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자들 태극기 들고 모여…눈물 훔치기도
무대 설치 놓고 경찰과 실랑이…취재 경쟁 치열
경찰, 6개 중대 500여명 경력 투입
【서울=뉴시스】변해정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의 첫 재판이 열리는 23일 서울 서초동 법원종합청사 인근은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지지자 10여명이 이른 아침부터 모여들기 시작했다.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 부회장인 시뇽은 정광용 회장을 대신해 전날 홈페이지에 "잘못된 탄핵과 잘못된 구속에 우리는 절규했다. 이제 첫 공판이 열리는 만큼 두눈 부릅뜨고 지켜봐야 한다. 우리의 사법부마저 정치에 물들어 있지는 않은지, 우리 모두 함께 모여 대통령께 힘을 보태야 한다"며 집회 참여 독려 글을 올렸다.
지지자들은 태극기를 손에 꼭 쥐고 박 전 대통령의 무죄를 주장했다. 눈물을 훔치는 중년 여성도 포착됐다.
빨간 모자에 복면까지 써 얼굴을 모두 가린 한 중년 남성은 "박근혜 대통령이 건강하게 출소하기 바란다. 당장 석방하라"고 외쳤다.
일찌감치 모여든 취재진에 강한 반감도 드러냈다. 카메라와 촬영용 사다리를 들쳐 맨 기자를 발견하고는 폭력을 행사하려다 국민저항본부 측이 제지에 나섰다.
집회 장소 가로수에는 '죄 없는 박근혜 대통령을 즉각 석방하라. 대통령을 불법 감금시킨 김수남을 즉각 구속수사 하라. 민주당과 광화문 촛불집회는 말 없는 정치 구테타다'라고 적힌 대한민국바로세우기운동본부 명의의 피켓이 곳곳에 붙어있다.
같은 시간 태극기 집회 사회자였던 손상대 뉴스타운 대표 측이 새로 꾸린 '태극기혁명 국민운동본부(국본)'과 허평환 전 국군기무사령관·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고문 측의 새누리당 집회도 법원 인근에서 열릴 예정이다. 각각 200명, 500명이 참가한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월드피스자유연합와 민주주의국민행동은 오전 11시께 박 전 대통령의 석방과 돈 봉투 만찬 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각각 연다.
법원 앞엔 취재진 역시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내·외신 취재진이 동이 트기 전부터 취재 장비를 끌고 나와 자리 선점을 벌였다. 분초를 다투는 통신사들 뿐 아니라 방송국들이 시시각각 자택 앞 상황을 중계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는 오전 10시부터 법원종합청사 417호 대법정에서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첫 정식재판을 연다.
정식재판은 피고인이 반드시 법정에 나와야 한다. 따라서 박 전 대통령은 지난 3월31일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지 53일 만에 대중에 모습을 드러낸다.
전직 대통령이 피고인석에 앉는 것은 1996년 3월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에 이어 세 번째다. 417호 대법정은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이 12·12 사태와 비자금 사건으로 재판을 받은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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