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고층 아파트 대화재 "예고된 재앙이었다" ···4년 전부터 입주민 우려 쏟아져

기사등록 2017/06/14 17:54:49

최종수정 2017/06/14 18:00:00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14일(현지시간) 대형 화재가 난 영국 런던의 고층 아파트에 대해 관리 부실로 재난이 발생할 거란 경고가 오래 전부터 제기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새벽 1시께 런던 서부의 24층 아파트 '그렌펠 타워'(Grenfell Tower)에서 큰 불이 나 사망자가 여러 명 발생했다. 이 건물은 1974년 건설됐으며 120가구가 입주해 있다.

 일간 인디펜던트 등에 따르면 화재 건물 입주민들이 구성한 단체 '그렌펠 액션 그룹'(GAG)은 작년 11월 자체 웹사이트에 이대로 두면 건물에 대형 사고가 터질 수도 있다는 경고글을 게재했다. GAG는 앞서 2013년에도 웹사이트에 소방당국의 전년도 방화시설 조사 보고서를 게재하면서, 화재 위험이 높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 런던=AP/뉴시스】 영국 런던 고층 아파트에서 14일(현지시간) 화재가 발생해 불길과 연기가 치솟고 있다. 2017.06.14
【 런던=AP/뉴시스】 영국 런던 고층 아파트에서 14일(현지시간) 화재가 발생해 불길과 연기가 치솟고 있다. 2017.06.14
이 단체는 지난 해 글에서도 물 안전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화재 위험이 있다며 일단 사고가 발생하면 '엄청난 재앙'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리의 경고를 전부 들은 척도 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재앙이 필연적으로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시간 문제일 뿐"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재앙이 일어난 뒤에야 주민들의 우려를 들을 것"이라며 "안타깝지만 우리는 심각한 인명 피해가 발생하고 나서야 외부 조사가 허용될 거라고 결론내렸다"고 했다.

 이브닝스탠다드(ES)는 GAG가 작년 11월 게재한 글 외에도 약 4년 전부터 건물 관리 부실로 인한 화재 위험성을 건물을 소유한 '켄싱턴-첼시 주민 관리 모임'(KCTMO)에 제기해 왔다고 전했다.

【 런던=AP/뉴시스】영국 런던 고층 아파트에서 14일(현지시간) 화재가 발생해 건물 전체가 화염에 휩싸여 있다. 201706.14
【 런던=AP/뉴시스】영국 런던 고층 아파트에서 14일(현지시간) 화재가 발생해 건물 전체가 화염에 휩싸여 있다. 201706.14
GAG는 건물 출입구 수가 부족한 데다 응급 서비스의 접근권이 "극도로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또 주민들이 불이 날 경우 그냥 집 안에 머무라는 권고를 받기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화재 현장에 있던 한 주민은 BBC방송에 화재 시 최대 한 시간은 건물 안에서 기다려도 된다는 권고를 받은 적이 있지만 이를 무시하고 가족들을 데리고 대피했다고 말했다.

 영국 소방 당국과 경찰은 이번 화재로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확인했다. 화재 수습 작전이 아직 진행되고 있어 정확한 사상자 수는 알 수 없다. 50여 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고만 알려졌다.

【 런던=AP/뉴시스】영국 런던 고층 아파트에서 14일(현지시간) 화재가 발생한 가운데 한 입주자가 창밖을 내다보며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 201706.14
【 런던=AP/뉴시스】영국 런던 고층 아파트에서 14일(현지시간) 화재가 발생한 가운데 한 입주자가 창밖을 내다보며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 2017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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