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커 "브렉시트 이후 EU 회원국 오히려 늘어난다"

기사등록 2017/03/20 15:52:17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장 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19일(현지시간) 영국 이후 EU를 탈퇴하는 국가는 나오지 않을 것이며 오히려 회원국이 늘어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융커 위원장은 이날 독일 주간 '빌드 암 존탁'과의 인터뷰에서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의 뒤를 밟는 회원국이 또 등장할 가능성에 대해 "없다. 영국을 통해 모두들 떠날 가치가 없음을 깨달을 것"이라고 말했다.

 융커 위원장은 오는 25일 '로마 조약 60주년' 기념 EU 정상회의에서 영국을 제외한 27개 EU 회원국들이 "유럽은 우리의 공통된 미래"라는 뜻을 공유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융커 위원장은 장차 EU 회원국이 30개 이상으로 늘어난다고 전망했다. 다만 자신의 임기가 끝나는 2019년까지는 가입 자격 요건을 충족하는 국가가 나오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브렉시트 협상에 대해 "모든 것을 조목조목 준비해 놨다"며 "영국은 제3국으로 대접받을 준비를 해야 한다. 반쪽자리 회원자격이나 체리 피킹(유리한 것만 취하는 행위)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융커 위원장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샤를 미셸 벨기에 총리, 미로 세사르 슬로베니아 총리 등을 EU에 헌신하는 '전임(full-time) 유럽인'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갈수록 전임 유럽인은 줄고 '비상근(part-time) 유럽인들만 늘어나고 있는 것 같다"며 "비상근 유럽인들은 유럽으로부터 자신들이 받아야 할 것만 받고 무언가 공유하려 하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오는 9월 총선에서 치열한 경쟁을 예고한 메르켈 총리와 마르틴 슐츠 사회민주당(SPD) 당수에 대해서는 "둘 모두 총리 자질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슐츠는 유럽의회 의장 출신이다.

 융커 위원장은 4~5월 프랑스 대선에서 극우 후보 마린 르펜 국민전선(FN) 대표가 당선될 일은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EU는 마린 르펜을 이겨낼 것이다. 르펜은 대통령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융커는 "그가 당선된 데도 유럽 프로젝트의 종말을 뜻하진 않겠지만 분명 배가 흔들리긴 할 것"이라며 "친 유럽 진영이 프랑스 대선에서 승리하기를 기원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 15일 네덜란드 총선에서 친 유럽 성향의 집권 자유민주당(VVD)이 승리해 다행이라며 "프랑스와 독일 선거에 좋은 신호를 보냈다"고 강조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로 인해 미국과 EU의 관계가 소원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EU 회원국의 탈퇴를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융커 위원장은 "미국 대통령이 영국의 EU 탈퇴 결정을 환영하고 다른 국가들도 이를 뒤따르길 증진한다는 사실은 이례적인 현상"이라며 EU가 트럼프의 보호주의 기조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독일과 네덜란드를 나치에 비유한 일은 "전적으로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터키는 유럽에서 재외 유권자를 대상으로 개헌 국민투표 찬성 집회를 진행하려다 불허당했다.

 융커 위원장은 EU에는 터키인 수백만 명이 거주 중이라며 이들 대부분이 현지에 융화돼 유럽의 번영에 기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모든 터키인이 '속좁은'(little) 에르도안 같진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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