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하, "반말하느냐" 따지며 양측 고성 오가
朴, 굳은 표정으로 재판 지켜보다 결국 웃음
【서울=뉴시스】나운채 기자 = 박근혜(65) 전 대통령 변호인인 유영하(55·사법연수원 24기) 변호사와 재판 증인으로 나온 유진룡(61)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법정에서 설전을 벌였다.
피고인 신분으로 앉아있던 박 전 대통령은 두 사람의 설전을 지켜보다 갑자기 웃음을 터트리는 모습을 보였다.
유 전 장관은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61)씨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혐의 재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했다.
유 전 장관은 지난 2013년 8월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승마협회 관련 비리 조사 보고서를 작성한 노태강 당시 문체부 체육국장(현 문체부 2차관) 등을 경질할 것을 지시받은 정황 등을 증언했다.
유 전 장관은 노 차관에 대해 "당시 청와대서는 노 차관이 많은 문제가 있었다고 하지만, 실제로 노 차관은 상사나 부하직원들로부터 최선의 성적을 받은 사람"이라며 "노 차관을 쫓아내기 위해 그같이 얘기하는 건 말도 안 되는 변명"이라며 강조했다.
검찰 신문이 끝난 뒤 유 변호사는 유 전 장관에게 승마협회 관련 비리 조사에 대한 질문을 건네면서 "거듭되는 보고 지시를 받았다고 했는데, 누구한테 언제 몇 차례 받았느냐"라고 물었다.
유 전 장관은 이에 "문답을 좀 자세히 해 달라"라고 말했고, 유 변호사가 재차 같은 내용을 묻자 "변호사가 예를 든 문장에 다 나온다"라며 답을 대신했다.
유 변호사는 "다시 읽어드리겠다"라고 말하며 질문을 이어갔고, 유 전 장관은 "그것을(증인 신문 사항이 적힌 종이) 줘 보라"라며 손을 내밀었다.
이에 재판부는 두 사람을 진정시킨 뒤 "흥분하면 사건 파악, 진행이 어려워진다"라며 "감정적인 면이 개입되지 않도록 해 달라"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은 증인신문이 진행되는 동안 굳은 표정으로 유 전 장관을 조용히 쳐다보거나 눈을 감은 채 고개를 숙이곤 했다.
박 전 대통령은 그러나 유 전 장관과 유 변호사가 설전을 벌이자 갑자기 듯 웃음을 터뜨렸다가 고개를 숙여 얼굴을 감추는 모습을 보였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내 웃음을 머금은 뒤 옆에 앉아있던 또 다른 변호인에게 귓속말로 무언가를 얘기한 뒤 다시 굳은 표정으로 재판에 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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