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경쟁]'시장 선점하자'…전자·통신업계 경쟁 '점입가경'

기사등록 2017/05/24 14:33:49

최종수정 2017/05/30 08:51:19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2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월드 IT 쇼 2017'을 찾은 시민들이 KT의 5G VR 체험을 하고 있다. 2017.05.24.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2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월드 IT 쇼 2017'을 찾은 시민들이 KT의 5G VR 체험을 하고 있다. 2017.05.24.  [email protected]
삼성, 2020년 전제품적용·LG, AI생활용 로봇 개발 中
네이버 향후 5년간 5000억…올해 최소 1000억 투입
통신사도 AI스피커 확대…SKT '누구', KT '기가지니'

【서울=뉴시스】이연춘 오동현 기자 = 4차산업혁명의 핵심인 인공지능(AI) 산업이 급성장하면서 기업들이 이 분야에 다투어 뛰어들고 있다. 삼성전자와 네이버 등 IT 기업들을 중심으로 AI를 기반으로 하는 각종 서비스를 잇따라 선보이며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AI는 새로운 전기(電氣)'라는 미국 스탠퍼드대 앤드류 응 교수의 말이 실생활 속에서 빠르게 실현되는 모습이다.

 24일 전자 및 IT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동향에 발맞춰 AI 개발을 위한 투자 열기가 고조되고 있다. 미국 등 선진국에 비해 다소 부족한 AI 기술을 따라잡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스마트폰과 가전시장에서는 AI 접목 경쟁이 치열하다. 수십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홈 사물인터넷(IoT)' 생태계 선점을 위해서다.

 삼성전자는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8 시리즈에 음성인식 AI 비서 '빅스비(Bixby)'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인공지능 시장에 잡기에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빅스비는 가령 "홍길동에게 최근 찍은 사진을 문자 메시지로 보내줘"라고 명령하면 갤러리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최근 사진을 선택한 다음 연락처에서 '홍길동'을 찾은 뒤 문자메시지 앱으로 전송하기까지 3단계 과정을 수행한다. 빅스비는 애플 시리보다 한국어 인식에 뛰어난 모습을 보여준다. 빠르게 말하거나 다소 발음이 부정확해도 비교적 정확히 인식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빅스비를 통해 일정 등록, 메시지 전송 등 최대 3000여 가지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며 "딥러닝 학습 기능이 있어 사용자 데이터가 쌓일수록 더 정확하게 인식해 명령을 수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LG전자가 스마트가전에 구글의 인공지능 서비스를 연동시키며 '스마트홈'을 대폭 키운다. LG전자는 1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마운틴뷰에서 열린 '구글 I/O' 행사에서 구글의 인공지능 스피커 '구글홈'과 연동하는 스마트 가전을 공개했다(사진=LG전자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LG전자가 스마트가전에 구글의 인공지능 서비스를 연동시키며 '스마트홈'을 대폭 키운다. LG전자는 1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마운틴뷰에서 열린 '구글 I/O' 행사에서 구글의 인공지능 스피커 '구글홈'과 연동하는 스마트 가전을 공개했다(사진=LG전자 제공)  [email protected]
이를 통해 삼성전자는 홈 IoT 구축을 위해 2020년까지 가전제품 전체에 AI '빅스비' 를 집어넣을 예정이다. 내년 출시되는 신제품 냉장고는 '빅스비'를 처음부터 탑재할 예정이다. 현재는 삼성 고유의 음성인식 기능인 'S보이스'가 탑재돼 있지만 앞으로는 삼성의 자체 인공지능 플랫폼인 '빅스비'로 통합된다. 여기에 최근 인수를 마무리한 세계 최대 전장기업 하만과 AI분야에서도 본격 협업에 뛰어들고 있다.

 LG전자는 딥러닝 기술을 기반으로 한 AI 가전 브랜드 '딥씽큐'를 내세우고 있다. 딥씽큐를 적용한 에어컨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설치된 장소의 특성과 사용자의 에어컨 이용습관 등을 학습해 최적화된 냉방을 제공한다. 로봇청소기는 집 안 장애물의 위치와 동선 등을 학습해 점점 효율적인 청소를 할 수 있다. 최근 출시한 AI스피커 '스마트씽큐 허브 2.0'은 LG전자 홈 IoT 시장 진출 계획의 핵심 제품이다.

 인터넷 기업 네이버는 향후 5년간 AI 분야에 5000억원을 투자할 방침을 세웠다. 올해에는 AI 기술 플랫폼에 대한 투자를 최소 1000억원 가량 투입할 계획이다.

