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낱 같은 희망 걸었던 靑, 무거운 침묵 속으로

기사등록 2017/03/10 12:29:32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1시간 20분 앞둔 10일 오전 9시40분께 서울 청와대에 적막이 흐르고 있다. 2017.03.10.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1시간 20분 앞둔 10일 오전 9시40분께 서울 청와대에 적막이 흐르고 있다. 2017.03.1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형섭 기자 = 청와대는 10일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기각에 실낱같은 희망을 걸었다가 만장일치로 인용 결정이 내려지자 침통한 분위기 속에 무거운 침묵으로 빠져든 모습이다.  

 박 전 대통령의 운명이 갈린 이날 청와대는 조용히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을 예의주시했다. 헌재 심판이 시작되기 전 한광옥 대통령비서실장 주재로 수석비서관회의를 열어 탄핵 인용·기각에 따른 대응 방안을 시나리오별로 점검했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대부분 선고 직전까지 "조용히 헌재의 결정을 지켜볼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도 헌재가 기각 결정을 내려주기를 내심 기대하기도 했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100% 기각될 것으로 본다"며 "법리적으로 인용할 수 있는 사유가 전혀 안되고 (탄핵심판) 절차상의 하자도 있지 않냐"고 말했다.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긴장된 목소리로 기자에게 탄핵심판 전망을 되묻기도 했다.

 이어 오전 11시 헌재의 판결이 시작되자 청와대 관계자들의 시선은 일제히 TV로 쏠렸다. 박 전 대통령 역시 관저에서 TV를 통해 헌재 판결을 시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청와대의 바람과 달리 헌재가 만장일치로 인용 결정을 내리자 참모들은 상당한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헌재 결정에 아직까지 반응을 내놓지 않으며 침묵을 지키고 있다.

 청와대는 헌재의 인용 결정 직후 다시 한 비서실장 주재로 수석비서관회의를 긴급 개최했다. 회의를 통해 박 전 대통령의 삼성동 사저 이동 문제와 대국민메시지 발표 여부 등을 결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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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인용이 선고된 10일 오전 청와대 대통령관저에 적막감이 흐르고 있다. 2017.03.10.  [email protected]
 대통령직을 상실함에 따라 박 전 대통령은 원칙적으로 바로 관저를 비워줘야 한다. 그러나 현직 대통령이 탄핵으로 파면된 것은 전례가 없던 일인 만큼 언제까지 청와대를 나가야 한다는 구체적인 규정도 없다. 이에 따라 청와대도 박 전 대통령의 퇴거 시기와 행선지, 경호 등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단 박 전 대통령의 행선지는 1991년부터 대통령 취임을 위해 청와대로 떠난 2013년까지 23년간 살았던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저가 될 전망이다. 다만 이곳은 마땅한 경호시설이 없고 사저로 당장 옮길 준비도 해놓지 않아 제3의 장소에서 며칠 머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헌재 결정에 대한 박 전 대통령이나 청와대 차원의 메시지가 나올지는 미지수다. 현재로서는 박 전 대통령이 헌정사상 처음으로 파면된 대통령이란 불명예를 안은 만큼 별도의 입장 발표 없이 관저를 나갈 것이란 전망이 많다.

 다만 청와대가 대변인의 입장 발표 형식을 통해 국민의 뜻을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안보 위기에 슬기롭게 대처하겠다는 정도의 메시지는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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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17/03/10 12:29:32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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