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의 여왕' 고이케 도쿄도지사, '포스트아베' 입지 굳혀

기사등록 2017/07/03 07:33:29

【도쿄=AP/뉴시스】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 도지사가 29일 도쿄에서 자신의 '도민 퍼스트회' 선거 유세에서 군중들을 향해 손을 흔들여 인사하고 있다. 다음달 2일 실시되는 도쿄 도의회 선거는 일본의 정치 지형에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에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고이케 지사가 새로 만든 정당 '도민 퍼스트회'가 큰 승리를 거둔다면 고이케 지사의 입지가 강화돼 총리직에 도전할 수도 있다. 2017.6.30
【도쿄=AP/뉴시스】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 도지사가 29일 도쿄에서 자신의 '도민 퍼스트회' 선거 유세에서 군중들을 향해 손을 흔들여 인사하고 있다. 다음달 2일 실시되는 도쿄 도의회 선거는 일본의 정치 지형에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에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고이케 지사가 새로 만든 정당 '도민 퍼스트회'가 큰 승리를 거둔다면 고이케 지사의 입지가 강화돼 총리직에 도전할 수도 있다. 2017.6.30
【서울=뉴시스】오애리· 김혜경 기자 = 고이케 유리코(64) 일본 도쿄도 도지사가 2일 치러진 도쿄도의회 선거에서 대승을 거두면서 '포스트 아베'의 입지를 굳히게 됐다.

 NHK, 아사히 등의 보도에 따르면, 고이케 도지사는 승리가 확실시되는 2일 밤 기자회견에서 "최고 정당이 되기에 충분한 의석을 확보했다"며 "도쿄도민의 개혁에 대한 기대를 보여준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의회’라는 슬로건이 도민의 가슴에 울려 퍼졌다고 본다"면서 "정치경험은 없지만 변호사나 회계사 등 전문성을 가진 사람들이 도의회에 들어감으로써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도정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의욕을 나타냈다.

 고이케 유리코는 효고현 출신으로 이집트 카이로대학으로 유학, 졸업 후 아랍어 통역사를 거쳐 니혼TV와 TV도쿄에서 유명 방송인으로 활약했다. 1992년 일본신당 후보로 참의원 선거에 당선되면서 정계에 입문했다. 이듬해 중의원 선거에 도전, 당선됐고 이후 효고현과 도쿄도에서 내리 8선을 했다. 2000년 자민당 입당 뒤 2003년 환경상, 2007년에는 여성 최초로 방위상에 임명됐다. 하지만 2012년 당 총재 선거에서 아베 신조 총리와 경쟁하던 이시바 시게루 당시 지방창생담당상을 지지하면서 비주류가 됐다.

 고이케가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린 것은 작년 7월 일본 최초의 여성 도쿄 도지사로 당선됐을 때다.  아베 총리에게 단단히 미운털이 박힌 고이케는 도쿄 도지사 선거에서 자민당의 지지를 얻지 못했다. 그러자 그는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며 자민당이라는 거대 정당에 맞섰고, 결국 여·야당 후보를 큰 표차로 따돌리며 당선돼 크게 주목 받았다.

 고이케가 자민당의 지지를 얻지 못했음에도 일본의 수도 도쿄의 수장 자리를 차지한 것은 당 지지 없이도 호기롭게 출사표를 던진 두둑한 배짱 및 그의 과감한 개혁정책에 유권자들이 표를 던졌기 때문이다. 또 4년 넘게 이어진 아베 정권에 대한 도민들의 피로감 등이 배경으로 작용했다.

  '선거의 여왕'으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고이케의 인기몰이는 도지사 당선 이후 더 가속화했다. 그는 당선 직후부터 자민당이 추진해온 각종 정책에 '노(No)'를 외치며 인기몰이를 시작했다. 맨 먼저 도쿄의 부엌이라고 불리는 일본 최대 수산물시장인 쓰키지(築地) 시장 이전에 제동을 걸었다. 쓰키지 시장은 당초 지난해 11월 도요스(豊洲) 시장으로 이전할 예정이었지만, 고이케는 예정지의 토양 안전성 검토가 충분하지 않다며 이전을 무기한 연기했다. 쓰키지 시장 이전 연기는 도민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도요스 지역은 과거 조선소, 화력발전소, 가스공장 등이 있던 공장지대였기 때문에, 환경문제를 이유로 이전을 반대하는 시민들이 많았다. 이외에도 고이케는 선거 공약으로 내걸었던 도쿄올림픽 개최 비용 하향 조정, 자신의 급여 삭감 등을 시행에 옮겨 도쿄도민의 마음을 제대로 사로잡았다.

  그러나 고이케 지사의 이러한 파격적인 개혁정책이 사실상 인기를 의식한 포퓰리즘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더해 고이케의 포퓰리즘의 끝은 '일본 최초의 여성 총리'라는 분석도 있다.  최근 일본 시사주간지 주간 겐다이(現代)가 주요 언론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인터뷰에서 요미우리신문의 한 기자는 "고이케는 총리가 되기 위해 도지사가 된 것 같다"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고이케 지사는 아베와 각을 세우고 있기는 하지만, 극우 정치 성향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는 아베와 공통된다. 평화헌법 개정을 주창하는 '개헌파'로, 아베 총리와 안보면에서 궤를 같이 하고 있다. 일본 대표적 극우단체인 '일본회의'의 국회의원 간담회 부회장을 지냈으며, 혐한단체인 재특회(재일특권을 허용하지 않는 시민모임) 관련 활동을 한 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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