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한 대통령 뽑자"…궂은 날씨 뜨거운 투표 열기

기사등록 2017/05/09 12:03:21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제19대 대통령 선거일인 9일 오전 서울 중랑구 더홀릭관광호텔 식당에 설치된 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를 하기 위해 본인 확인을 하고 있다. 2017.05.09.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제19대 대통령 선거일인 9일 오전 서울 중랑구 더홀릭관광호텔 식당에 설치된 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를 하기 위해 본인 확인을 하고 있다. 2017.05.09.  [email protected]
미세먼지에도 장사진…밤 새워 '1등 투표'
 엄지척·V자 등 인증샷 봇물…BJ 방송 눈길
 朴 살던 삼성동, 이사간 내곡동 "차기 대통령 중요"

【서울=뉴시스】사건팀 = 제19대 대통령 선거일인 9일 서울 각지의 투표소에는 빗방울이 흩뿌리고 미세먼지까지 심한 흐린 날씨 속에 이른 아침부터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려는 유권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1등 투표'를 하려고 동이 트기 전 단잠을 뿌리치고 투표소를 찾은 시민들로 북적였다. 이들은 한결같이 새 대통령이 안전하고 살맛나는 나라를 만들어주길 바랐다.

 서울 종로구 신교동 서울농학교에 설치된 청운효자동 제1투표소에는 오전 5시40분부터 유권자들이 줄을 지었다. 오전 9시30분 기준 380명이 다녀갔다.

 이 곳에서 가장 먼저 투표한 위기석(46)씨는 "깔끔한 마음으로 투표하고 하루를 시작하려고 일찍 왔다"면서 "새 대통령은 돈 좀 없더라도 국민이 잘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들어줬으면 좋겠다. 대통령 한 명이 너무 많은 일을 하는 것도 문제 같다. 권한이 축소되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20년째 청운동에서 거주한다는 김수(47·여)씨는 생애 첫 투표를 하는 딸 이경원(21)와 함께 왔다.

 김씨는 "성장보다는 성숙한 문화를 이룩하고 국민 화합을 추진하는 대통령이 당선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어머니 뒤를 이어 투표한 이씨는 "첫 투표가 19대 대선이라 의미가 깊다. 새 대통령은 다양한 계층의 시민들을 끌어 안는 정책을 펴는 사람이었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서대문구 창서초등학교에 마련된 신촌동 제4투표소에는 투표 시작 전부터 유권자 10여명이 대기했다. 오전 10시 기준 386명이 투표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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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제19대 대통령 선거일인 9일 오전 서울 강서구 화곡동 동국태권도장에 마련된 화곡제8동 제5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를 하고 있다. 2017.05.09.  [email protected]
 전날 밤을 새우고 투표소로 나왔다는 김가흔(30·여)씨는 "오래전부터 기다려온 선거였는데 사전투표를 하지 못했다. 잠이 오질 않아 밤까지 샜다"며 "다음 대통령은 약속을 잘 지키는 사람이 되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건물의 신촌동 제5투표소 앞에서 오전 5시15분부터 기다린 김성욱(61)씨는 "출근 전 투표를 마치려고 일찍 나왔다. 깨끗한 사람이 새 대통령이 되길 바란다"고 말한 뒤 기표소로 들어갔다.

 파면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새 자택 인근 언남초등학교에 설치된 내곡동 제2투표소에는 오전 10시까지 1000명이 넘는 유권자가 왔다.

 투표 참여자가 많아 기분이 좋다고 말문을 연 임종대(77)씨는 "국정농단이란 불상사를 겪은 한국은 지금 위기다. 이럴 때 일수록 정치·경제적으로 깨끗한 사람이 대통령으로 당선돼야 한다"면서 "갈등이 판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차기 대통령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냈다.

 박 전 대통령이 오랫동안 살았던 전 자택 부근 강남구 삼성2동 주민센터에 설치된 삼성2동 제1투표소에서는 오전 10시 기준 476명이 투표를 끝냈다. 10여명의 대기 줄이 5m 가량 이어져 있다. 

 이날 오전 5시45분께 투표소에 도착한 오윤(24)씨는 "이 순간을 기억하고 기념하고 싶어 일부러 잠도 안자고 일찍 나왔다. 원래 정치에 관심이 많다. 소신 투표로 민주시민의 권리를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오씨는 10분 먼저 투표소를 찾은 아프리카TV BJ(1인 방송인) 김필기씨에 이어 두 번째로 이 곳을 왔지만 주소지 역삼동 지정투표소로 가야했던 김씨가 투표할 수 없게 되면서 1등 투표자가 됐다. 

 아프리카TV BJ 김씨의 인터넷 방송 촬영은 이 곳을 찾는 유권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투표장 계단에 앉아 셀카봉으로 휴대전화를 켜놓은 김씨는 "참정권은 우리의 기본적 권리다. 귀찮고 바쁘다는 핑계로 안 하시는 분들이 혹시라도 있으면 제 방송을 보고 마음을 바꾸라"며 투표를 독려했다. 이 방송은 350여명이 시청 중이었다.

 투표를 마친 시민들은 인증샷 찍기에 여념이 없었다. 해시태크(#)와 함께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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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제19대 대통령 선거일인 9일 오전 서울 강서구 화곡동 동국태권도장에 마련된 화곡제8동 제5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를 하고 있다. 2017.05.09.  [email protected]
 5살과 3살짜리 자녀를 둔 백모(42)씨는 투표소 앞에서 가족사진을 찍은 뒤 "SNS에 올려 투표하지 않은 지인들에게 투표 독려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2살 된 아들과 '내곡동 제2투표소'라고 적힌 문패 앞에서 셀카를 연달아 찍던 김모(26·여)씨는 "아이가 살기 좋은 세상이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투표하러 왔다. 훗날 아들에게 보여줄려고 한다"고 전했다.

 20여분 뒤에는 부녀 유권자가 투표를 마치고 나온 뒤 사진을 찍어댔다. 딸 정모(28·여)씨는 "거짓 없는 정치를 하는 사람이 차기 대통령이 됐으면 한다"며 손가락으로 브이를 그린 아버지의 모습을 휴대전화에 담았다.

 인스타그램 아이디 eu********는 역삼동 제6투표소에서 하트 모양의 손가락 인증 사진과 함께 "망가진 대한민국을 위한 최고의 리더를 뽑기 위해 나도 작은 한표"라고 적었다.

 아이디 sm************는 손바닥에 기표 도장을 찍어 올리고는 "투표율이 높아지는 건 어떤 특정 후보에게 유리한 게 아니라 국민에게 유리하다는 사실"이라고 썼다.

 투표소 곳곳에서 유권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소란도 벌어졌다.    

 삼성2동 제1투표소에서는 중년 남성 A씨가 알바생을 동원해 식당 홍보 전단지를 돌리다가 경찰의 제지를 받았다. A씨는 사전투표 둘째 날인 5일에도 이 곳에서 똑같은 행위를 하다 건물 밖으로 나가달라는 선관위 측의 요구에 "벌금을 떼라"며 맞서다가 퇴장 당한 적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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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한 대통령 뽑자"…궂은 날씨 뜨거운 투표 열기

기사등록 2017/05/09 12:03:21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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