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쿠샤 복원 '현실 vs 인정'에 1년째 제자리 걸음

기사등록 2017/03/01 17:10:43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서울시는 조선을 침탈한 일본의 포악한 통치 실상과 3·1 만세운동의 의의를 전 세계에 알린 미국 AP통신사 임시특파원 앨버트 테일러가 기거하던 '딜쿠샤(Dil Kusha)'를 70년만에 복원, 3·1운동 100주년이 되는 2019년 시민에 공개한다고 26일 밝혔다. 딜쿠샤는 '이상향', '희망의 궁전'이라는 의미가 담긴 힌두어다.    사진은 26일 서울 종로구 행촌동 딜쿠샤의 모습. 2016.02.26.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서울시는 조선을 침탈한 일본의 포악한 통치 실상과 3·1 만세운동의 의의를 전 세계에 알린 미국 AP통신사 임시특파원 앨버트 테일러가 기거하던 '딜쿠샤(Dil Kusha)'를 70년만에 복원, 3·1운동 100주년이 되는 2019년 시민에 공개한다고 26일 밝혔다. 딜쿠샤는 '이상향', '희망의 궁전'이라는 의미가 담긴 힌두어다.  사진은 26일 서울 종로구 행촌동 딜쿠샤의 모습. 2016.02.2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임재희 기자 = 서울시가 역사·건축적으로 보존 가치가 있는 종로구 행촌동 '딜쿠샤(Dil Kusha)' 복원을 추진하면서 이곳에 살고 있는 무단거주자들의 주거 문제 해결을 위해 발벗고 나섰다.

 시는 지난해 3·1운동 100주년인 2019년 전면 개방을 목표로 딜쿠샤 복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힌두어로 '이상향', '희망의 궁전'이란 뜻의 딜쿠샤는 3·1운동과 일제의 제암리 학살사건 등을 처음 세계에 알린 AP통신 특파원 앨버트 테일러(Albert Taylor·1875~1948)가 살던 서양식 가옥이다. 역사적 가치는 물론 영국과 미국의 주택 양식이 접목된 1923년 근대 건축 양상을 엿볼 수 있어 보존가치가 높다.

 앨버트 테일러는 1942년 일제에 의해 미국으로 추방됐다. 광복 후 딜쿠샤는 소유권이 국가로 넘어갔다. 현재 관리청은 기획재정부다. 그러나 정부가 방치한 사이 딜쿠샤엔 갈 곳 없는 서민들이 자리 잡았다.

 딜쿠샤에는 지난해까지 총 12가구 23명이 주민등록상 주소지로 기재했다. 이 가운데 5가구는 실제 딜쿠샤에서 살고 있었다.

 5가구중 3가구는 지난해 서울시와 종로구 등의 취약계층 지원 대책에 따라 주거지를 옮겼다. 나머지 2가구도 1일 현재 이주할 집의 계약을 마쳤고 늦어도 다음달초까지 딜쿠샤를 떠날 예정이다.

 국유지를 무단으로 점거한 이들의 주거문제를 해결하는데 서울시가 나선 이유는 무얼까.

 서울시 관계자는 "주소지를 옮기고 무단으로 국유지를 점유한다고 소유권 등 법적 권리가 생기는 건 아니다"라면서도 "법적 권리가 없는 무단거주자라 하더라도 사람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주거를 보장해주는 게 사람 된 도리"라고 설명했다.

 무단거주자들의 이주 문제는 법적 다툼의 성격이 아니라 인권이나 복지 문제에 가까운 셈이다.

 또한 딜쿠샤를 문화재로 등록하려면 여기 살고 있는 사람이나 집기 등은 다 비워야한다.

 게다가 실거주자들은 장애인 등 사회·경제적 취약계층이 대다수여서 서울시가 관리책임은 없지만 이들을 방치할 수는 없다는 생각에 자치구 등과 협의해 이주할 수 있는 임대주택 등을 마련하는데 동분서주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따라 시는 실거주자를 제외한 나머지 7가구를 대상으로 갈등조정담당관 등을 통해 이주대책을 논의중이다. 올 11월이면 미이주 가구들도 주소지를 옮기게 될 것이라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시 관계자는 "거주지를 찾는데 다소간 시간이 걸렸지만 그와 별개로 딜쿠샤 복원 계획은 차질 없이 진행하고 있다"며 "시는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주거권 보장과 역사 문화재 보존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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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쿠샤 복원 '현실 vs 인정'에 1년째 제자리 걸음

기사등록 2017/03/01 17:10:43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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