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후 세종 정부청사에서 취임식을 가진 도 장관은 "지치고 힘들고 어려운 과정을 지나온 여러분께 시 한 구절을 들려드리며 첫인사로 대신하겠다"며 러디어드 키플링의 시 '만일'을 인용했다.
'만일 네가 모든 걸 잃었고 모두가 너를 비난할 때/ 너 자신이 머리를 똑바로 쳐들 수 있다면,/ 만일 모든 사람이 너를 의심할 때/ 너 자신은 스스로를 신뢰할 수 있다면,/ 만일 네가 기다릴 수 있고/ 또한 기다림에 지치지 않을 수 있다면,/ 거짓이 들리더라도 거짓과 타협하지 않으며/ 미움을 받더라도 그 미움에 지지 않을 수 있다면,(…)'
'거짓과 타협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담은 이 같은 시구 내용을 보면 도 장관이 취임사에서 던진 메시지는 명확해 보인다. 그간 자행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로 인해 오명을 쓴 문체부가 이제는 외압에 굴하지 않는 떳떳한 정부 부처로 거듭나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도 장관도 이날 이런 점을 가장 강조했다. 그는 "영혼이 있는 공무원이 되라"며 "'공무원이 무슨 영혼이 있느냐'라는 말은 하지 말라. 문체부에서 일하는 여러분들이야말로 영혼이 있는 공무원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여러분의 사유, 여러분의 감수성, 여러분의 상상력, 여러분의 행동이 그대로 문화예술인들에게 영향을 미친다"며 "여러분 자신부터 정서적으로 똑똑한 사람이 되라"고 당부했다.
그만큼 블랙리스트의 문제점을 강조한 도 장관은 지난달 블랙리스트 재판에서 있었던 '장모 부장'이라는 한 인물의 증언도 소개했다. "근 1년간 받은 유일한 지시는 '어떻게 배제할 것인가'였다. 대한민국을 살리는 명령이라면 밤새워서라도, 아니 목숨을 바쳐서라도 할 텐데, 지난날 지시는 그렇지 못했다"는 게 장 부장의 증언이다.
이에 대해 도 장관은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이 말 안에 들어 있다"며 "여러분에게 연극, 문학, 창작음악 등 문화예술 활성화 방안을 요구할 것이다. 국민들의 건강한 삶을 위한 더 나은 계획을 만들자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도 장관은 취임사에서 '사랑에 대한 열정, 지식에 대한 탐구, 고통에 대한 연민이 자기 인생을 끌고 온 힘이었다'는 버트런드 러셀의 말을 인용하면서 "고통에 대한 연민, 소외된 사람들에 대한 관심, 어려운 예술인, 체육인들에 대한 연민을 잃지 않는 사람이 돼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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