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전쟁 위험 고조에도 한국 국민은 평온···트럼프를 더 우려해"

기사등록 2017/08/10 15:44:22

【서울=뉴시스】오애리 기자 = 미국 정부와 북한이 연일 험악한 위협을 쏟아내면서 한반도에서의 전쟁 가능성이 어느 때 보다 높아지고 있지만 한국 내에서는 그런 위기상황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고 CNN이 9일(현지시간) 서울발로 보도했다.

 CNN 기자는 이날 서울에서 위성으로 연결한 리포팅에서 "여러 나이 대의 시민들을 인터뷰했는데, 20대와 30대 등 젊은이들에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 발언에 대한 생각을 물어 보면 "트럼프가 무슨 말을 했다는거냐"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8일 북한을 향해 "세계가 본 적 없는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데 이어 북한이 "괌을 타격하겠다"고 구체적으로 공격 목표를 지적하는 등 무력충돌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지만, 한국 젊은이들은 의외로 무관심한 반응을 나타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 이유로 "한국인들은 뉴스에 민감하지만, 북한으로부터 호전적인 언사엔 익숙해져 있다"는 점을 꼽았다. 한국인들은 수십년동안 북한의 위협 하에서 살아온 만큼 북한의 새로운 대륙간탄도미사일과 북미 간 '말 전쟁'에 대해 미국인과는 다르게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전쟁 위협이 고조되고 있는 중에도 한국의 트위터 상에서는 일요일 13일과 화요일 15일 광복절 공휴일 사이에 끼인 14일 월요일이 휴일로 지정될 수있다는 소문이 주 화제가 됐다고 CNN은 전했다.

 CNN 기자는 한국 국민의 이같은 태도는 정치적으로 무관심하기 때문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한국인은 정치적으로 매우 적극적이며, 불과 몇달 전만하더라고 말 그대로 수백만명이 거리에 나와 (박근혜)대통령에 반대하는 평화 시위를 벌였고, 역사적인 탄핵을 이뤄냈다"는 것이다.

 기자는 "한국 국민들은 도널드 트럼프 보다는 김정은에 더 익숙해 있다"며 "트럼프의 행동이 (한국에서)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 국민들이 "기이하게도 이웃의 제멋대로 구는 지도자(김정은)보다 동맹국인 미국 지도자를 더 우려하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CNN 기자는 자신이 인터뷰한 여러 한국인들이 트럼프 대통령을 "뭔가 입증하려고 하는 비이성적인 인물로 보고 있으며, 김정은으로 하여금 비이성적인 결정을 하도록 밀어부치고(push)있는데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고 말했다. 그런가하면 북한에 대한 선제 공격을 환영하는 베이비부머와 극우보수파들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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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17/08/10 15:44:22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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