 네이버는 다양한 영역에서 AI기술을 적용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지난 2월말 시범 오픈한 네이버i는 AI를 기반으로 한 대화형 엔진으로, 사용자가 음성으로 명령을 내리면 검색, 앱 실행, 번역 등을 수행한다. 향후 쇼핑 주문, 예약, 길찾기 등 여러 영역으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네이버의 AI 추천 시스템 AiRS는 모바일 메인 뉴스 추천뿐 아니라 동영상, 웹툰, 영화, 쇼핑 등 다양한 콘텐츠에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네이버는 AI가 적용된 검색과 인공신경망(Artificial Neural Network) 기반 번역 서비스 파파고(papago)를 모바일 키보드에서 바로 이용할 수 있는 '네이버 키보드'도 출시를 준비 중이다. 더불어 사용자가 촬영한 사진을 올리면 사진 속 사람들이나 상품을 찾아주는 이미지 검색 서비스도 올 상반기 중 진행할 계획이다.

 네이버의 기술연구개발 자회사 네이버랩스는 지난달 '2017 서울모토쇼'에 참가해 실내 정밀지도제작 로봇 M1과 자율주행차, 차량 내 인포테인먼트 플랫폼 등 다양한 생활환경지능 기술을 공개하기도 했다.

 카카오는 미래 성장사업으로 추진중인 AI 사업의 전담 조직을 갖추고, 연내 독자적인 AI 플랫폼 개발과 이를 적용한 카카오 서비스 및 스마트 디바이스를 차례로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서울=뉴시스】SK텔레콤은 자사 인공지능 기기 ‘누구’의 판매량이 가정의 달을 앞두고 10만대를 돌파했다고 3일 밝혔다. 7개월간 ‘누구’를 통해 발생한 대화량이 1억 건을 넘어섰다. 2017.05.03. (사진=SK텔레콤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SK텔레콤은 자사 인공지능 기기 ‘누구’의 판매량이 가정의 달을 앞두고 10만대를 돌파했다고 3일 밝혔다. 7개월간 ‘누구’를 통해 발생한 대화량이 1억 건을 넘어섰다. 2017.05.03. (사진=SK텔레콤 제공)  [email protected]
최근 AI 기술이 주목받으면서 음성으로 카카오톡을 주고받게 해 달라는 니즈와 함께 멜론, 내비게이션, 택시, 뉴스, 검색 등을 AI 기술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고 카카오는 설명했다.

 국내 이동통신사들도 사용자의 음성명령을 수행하는 AI 스피커를 개발하는 등 신사업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SK텔레콤의 '누구'는 지난해 9월 출시 이후 7개월간 사용자와의 대화량이 1억 건을 넘어섰다. 최근에는 사용자가 '누구'를 친구처럼 생각하고 말을 거는 감성대화 사용비중도 45%에 달할 정도로 높아지고 있다. 향후 SK텔레콤은 '누구'와 금융/건설/유통 등 이종산업간의 융합은 물론, API 개방을 통한 중소/벤처 협업 시스템을 구축해 국내 1위 인공지능 기반 통합 서비스 허브(Hub)의 위상을 공고히 할 계획이다.

 KT는 음성인식 AI 서비스 '기가지니(GiGA Genie)'의 플랫폼 비즈니스에 본격 착수하며, AI 생태계 구축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서울모터쇼에서는 '기가지니'와 현대자동차 '아이오닉(IONIQ)'을 연동한 Home to Car(홈 투 카) 서비스를 시연했다. 이 서비스가 상용화가 될 경우 스마트폰 앱으로 차량을 제어하는 전통적인 텔레매틱스 방식에서 한 단계 더 발전한다. 원격시동, 위치안내 등 AI 기반의 음성인식을 통해 차량 제어가 가능해진다.

 LG유플러스 역시 미래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신사업 관련 투자를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리는 등 공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작년에 LG유플러스가 AI, 자율주행차, 5G 등에 신중하게 검토하는 모드였다면 올해는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한 해가 될 예정이다. LG유플러스는 LG그룹 차원의 핵심 기술과 역량을 결집해서 서비스화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최근에는 AI가 의료서비스로도 활용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국내에선 가천대 길병원을 시작으로 총 5개 병원에 도입된 IBM의 AI 의료 서비스 '왓슨 포 온콜로지'가 대표적이다. 앞으로 인공지능(AI)이 병을 진단해 치료법을 제시하는 등 인간도 버거운 일을 척척 수행하게 될 날이 머지 않았다.

 한편 미래창조과학부는 올해 AI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기초기술 분야 연구개발(R&D)에 지난해보다 47% 늘어난 1630억원을 투입한다. 지난해 발표한 '지능정보산업 발전전략'과 '지능정보사회 중장기 종합대책'에 따른 것이다.

 AI 소프트웨어 분야 대표적 R&D 사업은 산업 수요가 큰 언어·시각·음성 분야의 원천기술을 고도화하고 학습·추론 등 차세대 기술을 선도적으로 연구하는 'AI 국가전략프로젝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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