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정부와 연계 의혹 짙어져
【모스크바=AP/뉴시스】이재준 기자 = 작년 미국 대선 동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와 만나 '내통 스캔들'의 핵심 인물로 지목 받아온 러시아인 변호사 나탈리야 베셀니츠카야가 러시아 정보기관 측 변호를 맡은 적이 있는 것으로 21일(현지시간) 드러났다.
AP 통신이 자체 입수한 2011~2012년 사이 러시아 법원 기록을 보면 베셀니츠카야는 러시아 정보기관 연방보안국(FSB)이 운영하는 '군부대 55002'가 휘말린 건물소유권 분쟁 소송의 변호사로 일했다.
트럼프 주니어는 대선 캠페인 기간 중인 지난해 6월9일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에게 타격을 줄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겠다며 접근한 베셀니츠카야를 뉴욕 트럼프 타워에서 만났다.
당시 트럼프 주니어와 베셀니츠카야의 회동 자리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 선거캠프 선대본부장이던 폴 매너포트 등이 참석했다.
이런 정황에서 베셀니츠카야는 '러시아 스캔들'의 주역으로 러시아 정부 측과 깊은 연계 고리를 갖고 있다는 의심을 사왔다.
더욱이 트럼프 주니어와 면담을 주선한 사람도 베셀니츠카야가 러시아 검찰총장으로부터 트럼프에 관한 얻은 정보를 갖고 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하지만 베셀니츠카야는 그간 러시아 측과 연관성을 일절 부인해왔는데 실제로는 FSB 변호인으로 활동한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그를 둘러싼 의혹이 한층 짙어지게 됐다.
베셀니츠카야가 FSB 소송대리를 맡은 재판에서 법원은 55002 부대가 건물을 무단 점거한 것으로 보고 소유권을 연방자산청(Federal Property Agency)에 넘기도록 패소 판결했다.
앞서 베셀니츠카야는 지난 19일 러시아 관영방송 RT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상원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베셀니츠카야는 "트럼프 주니어와 관련한 현재의 집단적 히스테리 상황에 대한 배경을 변호사를 통하거나, 미국 상원 증언을 통해 밝힐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