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주춤' 안희정, 다시 오른쪽으로 GO?

기사등록 2017/03/03 07:10:00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안희정 충남지사가 2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안희정 충남지사 초청 편집인협회 세미나에 참석해 물을 마시고 있다. 2017.03.02.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안희정 충남지사가 2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안희정 충남지사 초청 편집인협회 세미나에 참석해 물을 마시고 있다. 2017.03.02.  [email protected]
"대연정에 자유한국당 포함", "개헌에 文도 동의할 것"…다시 우클릭
 민주당 내부서 우려 목소리…文 "적폐세력과 손잡겠다고?"

【서울=뉴시스】전혜정 윤다빈 기자 = 안희정 충남지사가 우클릭 행보의 시동을 다시 걸고 있다. 안 지사는 그간 여권과의 대연정과 사드 배치 불가피론을 제시하며 대선행보 내내 소속 정당인 더불어민주당의 흐름과는 결을 조금 달리했다.

 이 때문에 안 지사는 중도층과 중도보수층의 지지를 흡수하며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중도 하차 이후 지지율이 급상승,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를 위협하는 수준까지 올라섰다. 그러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이른바 '선의' 발언으로 야권 지지층의 공격을 받자 한동안 이념적 발언을 자제했다. 그러던 그가 지난 1일부터는 다시 '우측 발언'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문 전 대표에 뒤지고 있는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중도층 공략을 '상수'로 보는 듯 하다.  

 안 지사가 3·1절 기념행사 당시 "(우리나라) 역사 속에 김구도, 이승만도, 박정희도, 김대중도, 노무현도 있다. 그들 모두가 대한민국"이라며 대통합을 강조했다. 통상 야권 인사들은 전직 대통령을 칭송할 때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만 거론한다.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을 언급했다는 점에서 다분히 중도보수 층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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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안희정 충남지사가 2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안희정 충남지사 초청 편집인협회 세미나에 참석해 기조발언을 하고 있다. 2017.03.02.  [email protected]
 나아가 안 지사는 호남권 방문 당시에는 촛불집회에 참석하며 집토끼를 달래는 제스처를 취했으나, 1일 열린 촛불집회에는 AI 방역 단속을 이유로 참석하지 않았다. 또 그는 2일 편집인협회 세미나에서도 "우리 당이 가진 개혁 과제에 동의한다면 원내교섭단체 누구라도 협상을 시작할 수 있다"며 '대연정'의 범위에 자유한국당도 포함할 수 있다고 못 박았다.  

 그는 특히 연정에 참여하는 정당에 장관 자리도 내줄 수 있느냐는 질문에 "구체적인 정책 협약과정에서 연합정부를 구성한다면 당연히 내각 구성을 공유해야 되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또 자신이 개헌에 따른 대통령 임기 단축에 동의한 점에 대해서도 "개헌에 대한 이런 소신이 있으니, 제가 차기 정부의 리더가 된다면 개헌특위의 개헌 논의를 촉진시키겠다는 적극적 입장을 가지게 됐다"며 개헌 세력에도 손을 내밀었다. 그러면서 "아마 조만간 문 전 대표도 탄핵 인용 후에는 이 논의를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내실 것"이라고 문 전 대표를 압박하기도 했다.

 오히려 대선 행보 초반에 비해 오른쪽으로 한걸음 더 내딛는 듯한 정치적 언급이다. 이는 헌법재판소의 박 대통령 탄핵심판이 초읽기에 돌입했다는 점에서 이후의 정국상황을 염두에 둔 행보로 풀이된다. 지난 2일 공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2위 자리를 내주게 된 점을 감안 '빼앗긴 보수·중도표'를 다시 되찾겠다는 의지로도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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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뉴시스】안희정 충남지사가 1일 오전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에서 열린 3·1절 기념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2017.03.01. [email protected]
 안 지사 측 관계자는 이와 관련, "탄핵이 인용되는 순간 새로운 국가를 어떻게 건설할지, 우리가 어떻게 단결할지, 앞으로 어떤 리더십이 필요할지 관심이 쏟아질 것"이라며 "결국 안 지사의 통합적 리더십이 가장 중요할 것이기 때문에 관심도도 그만큼 오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같은 우클릭 행보가 얼마만큼의 효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당장 문재인 전 대표와 이재명 성남시장이 비판의 목소리를 던졌다. 문 전 대표는 "적폐세력과 손을 잡는다면 어떻게 적폐를 제대로 청산할 수 있겠느냐"고 했고, 이 시장도 "기본적으로 보수의 역결집, 재결집이 있을 것이기 때문에 '우클릭'은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여기에 당내에서도 안 지사의 우측 행보를 두고 "경선은 어떡하려고 저러느냐", "말 바꾸기 때문에 불안하다" 등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가만히 보면 대선 전에 경선이 있다는 걸 모르고 행동하는 것 같다"면서 "이제 결선투표제를 거칠 필요도 없이 문 전 대표가 당선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결과를 예단하기는 어렵다. 물론 지금은 안 지사의 우측 행보가 집토끼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환영의 뜻을 피력하는 중도와 중도 보수층으로부터는 집중적인 지지를 받을 가능성도 남아는 있다. 안 지사는 이같은 당 밖의 힘을 통해 당내 경선을 돌파해보자는 취지인 듯 하다. 안 지사의 정치적 승부가 다시 시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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