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투표권 없는 청소년들 "우리도 대통령 뽑는다"

기사등록 2017/05/09 12:12:04

【광주=뉴시스】배동민 기자 = 제19대 대통령 선거일인 9일 오전 광주 동구 황금동 청소년삶디자인센터(구 학생회관) 1층 로비에서 만 19세 미만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나만 안 되는 선거, 투표권을 줄게! 청소년이 직접 뽑는 제19대 대한민국 대통령'이라는 이름의 모의투표가 진행되고 있다. 2017.05.09.   guggy@newsis.com
【광주=뉴시스】배동민 기자 = 제19대 대통령 선거일인 9일 오전 광주 동구 황금동 청소년삶디자인센터(구 학생회관) 1층 로비에서 만 19세 미만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나만 안 되는 선거, 투표권을 줄게! 청소년이 직접 뽑는 제19대 대한민국 대통령'이라는 이름의 모의투표가 진행되고 있다. 2017.05.09.  [email protected]
【광주=뉴시스】배동민 기자 = "우린 미성숙한 존재가 아닙니다."

 제19대 대통령 선거일인 9일 오전 광주 동구 황금동 청소년삶디자인센터(구 학생회관) 1층 로비에서 만난 정연(18·고3)군의 목소리는 확신에 찼다.

 정군은 투표권이 없는 청소년들이 대통령을 뽑는 '모의투표'에 가장 먼저 참여했다. 한국YMCA전국연맹이 전국의 만 19세 미만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나만 안 되는 선거, 투표권을 줄게! 청소년이 직접 뽑는 제19대 대한민국 대통령'이라는 이름으로 마련한 모의투표다.

 광주 촛불집회에 2~3번 참여했다는 정군은 "우리도 가치 판단을 할 수 있다"며 "적어도 박근혜와 같은 사람들이 정치를 하게 놔둬선 안 된다는 것은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살고 있는 나라를 이끌 사람을 직접 뽑지 않는다면 불평도 할 수 없다"며 "반드시 투표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군은 새로운 대통령이 "국민을 생각하는, 행동할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다"며 "야간자율 학습 때문에 힘들어하는 친구들이 많다. 완화해 주면 좋겠다"는 마음을 전했다.

 이날 청소년삶디자인센터에는 정군처럼 자신의 손으로 직접 대통령을 뽑고 싶은 청소년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들은 실제 대선 투표처럼 학생증이나 청소년증으로 신분 확인 절차를 거쳤고, 투표 용지를 받아 기표소로 향했다. 15명의 대선 후보(기권 후보 포함) 중 한 명을 선택한 청소년들은 조심스럽게 투표 용지를 투표함에 넣었다.

 자원봉사자와 선거 참관인들이 공정한 선거를 위해 안내와 감독을 맡았다.

 투표를 마친 청소년들은 입구 앞 게시판에 '내가 만약 대통령이라면' 무엇을 하고 싶은지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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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시스】배동민 기자 = 제19대 대통령 선거일인 9일 오전 광주 동구 황금동 청소년삶디자인센터(구 학생회관) 1층 로비에서 만 19세 미만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나만 안 되는 선거, 투표권을 줄게! 청소년이 직접 뽑는 제19대 대한민국 대통령'이라는 이름의 모의투표가 진행되고 있다. 투표를 마친 청소년들이 '18세 청소년에게 참정권을' 인증 샷을 찍고 있다. 2017.05.09.  [email protected]
 '모든 학교를 남녀공학으로 만들겠다', '교복을 안 입겠다'는 개인적 바람부터 '선행학습 완전 폐지', '야간 자율학습 완전 폐지'와 같은 교육 현장의 변화를 바라는 목소리가 담겼다. '직업 계층 늘리기', '버스 막차 시간 늘리기', '대한민국 문제 TOP3 해결' 등도 대통령이 되면 하고 싶은 일로 꼽았다.

 '18세 청소년에게 참정권을'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인증샷을 찍기도했다.

 이들은 '군대도 18세. 혼인도 18세. 공무원도 18세. 투표권만 19세. 전세계 215개국 18세. 한국만 유일 19세. 이건 너무 불공평해. 청소년도 시민이다. 18세 선거권. 피선거권을 보장하라. 교육감도 청소년의 손으로'라고 요구했다.

 광주YMCA 관계자는 "청소년들의 희망인 '만 18세 참정권'이 꼭 실현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모의투표는 이날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전국에 설치된 투표소에서 진행된다. 청소년임을 증명할 수 있는 청소년증, 학생증, 도서대출증을 지참해야 투표가 가능하다.

 앞서 한국YMCA전국연맹 웹사이트에 선거인단으로 등록한 청소년들은 실제 대선 일정과 똑같이 4일부터 5일까지 온라인을 통해 사전투표를 진행했다. 광주에서도 2000여명의 청소년들이 모의 투표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투표결과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투표 결과를 취합해 오는 10일 발표할 예정이다.

 실제 대선과 투표 결과가 같으면 대통령에게 '청소년이 뽑은 대통령' 당선증을 수여할 예정이다. 반면 결과가 다를 경우 당선자만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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