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세대' 새내기 유권자 "생애 첫 대선 의미 깊다"

기사등록 2017/05/09 12:18:43

【광주=뉴시스】류형근 기자 = 제19대 대통령선거일인 9일 오전 광주 남구 봉선2동 제3투표소 유안초등학교에서 유권자가 투표용지를 받고 있다. 2017.05.09.   hgryu77@newsis.com
【광주=뉴시스】류형근 기자 = 제19대 대통령선거일인 9일 오전 광주 남구 봉선2동 제3투표소 유안초등학교에서 유권자가 투표용지를 받고 있다. 2017.05.09.  [email protected]
만 19~24세 첫 대선 투표권자 400만여명
 만 19세는 66만명…또래라도 투표 못할 수도
 "신기·감동…국민의 한 사람이라는 점 느껴"
 "탄핵 사태 겪으면서 좋은 후보 찍겠다 다짐"

【서울=뉴시스】변해정 기자 = 제19대 대통령 선거일인 9일 전국 투표소 곳곳에서는 생애 처음으로 참정권을 행사하려는 만 19세 유권자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특히 이들은 3년 전 세월호 참사를 겪지 않았더라면 이번 대선에서 첫 투표권을 행사했을 단원고 학생 희생자들과 또래다. 이른바 '세월호 세대'다.

 이들은 '내가 겪을 수도 있었을 일'이라며 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마치 제 일처럼 여겨왔던 터라 이번 대선 투표의 의미가 남다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선거에서 첫 투표권을 얻은 만 19세 유권자는 66만2000여명이다. 조기 대선으로 1998년생 5월10일 이전 출생자까지만 투표가 가능하다. 같은 1998년생이라도 그 이후 출생자는 투표할 수 없다. 

 대선 투표가 처음인 만 19~24세 유권자로 범위를 넓히면 '새내기 유권자'는 전체 유권자 4247만9710명 중 10% 가량으로 추산된다.

 조효순(20)씨는 서울 종로구 신교동 서울농학교에 설치된 청운효자동 제1투표소에서 생애 첫 투표를 했다.

 조씨는 "나라를 위하는 일에 이바지 한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좋다. 정치를 모르지만 친구들과 3차례 촛불집회에 참여하면서 '내가 하면 되는구나'라는 것을 느꼈다"며 "다음 대통령은 대학생 주거와 등록금 문제를 해결해줬으면 한다. 정유라 사건과 같은 대학 내 비리도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1998년 3월에 태어난 대학생 권순찬(20)씨도 간발의 차로 투표권을 얻었다.

 권씨는 경기 남양주시 별내동 투표소에서 소중한 한표를 행사한 뒤 "투표장에 들어가는 것도, 투표용지를 촬영하지 말라는 안내를 받는 것도 다 신기했다.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임을 느낀 시간"이라면서 "빠른 발전에 집중하기 보단 느리더라도 국민이 행복한 방향으로 이끄는 깨끗하고 공정한 대통령이 당선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associate_pic2
【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제19대 대통령 선거일인 9일 오전 서울 용산구 용산공업고등학교에 마련된 한강로동 제4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마스크를 쓰고 투표 전 신분 확인을 하고 있다. 2017.05.09.  [email protected]
 경기 의정부시에 거주하는 정소현(20·여)씨도 "어른이 됐다는 느낌이 든다. 나의 한 표로 모든 것이 바뀌지는 않겠지만 나라를 이끌 사람을 투표했다는 것 자체가 감동스럽다"며 "인성과 실력을 갖춘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았으면 한다. 새 대통령은 장기적인 안목으로 나라를 이끌되 소외된 곳에도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새내기 유권자 외에 젊은층도 자신의 소중한 한표를 행사하기 위해 투표소를 찾았다.

 서울 강남구 삼성2동 주민센터에 설치된 삼성2동 제1투표소에서는 1등으로 투표한 유권자가 20대였다.

 오전 5시45분께 투표소에 도착한 오윤(24)씨는 "이 순간을 기억하고 기념하고 싶어 일부러 잠도 안자고 일찍 나왔다. 원래 정치에 관심이 많다. 소신 투표로 민주시민의 권리를 다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오씨는 10분 먼저 투표소를 찾은 아프리카TV BJ(1인 방송인) 김필기씨에 이어 두 번째로 이 곳을 왔지만 주소지인 역삼동 지정투표소로 가야했던 김씨가 투표할 수 없게 되면서 1등 투표자가 됐다. 

 이어 8시50분께 투표한 강모(21·여)씨는 조기 대선으로 치러진 탓에 후보자와 공약을 검증할 시간이 짧아 아쉽다는 심정을 내비쳤다.

 강씨는 "그동안 TV에서만 접했던 대통령을 내 손으로 직접 뽑는 것이어서 감회가 새롭다"면서 "검증 시간이 얼마 안돼 아쉽긴 하나 대통령 탄핵 사태를 쭉 지켜보면서 이번 선거에서 좋은 후보를 찍겠다는 다짐을 해온 만큼 신중하게 투표했다. 국민과 제대로 소통하는 대통령이 나오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강씨와 동갑내기 박지연(21·여)씨도 투표 직후 "나라를 이끌 대통령으로 직접 뽑는 게 신기할 따름"이라면서 "정치에 크게 관심있는 편이 아니였지만 공약을 이행하지 않은 대통령을 그간 너무 많이 봐왔다. 새 대통령은 공약을 잘 지켰으면 좋겠다. 특히 여성 평등과 성소수자 보호 문제는 꼭 개선해야 하는 과제라고 본다"고 말했다.

 어머니와 함께 온 이경원(21·여)씨는 종로구 청운효자동 제1투표소에서 생애 첫 투표를 했다.

 이씨는 "첫 투표가 19대 대선이라 의미가 깊다. 새 대통령은 다양한 계층의 시민들을 끌어 안는 정책을 펴는 사람이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세월호 세대' 새내기 유권자 "생애 첫 대선 의미 깊다"

기사등록 2017/05/09 12:18:43 최초수정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

기사등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