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인권위 "두테르테 성폭행 발언, 농담 소재 아냐"

기사등록 2017/05/29 09:50:29

【마닐라=AP/뉴시스】필리핀의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이 24일 남부 민다나오 사태로 모스크바에서 급거 귀국하면서 마닐라 공항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7. 5. 24.   
【마닐라=AP/뉴시스】필리핀의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이 24일 남부 민다나오 사태로 모스크바에서 급거 귀국하면서 마닐라 공항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7. 5. 24.
【서울=뉴시스】조인우 기자 = 필리핀 인권위원회(CHR)가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의 논란이 되고 있는 강간 발언에 대해 "성폭행(rape)은 결코 농담의 소재가 아니다"고 일침했다.

 28일 필리핀 언론 래플러에 따르면 CHR은 성명을 발표해 "여성들, 특히 계속되는 폭력 사태에 놓인 가난하고 취약한 여성들은 결코 비웃고 조롱할 대상이 아니다"고 밝혔다.

 또 "정부와 보안군, 경찰, 군대 등이 모두 상황에 관계 없이 인권수호자로서의 역할과 모든 사람의 존엄성을 존중할 것을 촉구한다"며 "민다나오에서 대테러 작전을 수행하면서도 인권을 존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지난 26일 계엄령 선포 지역 민다나오에서 한 연설에서 대테러 작전에 투입된 장병들에게 "여러분이 (여성을)성폭행한다면 3명까지는 책임져 주겠다"고 말했다.

 국내외에서 논란이 확산되자 필리핀 대통령궁은 "계엄령 선포 시기에 자신이 모든 군인들의 행동에 전적인 책임을 지고 있음을 단지 허풍처럼 과장한 발언"이라고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여성단체와 인권단체를 중심으로 두테르테의 발언에 대한 비판이 확산되고 있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딸 첼시 클린턴은 트위터를 통해 "전혀 재미있지 않다"며 "두테르테는 인권을 존중하지 않는 살인마"라고 밝혔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의 펠림 카인 아시아지부 부지부장은 "병든 유머감각"이라며 "이 발언은 두테르테 정부가 민다나오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인권유린을 외면할 뿐 아니라 적극적으로 장려할 것이라는 국제사회의 공포를 확인시켜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두테르테는 지난 대선 기간에도 성폭행 피해를 입은 호주 선교사에 대해 "그녀는 너무 아름다웠다"며 "시장인 내가 먼저 (강간)했어야 했는데"라고 말해 논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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