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트럼프 세제개편안에 실망…'셧다운' 불안감 더해 증시 하락

기사등록 2017/04/27 10:58:42

【워싱턴=AP/뉴시스】개리 콘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오른쪽)과 스티브 므누신 재무부 장관(왼쪽)이 26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의 세제개혁안을 발표하기 위해 워싱턴 백악관에서 브리핑을 하려 하고 있다.  2017.04.27.
【워싱턴=AP/뉴시스】개리 콘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오른쪽)과 스티브 므누신 재무부 장관(왼쪽)이 26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의 세제개혁안을 발표하기 위해 워싱턴 백악관에서 브리핑을 하려 하고 있다.  2017.04.27.
【서울=뉴시스】박상주 기자 =  26일(현지시간) 발표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세제개편안에 대해 월가는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다는 실망감을 보이고 있다.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오히려 하락세를 보였다.

 이번 세제개편안이 구체성을 결여하고 있는데다가 트럼프 행정부의 셧다운(부분 업무 정지) 가능성마저 겹쳤기 때문이다. 또한 이번 법인세율 인하에 따른 세수 손실을 채우는 재원 조달 방안이 제시되지 않았다는 점도 시장의 불안감을 더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CNBC뉴스와 월스트리트저널 등의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26일 법인세율을 현행 35%에서 15%로 대폭 인하하고, 개인 최고 소득세율은 현행 39.6%에서 35%로 낮추는 내용의 세제개편안을 발표했다. 세율 간소화와 표준공제액 상향 조정 등의 내용도 포함됐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이날 백악관에서 가진 브리핑을 통해 "이번 세제개혁안은 역사상 최대 규모의 세금 인하 정책이다. 경제 성장과 수백만 개의 일자리 창출, 미국 가정 특히 중산층의 세금 부담을 완화시킬 것으로 자신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썰렁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1.03포인트(0.10%) 하락한 2만975.09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16포인트(0.05%) 내린 2387.45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0.26포인트(0.00%) 낮은 6025.23에 장을 마감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세제개편안에 국경세가 포함돼 있지 않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소매업종의 상장지수펀드(ETF)인 ‘SPDR S&P 소매 ETF (XRT)’는 1% 올랐다.

 피플스 유나이티드 웰스 매니지먼트(People's United Wealth Management)의 수석 투자 담당관인 존 콜론은 “세제 개편과 관련된 논의는 그동안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세제 개편안 발표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분위기가 뜨지 않고 있다. 세부사항들에 대해 여전히 의문점들이 남아 있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11월8일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월가는 세금감면에 대한 큰 기대를 걸어 왔다.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지난해 대선 이후 11.6%나 올랐다.

 이번 세제개편안에 대해 시장이 실망하는 부분은 미국기업들이 해외에 유보하고 있는 수조 달러를 국내로 들여올 때 부과되는 세율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월가에서는 현행 35%인 이 세율이 10%까지 낮춰질 수 있다는 예측이 돌기도 했으나 이번 발표에서는 해외 이익에 "일회성 세금(one-time tax)"을 물리는 것으로만 나와 있다.

 투자소식지 '더베어트랩스리포트'의 로런스 맥도널드 발간인은 "시장은 큰 기대를 했다"면서 "시장은 훨씬 구체적인 세율을 예상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주 후반 발생할 수도 있는 트럼프 행정부의 셧다운도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찰스슈왑의 랜디 프레데릭 부대표는 "일부 시장 참가자들이 투자에 머뭇거리는 이유는 이번 주 후반 정부가 셧다운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과거 정부의 셧다운 시기에 증시가 하락한 적은 없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제까지와는 아주 다르다. 약간의 머뭇거림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어닝스 스콧의 닉 라이치 대표는 "올해 1분기 기업들의 견조한 실적은 그동안 주가 상승을 확인해주는 것일 뿐이다. 올해 1분기 실적은 앞으로 상황을 전망하는 데 사용할 수 없다. 앞으로 상황을 가늠하기 위해서는 올해 2분기 주당순이익(EPS) 전망치 수정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라이치는 올해 2분기 실적 전망치는 지난달 22일 이후 매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라덴버그 탈만 애셋 매니지먼트의 필 블랑카토 대표는 "걱정되는 것은 기업들의 실적이 느르게 개선되고 보통의 속도로 경제 성장이 이뤄지는 가운데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금리를 올리는 것이다. 경제 성장 속도는 변화하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또한 이번 세제개혁안이 법인세율 인하에 따른 세수 손실을 채우기 위한 재원 조달 방안을 포함하지 않고 있다는 점도 시장의 불안감을 더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미 의회 합동조세위원회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대로 법인세율을 15%로 내릴 경우 2조 달러의 세수 감소가 발생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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