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계 이황이 '비단장막' 같다고 한 단양 소백산 철쭉

기사등록 2017/05/18 08:50:30

 【단양=뉴시스】강신욱 기자 = 충북 단양군수를 지낸 퇴계 이황은 자신의 문집에서 소백산 철쭉의 아름다움을 노래했다. 사진은 지난해 소백산에서 열린 철쭉 산행. 2017.05.18. (사진=단양군 제공)   photo@newsis.com
【단양=뉴시스】강신욱 기자 = 충북 단양군수를 지낸 퇴계 이황은 자신의 문집에서 소백산 철쭉의 아름다움을 노래했다. 사진은 지난해 소백산에서 열린 철쭉 산행. 2017.05.18. (사진=단양군 제공)  [email protected]
'유소백산록' '단양산수가유자속기'…철쭉 아름다움 노래

【단양=뉴시스】강신욱 기자 = 오는 25일부터 28일까지 충북 단양군에서는 '연분홍빛 철쭉의 향연'이 펼쳐진다.

 35회 단양소백산철쭉제가 단성면 소백산 일대와 단양읍 상상의 거리에서 열린다.

 충주댐 건설로 수몰되는 실향민의 아픈 마음을 달래고 소백산 철쭉처럼 화려하고 번성하는 새 단양 건설을 위해 1983년 단양문화원이 1회 소백산철쭉제를 개최했다.

 지금은 단양의 대표 축제로, 전국에서 수많은 상춘객이 찾고 있다.

 해마다 5월 하순이면 비로봉을 비롯해 국망봉, 연화봉 등 소백산은 철쭉군락이 산을 붉게 불태우는 장관을 연출한다.

 조선시대 대표적인 성리학자 퇴계 이황(李滉·1501~1570)도 단양의 철쭉을 극찬했다.

 1548년(명종 3) 1월부터 10월까지 단양군수로 있던 퇴계는 형 해(瀣)가 충청도관찰사가 되자 상피제에 따라 풍기군수로 자리를 옮겼다.

 퇴계는 풍기군수로 부임한 다음 해인 1549년 4월23일부터 27일까지 소백산 일대를 유람하고 5월 중 '유소백산록(遊小白山錄)'이란 기행문을 지었다.

 퇴계는 이 소백산 유람기에서 아름다운 철쭉을 '비단장막'에 비유하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퇴계는 '석름봉과 자개봉, 국망봉 세 봉우리가 서로 떨어진 8~9리 사이에는 철쭉이 숲을 이뤘다. 이때 막 한창 피어서 곱고 화려함이 마치 비단 장막 속을 지나는 것 같고, 축융(祝融·중국 남쪽 불의 신)의 잔치에 취한 듯싶어 좋았다'고 적었다.

 철쭉이 군락을 이룬 봉우리에서 석 잔의 술을 마시고 일곱 장의 시를 짓고 나니 이미 해가 저물려고 해서야 옷을 털고 일어나서 철쭉 숲 사이를 지나 중백운암(中白雲庵)으로 내려왔다.

 퇴계는 단양군수로 있던 1548년 6월 단양 산수를 유람하고 지은 '단양산수가유자속기(丹陽山水可遊者續記)'에서도 앞서 단양군수를 한 임제광(林齊光)이 선암(仙巖)이라고 이름을 고친 불암(佛巖)이 '봄이면 철쭉이 타는 노을과 같다'며 '불암은 참으로 기이한 경치 중에 뛰어난 곳'이라고 예찬했다.

 불암은 단양팔경 가운데 하나인 지금의 하선암(下仙巖)을 가리킨다.

 단양군수를 지낸 황준량(黃俊良·1517~1563)도 자신의 시문집인 '금계집(錦溪集)'에서 단양의 철쭉을 읊었다.

 그는 도담삼봉을 노래한 시에서 '숲을 태우는 철쭉은 잔물결에 비치는데'라고 해서 철쭉으로 붉게 물든 도담삼봉 주변 산이 물결에 투영된 모습을 그렸다.

 한말의 개화파 문장가인 김윤식(金允植·1835~1922)은 시문집 '운양집(雲養集)'의 시 '습유만음(濕遊漫吟)'에서 사인암(舍人巖)을 읊으면서 '두 줄 철쭉꽃은 알록달록 물들었네'라고 철쭉의 아름다움을 노래했다.

 옛 성현들은 단양 곳곳을 물들인 철쭉의 아름다움을 이렇게 기록으로 남겼다.

 올해로 35회째를 맞는 단양소백산철쭉제는 '두근두근 콩닥콩닥 떠나세요~ 그리운 사람 함께!'를 슬로건으로 50여 개 세부행사가 펼쳐진다.

 첫날인 25일에는 단양향토음식특별전과 열띤 경쟁을 뚫고 본선 무대에 선 12명의 실버 아이돌이 꾸미는 2회 대한민국 실버가요제가 축제의 막을 올린다.

 26일에는 남한강 수변 특별무대에서 개막식을 축하하는 식전공연과 불꽃쇼, MBC강변음악회가, 나루공연장에서는 철쭉가요제 예심이 진행된다.

 강변음악회에는 '가왕' 더원, 윤수일 밴드를 비롯해 왁스, 왈와리, 우연이, 금잔디 등 인기가수들이 출연한다.

 27일에는 이황선생 추념 전국 서예대회, 전국 다문화 경연대회, 철쭉가요제 본선 등이 열리며, 축제 마지막 날인 28일에는 소백산산신제, 산악인 허영호 대장과 함께하는 소백 산행, 추억의 서커스 쇼 등이 대미를 장식한다.

 주요 행사장인 상상의 거리에는 3D 피규어 체험, 색모래와 압화 체험, 다문화 복식 체험, 방곡도예 체험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올해는 2030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우리 이제 꽃길만 걷자' 행사가 다누리 광장에 마련돼 버스킹과 저글링, 벌룬 공연이 열리고, 꽃을 주제로 한 꽃길과 MD 체험, 포토존을 즐길 수 있다.

 철쭉테마관, 철쭉 소망 트리, 농산물직거래 장터, 꽃 기념품 판매 등 다양한 전시와 홍보 부스도 운영된다.

 축제추진위원회는 관광객이 붐빌 것으로 예상하는 27일(정오~오후 9시)과 28일(정오~오후 6시)에는 단양생태체육공원에서 상상의 거리 입구를 순환하는 셔틀택시를 운영한다.

 소백산 등산로가 인접한 다리안과 가곡면 새밭유원지에서도 28일(정오~오후 6시) 셔틀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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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계 이황이 '비단장막' 같다고 한 단양 소백산 철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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