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수지 기자 = 영국 총선 후 1주일이 다 돼가는데 테리사 메이 총리의 연립정부 구성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자 영국 정부와 탈퇴(브렉시트) 협상 상대인 유럽연합(EU)의 조급증이 커지고 있다고 CNN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EU 관계자들은 브렉시트 협상을 하고 싶어 안달이 난 상황이지만, 메이 총리는 현재 새 정부의 구성 협상에 때문에 정신이 없다.
CNN은 메이 총리가 이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한 공동 기자회견에서 오는 19일 예정된 협상 개시일을 지키겠다고 강조하기는 했지만, 이날 협상이 개시되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영국 총선 결과 보수당이 과반의석을 얻지 못하는 헝의회가 되면서 메이 총리의 '하드 브렉시트' 협상전략은 사실상 공중 분해됐다. 마크롱 대통령은 메이 총리에게 2년간 협상기간 연장 불가 방침 즉, 오는 2019년 3월 영국이 EU를 떠나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을 것으로 보인다.
EU 지도부와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영국 정부가 리스본 조약 50조를 발동한지 이미 3개월이 되는 데 진전이 없는 데다 예정된 협상 개시 일정도 혼돈에 빠지면서 불만이 커지고 있다.
EU의 브렉시트 협상 책임자 미셸 바르니에 수석대표는 12일 파이낸셜타임스 등 유럽 언론 공동 기자회견에서 영국 정부에 시간낭비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그는 “다음 주면 영국 정부가 리스본 50조 발동 통지서를 보낸 지 3개월이 다 되는데 우리는 협상을 시작조차 못하고 있다”라며 “영국 정부만 준비하면 우리도 바로 된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나 자신과 협상할 수 없지 않으냐?”라고 꼬집었다.
기 베르호프스타트 유럽의회 브렉시트 협상대표도 12일 협상이 2년 내에 끝나지 않으면 영국은 탈퇴해야 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CNN머니와 인터뷰에서 "(브렉시트 협상이) 2019년 3월29일 이전에 마쳐야 한다“라며 ”그렇지 않으면 (영국에) 잔인한 탈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데이비드 캐머런 전 총리 시절 EU 보좌관이었던 매츠 퍼슨은 이날 CNN에 “마크롱 대통령과 EU 지도부가 바라는 것은 확실성”이라며 “메이 총리는 정말 확신을 주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지난 3월 당시에는 2019년 3월이 먼 미래처럼 보였지만 시간이 많이 지나서 이젠 일정이 빠듯해졌다”라며 “협상해야하는 모든 측면을 고려하면 사실상 시간이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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