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의인' 단원고 교사 4명의 살신성인, 심금 울려

기사등록 2017/03/25 13:59:16

【안산=뉴시스】강종민 기자 = 스승의 날인 15일 오후 경기 안산 세월호 희생자 합동분향소 단원고 교사 영정 앞에 붉은 카네이션이 놓여져 있다. 2014.05.15   ppkjm@newsis.com
【안산=뉴시스】강종민 기자 = 스승의 날인 15일 오후 경기 안산 세월호 희생자 합동분향소 단원고 교사 영정 앞에 붉은 카네이션이 놓여져 있다. 2014.05.15  [email protected]
【안산=뉴시스】이종일 기자 = 2014년 4월16일 침몰하는 세월호 안에서 학생들을 대피시키다가 희생된 교사 4명의 사연이 법원 재판을 통해 알려지면서 심금을 울리고 있다.

 주인공은 최근 법원에서 국가유공자로 판단된 경기 안산 단원고등학교 고(故) 박육근(당시 51)·김응현(44)·전수영(여·25)·최혜정(여·24) 교사다.

 25일 공개된 수원지법 김강대 행정2단독 판사의 판결문에 따르면 이들 교사 4명은 참사 당시 세월호에서 학생들을 대피시키다가 희생됐다.

 2학년2반 담임이었던 전수영 교사는 참사 당시 어머니와의 전화통화에서 "학생들에게 구명조끼를 입혀야 한다"는 말을 남기고 급히 전화를 끊었으며, 남지친구에게는 "구명조끼를 입지 않고 있어 미안하다"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남기고 학생 숙소(세월호 3층) 앞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전 교사는 SNS를 통해 지속적으로 학생들에게 구명조끼를 입으라고 지시했으며, 침착하게 용기를 내라고 격려했다.

 세월호 3층에서 구조된 선사 조리장은 "3층에서 학생들을 다 올려 보내고 힘이 빠져 모든 것을 포기한 것처럼 앉아 있던 여교사(전 교사)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고 증언했다.

 2학년9반 담임 최혜정 교사도 당시 학생들에게 "너희들은 내가 책임질 테니까 다 (갑판으로) 올라가"라고 말한 뒤 바닷물이 차오르는 상황에서 객실 곳곳을 돌아다니며 학생들에 대한 구조 활동을 했다.

 SNS에 "너희부터 나가고 선생님 나갈게"라는 글을 남겨 학생들을 격려한 최 교사는 가슴 아프게도 세월호 인근 해역에서 구명조끼를 입지 않고 숨져 있는 상태로 발견됐다.

 2학년 부장을 맡았던 박육근 교사는 학생들을 데리고 갑판 출입구로 올라와 탈출시킨 뒤 "죽더라도 학생들을 살리고 내가 먼저 죽겠다"며 다시 물이 가득한 선내로 들어갔다가 희생됐다.

 박 교사는 세월호 3층 로비에서 학생들에게 구명조끼 입는 방법을 알려주며 대피를 도왔다. 그러나 박 교사는 학생 숙소가 있는 4층 중앙좌현 3번 방에서 구명조끼를 입은 채 학생들과 함께 숨진 상태로 발견됐다.

 2학년8반 담임 김응현 교사도 학생들을 데리고 갑판 출입구로 올라와 탈출시킨 뒤 다시 선내로 들어갔다가 변을 당했다. 김 교사는 세월호 4층 좌현 1번 방에서 학생들과 함께 숨져 있었다.

 앞서 김 교사 등 희생된 교사 4명의 유족은 2015년 6월 경기남부보훈지청이 국가유공자(순직군경) 유족등록 거부처분을 내리자 거부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했고, 김강대 판사는 최근 재판에서 보훈처의 처분을 취소시켰다.

 김 판사는 "고인들(교사 4명)은 특별한 재난상황에서 자신의 생명이나 안전을 돌보지 않고 학생들의 구조 활동에 매진함으로서 통상 군인이나 경찰·소방공무원이 담당하는 위험한 업무를 수행하다가 숨져 이에 준하는 예우를 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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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의인' 단원고 교사 4명의 살신성인, 심금 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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