일 오후 2시 파주 DMZ에서 개최된다. 2017.09.06. amin2@newsis.com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이호철 통일로 문학상 제정 선포 및 수상작가 발표 기자설명회가 열린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염무웅 심사위원장이 본상 수상작가를 발표하고 있다.  초대 본상 수상작가로 김석범 작가를 특별상 수상작가는 김 숨 작가를 선정했다. 시상식은 오는 17일 오후 2시 파주 DMZ에서 개최된다. 2017.09.06. [email protected]

 이 상의 이름에 포함된 '통일로'라는 의미에서 알 수 있듯이 남북통일을 향한 강렬한 바람이 담겨있는, 최초의 문학상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김우영 은평구청장은 "이호철 선생이 말한 귀향은 단순히 고향에만 돌아가는 게 아니라 우리 현대사를 관통하는 분단, 통일의 염원하는 문학정신을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구청장은 "문학은 불가능의 예술이다. 정치나 경제가 가능성을 중심으로 움직인다면 문학은 이루지 못하는 꿈을 허구를 통해 말하는 것"이라며 "언제서부터인가 통일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하지만 불가능한 것에 도전하는 게 문학이 아닌가. 통일을 담아내는 이호철 통일로 문학상을 은평구가 만들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호철 작가와 마찬가지로 실향민 출신인 김우종 평론가는 "통일로(統一路)는 통일의 날이 되면 맨 먼저 고향으로 갈 때 밟을 길"이라며 "이호철 통일로 문학상은 감사한 이름이다. 통일을 목적으로 밝힌 문학상 이름은 이것 하나밖에 없다. 우리나라에서 통일 과제 이상의 것은 우리 문인들에게는 더 이상은 없다. 우리 삶의 기쁨 슬픔은 모두 분단에서 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염무웅 평론가는 "우리나라 문학상 종류 참 많지만 400여가 된다고 한다. '또 다른 상이 제정될 필요가 있을까' 의문을 가질 수 있지만 이호철 통일로 문학상이야말로 반드시 제정되지 않으면 안 될 상"이라며 "70여년 분단 아픔, 통일의 꿈을 가져왔는데 아직까지 통일문학상이 없어 안타까웠는데 이번 제정이 큰 의미를 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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