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의원과 안철수 전 대표는 공개 관람에 나선 반면 천정배 전 대표는 공개 관람 대신 호남 당심 훑기를 선택했다.
택시운전사는 5·18 당시 언론 통제를 뚫고 광주 실상을 취재해 세계에 알린 독일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와 그를 태우고 서울에서 광주를 향한 택시운전사 김사복, 그리고 광주시민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5·18기념재단 등이 자문, 자료제공 등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영화 제작을 돕는 등 호남권으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공개 관람을 통해 오는 27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핵심 지지기반인 호남의 직간접적인 관심을 유도할 수 있다.
정동영 의원은 지난 8일 밤 청년 당원들과 택시운전사를 관람한 뒤 취재기사로서 5·18을 지켜봤던 과거를 공개하는 등 호남과 연관성을 강조했다.
정 의원은 9일 서울시당 당원 연수에서도 택시운전사를 관람한 얘기를 꺼내면서 "마음이 많이 무거웠다"며 "5·18이나 광주는 아직 섬에서 완전히 탈출하지 못했다. 당시 저는 취재기자로 광주에 있었는데 20년 동안 광주의 광자도 입에 올리지 못했다. 살아남은 자의 부끄러움이었다"고 말했다.
이는 안 전 대표가 주장하는 '탈호남' 프레임에 정면 반박한 것으로 향후 이에 대한 양측 간 치열한 노선 경쟁이 점쳐진다.
안 전 대표도 이날 오후 5시30분 당 출입기자 등과 함께 영화 '택시운전사'를 관람한다. 그는 영화 상영 전후로 브리핑도 진행할 계획이다. 안 전 대표 측은 "이 영화에 담긴 5·18의 의미를 되새기고자 함께 관람하는 자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안 전 대표 측 선거를 돕고 있는 문병호 전 최고위원은 이날 CPBC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김성덕입니다'에 출연해 "국민의당은 앞으로 호남을 중시하면서도 비호남권에서 지지를 얻어야한다"며 호남당 이미지 탈피를 강조했다.
문 전 최고위원은 "국민의당은 호남 유권자자 지지해줘서 탄생했다"고 인정하면서도 "호남 유권자는 비호남권 지역에서도 지지받는 후보를 지지한다. 안철수가 대선 실패한 것도 비호남권에서 지지를 못 받았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천 대표 측은 택시운전사 공개 관람 여부를 묻는 질문에 "당원들과 열심히 소통하겠다"고 답했다.
천 대표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개혁적 정체성을 분명히 해서 작년 총선 당시 호남과 전국에서 받은 지지 그 이상을 회복하겠다"며 "호남 없이 개혁도 없다. 호남을 기반으로 전국정당화를 반드시 이루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국민의당에게 호남이란 생명을 불어 넣어주신 어미의 뱃속과도 같은 곳"이라며 "호남 지지를 회복하지 못하면 지방선거 승리는 물론이고 전국정당화도 당의 생존도 불가능하다. 호남에 갇히는 것도 곤란하지만, 호남 없는 국민의당은 상상할 수 없다"고 호남정신을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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