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주년을 앞둔 연극 '라이어'(극본·연출 이현규)에는 '국민 연극'이라는 수식이 따라 붙는다. 제작사 파파프로덕션에 내세운 캐치프레이즈지만 대학로에서 '연극은 무겁다'라는 대중의 인식을 바꿔 놓은 작품인 만큼 수긍이 된다. 1998년 국내 초연 이후 총 3만5000회 공연, 누적 관객 수 500만을 돌파했다.
가수 겸 배우 손담비와 걸그룹 '브라운 아이드 걸스' 멤버 나르샤 등 스타이지만 처음 연극무대를 밟은 이들을 캐스팅할 수 있는 이름값이 있는 셈이다.
나르샤는 22일 오후 서울 대학로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열린 프레스콜에서 "연극은 처음인데 국민연극 '라이어'에 출연하게 돼 무한한 영광을 느낀다"고 말했다.
나르샤는 '라이어'에서 스트리트햄에 살고 있는 존 스미스의 또 다른 부인이자 메리 스미스와는 정반대의 섹시한 이미지를 지닌 바바라를 손담비와 나눠 연기한다.
뮤지컬 '배트보이' '백구' '사랑은 비를 타고' 등에 나왔고 2000년대 초반 일본그룹 'V6' 멤버 이노하라 요시히코와 함께 일본 연극 '동아비련'에 출연하기도 한 1세대 걸그룹 'S.E.S' 멤버 슈 역시 이번 '라이어'를 통해 한국 연극에 데뷔한다.
극 중에서 메리 스미스를 연기하는 슈는 "연극은 냉정하죠. 전달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잘 전달하고 싶은데 이런 기회가 또 있을까 싶다"고 했다.
영국 희극작가 레이 쿠니의 대표작이다. 또 다른 연극 '룸넘버 13', '프렌즈' 등의 원작자다. 이중생활을 하는 '존 스미스'의 작은 거짓말에서 비롯된 서로 속고 속이는 소동을 유쾌하게 그렸다.
이종혁, 안내상, 우현, 홍석천, 오대환, 권혁준, 김원식, 김광식이 '라이어'와 동고동락한 배우들이다. 손담비, 나르샤, 슈 외에 원기준, 서현철, 안세하, 신다은, 안홍진, 김호영이 새로 합류한 이들이다.
공연의 흐름을 쥐고 있는 인물이자, 첫 거짓말의 발화점인 존 스미스를 나눠 맡는 이종혁은 1999년 이 연극에 출연했다. 당시 형사 트로우튼 역을 맡았던 그는 선배 배우 안내상, 이문식 등과 연기한 것을 떠올리며 "정말 많이 배웠어요. 대사를 말처럼 하는 방법, 거짓말 할 때 호흡과 눈동자가 돌아가는 연기 등을 알게 됐다"고 했다.
그는 '라이어'가 20년 동안 흥행할 것이라고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고 했다. 하지만 "정말 즐거운 작품이고 제가 초반에 연기할 때도 대학로에서 일등이기는 했어요. 선배들과 같이 쌓아온 것이 '라이어'의 힘이 아닐까 한다"고 했다.
이 작품의 초창기 배우인 안내상은 "예전에는 청춘이었다"며 "오늘 일부만 연기했는데도 힘든데 앞으로 2달간 하려니 큰 일 났다"고 웃었다.
이 밖에 윔블던에서 살고 있는 존 스미스의 착한 부인이자 현모양처로 스탠리 앞에서는 헐크로 변하는 다중인격의 소유자 메리 스미스는 슈와 함께 신다은이 나눠 맡는다.
존 스미스와 스탠리 가드너를 궁지로 몰아넣는 포터 하우스는 우현, 권혁준, 김원식이 연기한다. 존 스미스와 스탠리 가드너의 거짓말을 가장 먼저 눈치챈 카리스마 형사 트로우튼은 김광식, 안홍진이 나눠 담당한다. '라이어' 이야기의 열쇠이자, 정체를 알 수 없는 캐릭터인 바비 프랭클린은 홍석천, 오대환, 김호영이다. 7월30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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