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왕회장 귀국 발언, 대통령 사면으로 이해"

기사등록 2017/06/22 18:24:17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 22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2017.06.22.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 22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2017.06.22. [email protected]
"암호 사용 여부 사전에 별도 얘기한 적 없어"
그룹 임원 언급한 숙제는 '경제 기여'로 이해
朴독대서 "'반대 무릅쓰고 사면' 말한적 없어"

 【서울=뉴시스】 강진아 나운채 기자 = 최태원(57) SK그룹 회장이 수감 생활 중 그룹 임원에게서 '왕회장이 귀국을 결정했다'는 말을 들은 뒤 그걸 사면의 뜻으로 이해했다고 법정에서 진술했다.

 최 회장은 2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61)씨의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 22차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이 같이 밝혔다.

 최 회장과 김영태 SK그룹 부회장의 교도소 녹취록에 따르면 김 부회장은 최 회장의 사면 사흘 전인 2015년 8월10일 '왕회장이 귀국을 결정했다. 몇가지 숙제는 있지만 귀국 계획은 잘 되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박 전 대통령 변호인인 유영하 변호사가 "'왕회장은 대통령', '귀국은 사면'을 말한다고 한다"고 묻자, 최 회장은 "그런 뜻으로 말한 것 같다"고 답했다.

 유 변호사가 "김 부회장은 (법정에 나와) '숙제'를 투자 확대와 일자리 창출이라고 했다"고 묻자, 최 회장은 "그렇다"며 "경제에 기여하고 앞으로 많은 일들을 해야 할 것이라는 취지로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숙제에 당시 박 전 대통령이나 정부 고위 관료에 대한 금품 지원이 포함돼 있다고 생각하냐"는 유 변호사 질문에는 "아니다"라고 고개를 저었다.

 사면을 직접 말하지 않고 암호를 사용한 것이 사전에 협의된 것은 아니라고 했다. 최 회장은 "사면심사위원회가 오전에 열렸고 아마 거기서 결정된 것을 듣고 온 것 같다"며 "그래서 아마 그런 보고를 하지 않았을까 싶다"고 추측했다.

 최 회장은 또다른 임원에게 복권까지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유 변호사가 "접견 당시 석방만 된다고 들었나 아니면 복권까지 들었냐"고 묻자, 최 회장은 "복권까지 있는 것으로 들었다"며 "사면 결정을 누구에게 들었는지는 묻지 않았다"고 말했다.

 유 변호사가 "사면 혜택이 주어진 이유"를 캐묻자, 최 회장은 "경제 기여를 할 수 있다고 보지 않았을까"라며 "제 추측이고 정확한 사실이 아니라 말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답했다.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이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판에 참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2017.06.22. park7691@newsis.com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이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판에 참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2017.06.22. [email protected]

 최 회장은 사면 후 개별적으로 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에게 감사 인사를 한 적은 없으며, 김창근 SK이노베이션 회장이 안 전 수석에게 '하늘같은 은혜를 잊지 않겠다'는 등 감사 문자를 보낸 것을 보고 받은 바 없다고 진술했다.

 한편 최 회장은 지난해 2월16일 박 전 대통령과의 면담 당시 '반대를 무릅쓰고 사면을 해줬다'거나 'SK그룹은 정부에 규제완화 혜택을 많이 받은 기업'이라는 등의 말은 듣지 않았다고 밝혔다.

 유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에게 'SK그룹은 그동안 정부에 규제완화 혜택을 많이 받은 기업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거나 '최 회장 사면은 많은 이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내가 해준 것을 잊지 말라'는 취지의 말을 들었냐"고 물었고, 최 회장은 "그런 말은 안했다"고 답변했다.

 검찰은 지난 20일 재판에서 청와대가 작성한 'SK 관련 말씀자료'에 'SK가 규제완화 혜택을 많이 받은 기업임을 명심해야 한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고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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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왕회장 귀국 발언, 대통령 사면으로 이해"

기사등록 2017/06/22 18:24:17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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